2023년 가을에도 빛나는 KT 이강철 ‘승부사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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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패배가 시리즈 전체를 그르칠 수 있는 가을야구에서는 정규리그에서 쓰던 공식을 버려야 할 때가 있다.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차전에서도 '마법사 군단' KT의 5년차 사령탑 이강철(사진) 감독의 승부사 기질과 특유의 촉이 통한 '매직' 같은 한 판이었다.
이 감독의 승부사 기질은 지난 플레이오프에서도 '리버스 스윕'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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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만회 적시타 만들어내
파격 투수 운용… 기선제압 성공
후배 LG 염경엽 감독 반격 관심
2-2로 맞선 9회 2사 1루에서 나온 문상철의 결승 적시 2루타도 이 감독이 경기 도중 교체하지 않았기에 나올 수 있던 장면이었다. 문상철은 1-2로 뒤진 2회 무사 1, 2루에서 벤치 사인 없이 자발적으로 번트를 댔지만 이는 역대 KS 두 번째 삼중살로 연결됐다.
심적으로 크게 위축된 문상철은 5회에도 삼진을 당했다. 세 번째 타석인 7회에도 1사 1, 2루의 기회였기에 이 감독은 대타 김민혁 카드를 만지작거렸지만, 일발장타가 장점인 문상철을 경기 후반에도 쓰기 위해 그대로 뒀다. 결국 문상철은 9회 결승타로 이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문상철의 적시 2루타로 3-2로 앞선 9회 마무리 김재윤이 아닌 셋업맨 박영현을 올린 것도 이 감독의 공식을 깬 파격이었다. 2-2로 팽팽한 승부가 이어진 7회 마운드에는 제 몫을 다한 선발 고영표에 이어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손동현을 올렸다. 연장을 대비해 손동현에게 2이닝을 맡긴 이 감독은 9회 세이브 상황이었지만, 마무리 김재윤 대신 박영현을 선택했다. 박영현이 프로 2년 차에 불과하지만, 현재 구위는 훨씬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박영현은 묵직한 직구로 3자범퇴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이 감독의 승부사 기질은 지난 플레이오프에서도 ‘리버스 스윕’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왔다. 대표적인 예가 1차전에서 3이닝 7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던 에이스 쿠에바스를 사흘 휴식만 부여한 뒤 4차전 선발에 올린 것이었다. 쿠에바스는 4차전에 등판해 NC 타선을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히 제압했다.
이번 KS는 광주일고 2년 선후배 사이인 이 감독과 LG 염경엽 감독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첫 합은 2년 선배이자 2년 전 KS 우승 경험이 있는 이 감독의 완승이었다. 2014년 넥센(현 키움)을 이끌고 KS에 올랐지만 패퇴해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염 감독이 ‘멍군’을 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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