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모어 "경쟁 치열한 스팀에서 대박 조짐이 보인다"

문원빈 기자 2023. 11. 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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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얼리 액세스 초반 반응 성공적…피드백 기반 개선 작업 박차

웹젠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이하 르모어)'가 지난달 31일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가운데 스팀 플랫폼 유저 평가 '매우 긍정적' 등급을 받아내 기대작 반열에 성큼 다가섰다. 

르모어는 가상의 중세 땅에 인간과 곤충이 뒤섞인 형상의 변종들이 나타난 재앙을 배경으로 한 턴 방식 전략 RPG다. 편력기사 윌리엄, 먼 땅에서 건너온 이방인, 홀로 살아남은 민병대원 등 서로 다른 출신과 배경을 지닌 이들이 한 데 모여 생존을 위한 여정을 떠나는 내용이다.

여러 캐릭터를 조종해 턴마다 명령을 내려 적을 물리치고 살아남는 전략성이 특징이다. 독특한 게임성으로 2021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에서 '비포 더 던'이라는 명칭으로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동일한 장르의 게임은 많지만 동일한 플레이 콘셉트는 없었던 만큼 개발 방향성을 쉽게 설정하지 못했다. 갈등과 도덕을 구현하자는 목표를 전략과 전술 중심 플레이와 조화시킬 방법을 찾지 못해 세 번이나 방향성을 바꿨다. 끝없는 고민 끝에 전략과 전술을 중심으로 게임 기반을 쌓는 방향으로 해결했다. 

르모어 개발을 총괄하는 정극민 블랙앵커 스튜디오 대표는 여타 동일 장르 게임과의 차별성으로 직접 탐사 플레이, 피부로 느껴지는 위협 상황,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 3가지를 꼽았다.

르모어가 추구하는 재미는 시장에서 통한 분위기다. 11월 8일 기준 스팀 리뷰 53개 중 92%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유저들은 "얼리 액세스인데 미완성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었다", "한국에서 이 정도로 훌륭한 게임이 나온 것만으로도 칭찬해야 한다", "피드백 반영해 개선된 요소들이 만족스럽다", "턴 방식 게임 좋아한다면 무조건 즐겨라"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넥스트 페스트 이후 흥행가도에 한걸음 더 나아간 르모어는 현재의 재미를 유지하면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다소 매울 수는 있으나 조금만 눈을 돌려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보면 매운 맛 뒤에 숨어 있는 상쾌한 청량감을 함께 맛볼 수 있는 게임이다. 많은 게이머가 즐기고 피드백을 전해주면 좋겠다"고 말하며 완성도 높은 정식 버전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 정극민 블랙앵커 스튜디오 대표

Q.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 개발 계기는?

어떤 게임을 만들지 고민하던 2019년경 '좀비사이드'라는 보드게임을 접했다. 여타 턴 방식 장르 게임들과 달리 정말 끝없이 쏟아지는 좀비들과 소수 생존자들의 대치라는 비대칭성에서 오는 재미와 소음, 시야 등 메커니즘을 활용해 단순히 뛰어들며 싸우는 행위가 아니라 다른 요소까지 고민해야 하는 게 매력적이었다.

현대판 버전만 접했을 때는 나쁘지 않다고만 생각했는데 좀비사이드의 '흑사병'이라는 중세 버전 확장팩을 접하면서 "이건 한 번 만들고 싶을 정도로 또 다른 맛이 있는데"라는 느낌을 받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처럼 역사 배경의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게 콘셉트적으로 독특하기도 했고 좀비물에 자주 사용된 총, 야구 배트가 아닌 대검, 모닝스타 등 중세 냉병기로 좀비들을 상대한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 시점에 '배틀 브라더스' 등 중세 배경 게임들을 즐긴 것도 한몫했다.

결국 이런 요소들을 살릴 수 있다면 기존 턴 방식 전략 게임들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디지털 환경에 맞추고 캠페인 기반으로 개발을 이어 오면서 최종 형태는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모티브가 됐던 좀비사이드의 매력은 큰 틀에서 녹여낸 것 같다.

Q. 게임 개발 과정에서 세계관이나 시스템을 구축할 때 영감을 받은 게임이 있는가? 

영감을 가장 직접적으로 준 게임은 앞서 말한 좀비사이드였고 이후 개발 과정에서 턴 방식 장르 게임을 다양하게 즐기면서 장단점을 분석하고 플레이어 입장에서 어떤 점이 마음에 들고 어떤 점은 그렇지 않은지 오랫동안 논의를 거쳤다.

플레이어가 직접 사용하는 무기 혹은 각 무기들이 직접 액티브 스킬을 지니는 시스템은 배틀 브라더스를 많이 참고했다. 중세 냉병기 전투 매력을 가장 잘 살린 턴 방식 게임이기 때문이다. 둔기류는 방어도 피해가 더 강하다던가, 날붙이에 강한 출혈 피해가 붙어있는 등 각종 요소들에서 그런 흔적을 녹여냈다.

캐릭터 스킬 구성은 배틀 브라더스처럼 랜덤 형태가 아니라 각자 고유한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XCOM' 시리즈 병과 별 특전 트리에 보다 가까운 방향으로 구성했다.

가장 고생한 건 적으로 등장하는 변종의 스킬 구성이었다. 이건 게임의 특징 상 XCOM 외계인들을 참고하기도 어렵고 레프트 포 데드와 같은 좀비물은 액션과 턴 방식 장르 기반 차이가 워낙 커서 정말 맨 땅에서 여러 번 바꿔가면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원 모티브였던 '좀비사이드'에도 다양한 특수 좀비가 등장하지만 보드게임으로서 꽤나 간단한 특징들만 지니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깊이감을 주기는 어려웠다.

적들의 시야에 걸렸을 때 상대가 즉시 반응하는 시스템은 'Invisible Inc'의 시야 시스템에서, 적을 밀고 당기는 방식의 전장 조작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한 것은 'Into the Breach'에서 영향을 받았다. 모든 무기에서 명중률을 제거하고 피해량의 랜덤 값으로만 불확실성을 부여하는 방식은 기존 턴 방식 게임 문법에서 명중률 의존도를 한층 줄이면서도 깊이감을 유지했던 'Last Spell' 방향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봤다.

더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중요한 건 특정 게임이 이랬으니까 이렇게 가자는 의미의 영향을 받은 것보다 유사 장르 여러 게임들이 취하는 서로 다른 방식을 최대한 넓은 시야에서 습득한 후 "게이머가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라고 판단했다. 

Q. 개발 도중 여러번 방향성을 바꿨는데 이제 정립된 것인가?

초반 '비포 더 던'에서는 '중세 아포칼립스'라는 키워드를 해석하면서 '워킹 데드'와 같은 아포칼립스 영상물에서 볼 수 있는 생존자들끼리의 갈등 혹은 도덕적 기준의 변화와 같은 요소를 구현하고자 했다.

게임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흔치 않은데 '디스 워 오브 마인'의 간접적 내러티브 요소와 다키스트 던전처럼 시스템적으로 표현된 멘탈 요소를 표현할 수 있다면 정말로 흔히 찾아보기 힘든 게임이 만들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만 욕심이 지나쳤던 것 같기도 하다. 초반 모티브가 됐던 좀비사이드에서 매력을 느꼈던 것은 어디까지나 전략과 전술성이 살아있는 기반 위에서 아포칼립스 테마 분위기를 살리는 방향이었는데 테마 살리기에  집중하니까 어느 순간부터 게임의 정체성이 모호해져 갔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무시하고 새로워 보이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음을 자각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전략과 전술을 중심으로 게임 기반을 새롭게 쌓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 결과 지금의 르모어가 탄생했다. 그 전에도 갈등과 도덕을 구현하자는 목표를 전략과 전술 중심 플레이와 조화시킬 방법을 찾지 못해 세 번이나 기반 방향성을 바꾼 상태라 정말 힘들었다.

결과적으로는 그 결정 이후로 기반에 대한 흔들림 없이 훨씬 빠른 속도로 완성도를 올릴 수 있었기 때문에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판단한다. 더 빨리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Q. 르모어가 경쟁 게임에 비해 가장 매력적으로 어필할 만한 특징 3가지는?

중세 아포칼립스 상황에 직접 던져진 듯한 느낌을 내러티브, 아트, 게임 플레이로 전달받았으면 좋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로 구현한 게임 특징들을 3가지 정도로 나열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맵을 직접 탐사하고 운영하는 플레이'다. 비슷한 게임들은 전투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르모어에서는 생존을 위해 직접 '전장의 안개에 가려진 맵을 뒤져가며 음식이나 무기, 제작 재료 등의 물자를 파밍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적들을 마주친다.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시야에 걸리지 않고 유리한 위치를 점한 채 전투를 시작해야 하고 때로는 전투 자체를 아예 회피하는 쪽이 더 이로울 때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스테이지를 운영하도록 요구하는 전략 RPG 경험에는 분명히 독특한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위협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상황 제시'다. 플레이어는 3명이지만 적의 시야에 감지 당하면 적들이 소리를 질러 첫 스테이지부터 4~5명 이상 적이 몰려든다. 적들은 플레이어 턴임에도 불구하고 즉시 달라붙고 이렇게 적에게 붙잡히면 행동력이 있어도 적을 떼어내거나 죽이기 전에는 이동조차 할 수 없다.

가장 약한 적인 '크나워'의 HP조차 기본 난이도인 '고행' 기준으로 플레이어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공격력이 약하지도 않아서 3대 정도 맞으면 아군 캐릭터가 빈사 상태에 빠진다. 얼핏 "플레이어를 괴롭히려고 만든 건가"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렇게 숨이 턱 막힐 듯한 위협이 뒷받침 되어야만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어울린다.

세 번째는 '다양하고 강력한 해결 수단'이다. 정말 위협과 압박을 통한 고통을 주는 게 끝이라면 게임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적들의 스펙이 강력하고 숫자가 많은 대신 적들은 자신의 턴에 단 한 번의 공격 기회만을 진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행동력이 수행하는 한 무제한의 명령을 원하는 순서대로 내릴 수 있다. 주어진 행동력을 활용해 각 캐릭터들은 초반에도 각자 최소 2~3회 무기와 캐릭터의 성장이 동반되는 중후반에는 4~6회 이상의 공격을 가할 기회까지 주어지는 것이.

이 과정에서 모든 종류의 무기를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교체해서 쓸 수 있다. 적이나 아군을 당기는 갈고리, 적의 이동과 공격 루트를 가로막는 방어벽 등 도구와 AI 캐릭터들은 사용할 수 없는 매우 다양한 수단이 주어진다. 이 수단을 어떤 순서로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전투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정리하자면 핵심 특징은 불합리해 보일 정도로 강력하고 많은 숫자로 몰려오는 적을 상대해야 하지만 다양한 해결 수단을 자유롭게 사용해난관을 극복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이다. 전투보다 탐사와 운영에 초점이 맞춰진 스테이지와 중세 아포칼립스 테마에 맞는 다양한 무기와 도구로 동일 장르 게임과 다른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했다.

Q. 단독 출시하지 않고 퍼블리셔와 협업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2021년부터 단독으로 개발을 완료한 뒤 출시할 수 있을지 다소 회의적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금 문제였다. 퍼블리싱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해결하고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면서 오히려 개발이 늦어졌다. 개발이 늦어지니 출시일과 성공 가능성도 조금씩 멀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다행히 스컬이 성공해 스팀 플랫폼 타깃 인디 게임에도 관심이 높던 시기였다. 덕분에 BIC나 GIGDC 등 각종 게임 행사에서 많은 퍼블리셔들의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개발에 집중하면서 개발 외 영역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 협업이 보다 접합한 방향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Q. 퍼블리셔로 웹젠을 선택한 이유는?

웹젠과는 지스타 B2B 부스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웹젠에서 패키지 게임 퍼블리싱이나 개발에 투자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해 처음 제안받았을 때 다소 놀랐다. 지스타에서 르모어를 무척 재밌게 즐겼으며 본인 취향에만 맞는 것인지 검증해보기 위해 내부 다른 직원들에게도 빌드를 돌려봤는데 전체적으로 평가가 좋았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여러 퍼블리셔들에게 연락을 받았고 최대한 좋은 결정을 내리고자 모두 직접 만나봤다. 그 과정에서 웹젠과의 미팅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대표가 직접 만나보자고 제안한 퍼블리셔도 당시에는 웹젠이 유일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한국,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재미라는 본질로서 승부할 수 있는 PC, 콘솔 게임을 서비스하고자 하는 의지나 사업적인 목표가 강력하다고 느꼈다. 계약을 맺은 후 지금까지 좋은 파트너쉽을 유지하면서 전방위로 도움을 받고 있다.

Q. 난도가 높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대한 의견은?

원했던 목표다. 전체 게임 테마나 장르를 고려했을 때 어려워서 힘든 것보다 시시하다고 느끼는 것이 훨씬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개발 입장에서도 원하는 경험은 어렵지만 나에게 주어진 수단을 잘 살펴보면 충분히 해결할 수단이 있다. 그 수단을 활용해 상황을 극복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을 해치고 싶지 않다.

다만 의도된 어려움 요소는 게임 재미를 위해 최대한 남기면서 의도하지 않았는데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를 최대한 제거하거나 변경했다. 난도 자체를 직접 낮추는 것이 아니라 준비한 해결 수단을 플레이어가 왜 인지하고 활용하지 못하는지 관련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하는 접근 방식을 취했다. 시작 무기 배치 변경, 가이드 추가, 체력 및 공격력 등 수치적 밸런스 전반적 조정 등 눈에 띄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전반에 걸쳐 매우 다양한 변경안들이 적용됐다.

실제 최신 버전으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복잡도가 높은 게임 관련 경험 자체가 많지 않은 게이머들을 제외하고는 얼마나 고생을 하느냐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최종 스테이지까지 억지로가 아니라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클리어할 수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얼리액세스 기간 동안 공개된 버전 체험과 유사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 목표한 수준에 딱 맞게 수정됐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Q. 난도 이외 가장 큰 개선점은?

편의성에서 꽤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잦은 무기 교체가 재미를 제공하지만 자주 인벤토리를 열어야 하는 불편을 끼쳤다. 피드백에 따라 무기 교체 퀵슬롯 UI를 추가했고 갈고리나 방어벽 등 도구들 더 쉽게 자주 쓸 수 있도록 사용 횟수를 대폭 늘리거나 스테이지가 끝난 뒤 자동으로 충전되는 충전형 도구로 교체했다.

예상과 달랐던 이용자 피드백은 최대한 천천히 플레이하면서 행동력 자원을 최대한 관리하거나 변종들이 원하는 위치로 움직일 때까지 계속 턴을 넘기는 스톨링 플레이였다. 사실 내부에서 가능성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게임을 재미없게 하려고들 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아 특별히 대응을 하지 않았다.

게임에 익숙한 내부 개발자들에 비해 맵 난도를 실제보다 더 어렵게 판단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스톨링이 선택이나 성향이 아닌 마치 개발자가 권장하는 전술인 것처럼 보여 우려가 된다는 피드백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 멀리서 돌멩이를 던져 적을 쉽게 아군 위치로 끌어들일 수 있는 돌멩이를 추가하는 한편 반대로 지나치게 턴을 많이 소요하면 계속해서 새로운 적들이 등장하는 추적 스폰 시스템을 더했다.

추적 스폰은 반대로 난도를 높이는 요소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고민을 했으나 테스트 결과 기본 전투가 상대적으로 쉬워진 것과 맞물려 적절한 긴장감을 주는 장치로 작용했다. 그 적절한 수준의 턴 밸런싱을 맞추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을 썼는데 보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Q. 향후 개발 방향성이 궁금하다.

현재 정식 버전까지 계획하고 있는 총 14개의 스테이지 중 얼리액세스 버전에서 튜토리얼을 포함해 7개의 스테이지가 공개된 상태다. 단순 스테이지 볼륨만으로 보자면 약 절반 정도가 공개된 셈이다.

다만 중후반 스테이지에서는 게임 기본 규칙을 숙지했다는 가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한층 더 다양한 타입 변종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무기 랜덤 옵션에 포함되는 고유 특성 확장이나 3등급 무기 제련 콘텐츠 그리고 캠프에 추가될 새로운 시스템 등 아직 개발해야 할 신규 요소가 많다. 

중후반 스테이지에서 게임 복잡도나 난도를 어느 정도까지 조율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 얼리액세스 버전에서 조정해 둔 게임 난도 피드백을 보고 최종 밸런싱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파멸의 경우 과연 플레이어들에게 절망보다 높은 난도의 니즈가 충분히 있는지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을 신중히 살펴본 뒤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게임 기반 시스템을 활용하되 3~4개 맵 정도 약간의 절차적 생성 요소를 섞은 방식의 유사 로그라이크 모드를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다. 다만 당장은 캠페인 모드의 완성에 주력할 생각이다. 기반 완성을 최대한 빨리 끝마친 뒤 얼리 액세스 피드백을 관찰하면서 판단하고자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다 모두 놓치는 실수를 범할 수 있기에 현재 준비하는 방향성에서 최선의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 완성이 우선이다.

 

Q. 휴식으로 회복되는 체력을 미리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식사를 할 때 회복될 체력량이 UI에 노출되고는 있다. 다만 게이지 방식이 아니라 텍스트로만 출력되니까 잘 인지를 못하는 경우가 테스트 중에도 자주 발견됐다. 얼리 억세스 버전에는 포함하지 못했지만 업데이트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겠다.

-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 트레일러

Q. 텍스트가 작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텍스트 크기에 대한 피드백은 인지하고 있다. 다만 단순 크기 조절 시 툴팁 등 UI를 모두 새롭게 다시 만들어야 할 작업이라 우선 순위를 낮춰둔 상태다. 당장은 전투 중 표기되는 대미지 텍스트를 보다 두껍고 가독성이 나은 폰트로 교체했다. 여전히 부족한 편이라 생각되어 개선 방안을 고민 중이다.

 

Q. 팬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최초 비포 더 던 공개 시절부터 기대와 응원을 보내준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또한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과분한 칭찬과 디테일한 피드백으로 큰 도움을 준 게이머들에게도 다시금 감사드린다.

오랜 시간을 투자한 만큼 적어도 플레이어로서 스스로 즐기고 싶은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에 부끄러움이 없는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자부한다. 내부 개발팀 테스트에서나 비공개 테스트에서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제는 정말로 이 게임을 많은 게이머가 함께 즐길 수 있는지 최종 검증을 해봐야 할 시기다.

턴 방식 전술 장르를 즐기는 게이머들은 물론 유사한 게임 경험이 많지 않아도 전술적으로 도전적인 난이도와 깊이감에 거부감이 없는 게이머들이라면 다른 게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다소 매울 수는 있으나 조금만 눈을 돌려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보면 매운 맛 뒤에 숨어 있는 상쾌한 청량감을 함께 맛볼 수 있는 게임이다.

기본적인 재미, 난도 등 게임 모든 콘텐츠 관련 피드백을 환영한다. 게임의 큰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게이머의 피드백을 소화해 게임에 녹여내는 방식의 개발 과정을 오랫동안 유지했다. 얼리 액세스에서도 그 과정을 함께 하고 싶다. 완성도 높은 정식 버전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한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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