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실패라고 말하지만, 변우혁은 앞으로 나아갔다 말한다… 자신감은 살아있다

김태우 기자 2023. 11. 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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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완의 시즌을 보낸 변우혁은 더 나아진 내일을 꿈꾸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 변우혁은 힘과 장타력에 있어서는 확실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팀의 고질병을 해결할 기대주로 큰 관심 속에 시작한 시즌이었다. 구단이나 팬들이 기대하는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자신 스스로에게 기대가 컸다. 일상을 괴롭히던 통증은 사라졌고,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출발을 한다 여겼다.

KIA의 거포 유망주이자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1대2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변우혁(23)은 평가를 내리기 다소 애매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83경기에서 타율 0.225, 7홈런, 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64를 기록했다. 그간 1군 통산 출전 경기 수가 50경기에 불과했던 선수임을 고려하면 경력에서 가장 바쁘게 뛴 시기임은 분명했다. 226타석에서 기록한 7개의 홈런은 가능성은 이야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팀의 1루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기대치가 컸던 만큼, 변우혁의 2023년을 ‘실패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선수의 생각은 어떨까. 변우혁은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해하면서도, ‘실패’나 ‘퇴보’를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보폭은 좁지만 그래도 앞을 향해 나아갔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분명 얻은 게 있는 시즌이었다고 정의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참가 중인 변우혁은 “시즌 때는 사실 조급한 점도 있었다. 경기에 이렇게 많이 나가는 게 처음이니 어떻게든 기회를 살리고 싶었다”고 잘 되지 않았던 점을 인정하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제대로 기회를 받아본 것이다. 첫 술에서 만족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그게 쉽지 않다. 나쁘지 않았다, 실패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담담하게 돌아봤다.

삼진을 먹고, 범타를 치는 과정에서 얻은 게 제법 있었다고 말하는 변우혁이다. 경기 출전이 거듭되면서 경험이 쌓이면 수 싸움이나 타이밍 측면에서도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회가 계속 주어지지는 않는다.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면, 그 자리를 노리는 다른 선수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게 바로 프로의 세계다. 변우혁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듯했다. 그래서 이번 오키나와 마무리캠프가 소중하다.

우선 몸이 아프지 않다는 게 다행이다. 전력을 다해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변우혁은 그간 지속적인 허리 통증 꼬리표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한 번도 아프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변우혁은 “정확한 내 상태를 말하자면 일단 허리 디스크가 있는 건 맞는다. 다만 야구를 제대로 못했던 것은 디스크 탓에 허리가 아닌 엉덩이 하체 쪽이 당기고 저리는 증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였다”면서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돌봐주신 덕에 3월 이후로는 한 번도 아프지 않았다. 트라우마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몸 상태에 대해 자신했다.

▲ 간결한 스윙을 만들기 위해 오키나와 캠프에서 훈련에 전념 중인 변우혁 ⓒKIA타이거즈
▲ 변우혁은 타격 궤도와 트레이닝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시즌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KIA타이거즈

몸이 아프지 않으니 힘차게 몸을 써야 할 때다. 변우혁은 두 가지 갈래에서 마무리캠프와 비시즌을 조준하고 있다. 우선 스윙 메커니즘을 조금 바꾸려고 한다. 변우혁은 올해 변화구와 몸쪽 대처에 고전했다고 자가 진단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망이가 공까지 더 빠르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콘택트에 비중을 두면 거포의 매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변우혁은 오히려 올해 스윙을 간결하게 했을 때 홈런이 나왔다고 결론 내렸다. 일단 맞으면 넘길 자신은 있다. 코치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변우혁은 “스윙을 간결하게 해 콘택트 쪽에 중심을 두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내 백스윙이 조금 큰 편이다. 조금만 간결하게 나오면 콘택트가 되고 그렇다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면서 “타율이 먼저 나와야 기회가 오고, 그러다가 큰 게 하나씩 나온다는 생각으로 바꾸려고 한다. 코치님들도 ‘항상 세게 치려고 할 때보다는 가볍게 쳤을 때 결과가 훨씬 좋다’고 말씀하셨고 나도 전반기 영상을 돌려봤을 때 그것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간결한 스윙을 위해서는 몸의 개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변우혁은 “내가 몸이 둔하고 느린 편이어서 몸의 스피드가 많이 안 나오는 유형이다”고 냉정하게 반성한 뒤 “그런 것을 최대한 보완하려고 한다. 스윙에서 스피드가 더 나올 수 있도록 겨울에 트레이닝 센터에 다닐 생각이다. 몸의 회전력이나 힙턴 위주로 생각하고 있다. 웨이트도 신경을 써서 조금 많이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못 들었던 무게를 계속 들어보니까 재미도 생기더라”고 비시즌 훈련 방향을 설명했다.

변우혁은 반드시 해내겠다는 각오로 뭉쳤다. 보답하고, 부응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트레이드로 자신을 영입한 구단에 부응해야 하고, 자신에게 큰 기대를 걸어준 팬들에게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변우혁은 “엄청 성공한 선수도 아닌데 열정적인 응원을 받아봤다. 팬분들께서 과분할 정도로 응원을 많이 보내주셨다. 돌이켜보면 너무 행복했다”고 고마워했다. 이제 자신이 그 응원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음을 그라운드에서 증명해 보이겠다는 각오다. 변우혁은 “한계에 부딪힌다는 그 느낌을 이겨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 명실상부한 팀의 주전 1루수를 노리고 있는 변우혁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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