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조현병’ 은둔청년 자립기…“불안에 숨은 청년들 찾아내야”
[앵커]
방문을 걸어잠그고 밖으로 나오지 않는 고립, 은둔 청년이 약 51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정부는 전문 상담센터 등을 만들어 이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인데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혜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합창 모임을 이끄는 40살 원석현 씨.
10여 년 전만 해도 방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던 은둔형 외톨이였습니다.
[원석현/고립·은둔 극복 청년 : "안 씻고 그냥 집에서만 있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는 좌절감이 오니까 항상 침대에만 누워 있었어요."]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복학한 23살 시작된 불안증은 환청이 들리는 조현병으로 이어졌습니다.
폐쇄병동에 여러 차례 입원해도 낫지 않아 의사도 포기했던 석현 씨.
어머니가 한 민간 재활센터를 찾아냈습니다.
[남경숙/'고립·은둔 극복 청년' 어머니 : "약을 먹다가 자기 몸이 괜찮다 싶으면 (약을) 떼버리더라고요. 이번에는 자기가 (약을) 잘 먹고 잘 챙기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어요."]
조현병 재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약물 치료입니다.
[정신 재활상담 간호사 : "외래는 한 달에 한 번씩 가죠? (네. (약은) 저녁에 한 번 먹고요.)"]
올해 첫 실태 조사 결과 국내 고립·은둔 청년은 약 51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일부는 석현 씨의 경우처럼 조현병 같은 정신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10년에 한 번 우울증 검사 위주로 시행하던 청년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2년으로 단축하고, 검사 항목에 조현병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내년부터 은둔청년 자립을 돕는 청년미래센터 4곳을 시범운영한 뒤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유제춘/한국정신건강재활협회 이사장/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나오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은둔해 있는 자리까지 찾아가서 손을 내밀어 주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문제를 먼저 겪은 일본에서는 은둔 청년들을 직접 찾아 다니는 심리상담사를 지역별로 배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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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림 기자 (news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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