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향한 인종차별 대체 몇 번째인가 '눈찢기' 英 남성, 3년 출입금지+여권 압수 '중징계'

박재호 기자 2023. 11. 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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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손흥민. /AFPBBNews=뉴스1
크리스탈 팰리스 팬인 로버트 갈랜드(빨간 원 안)가 지난 5월 손흥민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인종차별적 몸짓을 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켑처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31)에게 눈을 찢는 인종차별 행위를 한 영국인 남성에게 중징계가 내려졌다.

영국 '미러'는 8일(한국시간) "지난 5월 토트넘과 크리스탈 팰리스의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한 관중에게 3년간 모든 축구경기 관람 금지 처분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관중의 이름은 로버트 갈랜드(44)다. 당시 경기 막판 손흥민이 교체돼 벤치로 걸어갈 때 갈랜드가 손흥민을 향해 양손으로 눈을 찢는 행위를 했다. 이는 동양인이 눈이 작다고 조롱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다. 손흥민은 외면하지 않고 팰리스 관중들을 응시했고 경기 후 구단 관계자에게 귓속말로 뭔가를 알리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갈랜드의 인종차별 행동은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토트넘은 물론 상대팀 팰리스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당시 토트넘은 "인종차별은 혐오적인 일이고 사회에서나 축구 경기, 팀에서 용납될 수 없다. 런던 경찰 및 크리스탈 팰리스와 협력해 해당 인물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팰리스도 "경찰에 증거자료를 공유했고, 신원이 확인되면 경기장 출입금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우리 팀에서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전했다.

시민 사회도 목소리를 냈다. 축구 인권단체 '킥 잇 아웃'은 "손흥민이 끔찍한 인종차별을 당했다. 선수의 행복은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축구 관계자들은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날 때 (관중석과) 가까운 쪽으로 가는 게 선수들에게 차별적인 행동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지, 특히 경기 중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는 더욱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가운데). /AFPBBNews=뉴스1
손흥민(오른쪽). /AFPBBNews=뉴스1
영국 법원은 갈랜드의 인종차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과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하지만 영국 검찰은 이 같은 처벌이 약하다며 경기장 출입금지 명령을 추가로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갈랜드는 3년 동안 축구 경기 관람을 할 수 없게 됐다. 뿐만 아니라 갈랜드가 해외에서 경기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 경기 기간에는 여권을 압수하는 처분을 내렸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이날 SNS를 통해 해당 판결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놨다. 사무국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했던 개인에게 내려진 경기 관람 금지 명령을 환영한다"며 "인종차별을 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중요하다. 잘못하면 징계가 따른다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담겼다"고 전했다. 이어 "인종차별은 축구뿐 아니라 우리 사회 어디서든 설 자리가 없다. 만약 여러분이 인종차별 행위를 본다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같은 런던 지역을 연고로하는 웨스트햄, 첼시 등과 악연이 깊다. 지난 2018년 10월 한 웨스트햄 팬이 온라인상에 "손흥민은 (불법복제) DVD를 파는가"라고 인종차별적 글을 썼다. 또 지난 2월엔 손흥민이 웨스트햄을 상대로 골을 넣고 난 후 한 팬이 SNS에 인종차별적 댓글을 달았다.

지난해 8월에는 첼시와 토트넘의 경기 도중 한 첼시 팬이 코너킥을 차기 위해 걸어가는 손흥민을 향해 눈을 찢는 행위를 했다. 논란이 되자 첼시 구단은 해당 남성 팬을 홈 경기장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 런던 법원은 벌금 726파운드(약 115만원)와 축구장 3년 입장 금지 처분을 내렸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등번호 7번). /AFPBBNews=뉴스1

스카이스포츠 해설자 마틴 타일러. /사진=스카이스포츠
팬뿐만이 아니다. 축구 전문가 마틴 타일러(77)도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타일러는 1990년부터 30여 년간 스카이 스포츠에서 해설을 해 온 베테랑이다. 그는 지난 2월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 해설 도중 손흥민이 상대 선수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손을 사용하다가 경고를 받자 "마샬 아츠(무술의 일종)를 하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동양인이 무술을 잘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서양인들의 흔한 인종 차별적 발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자 팬들은 SNS를 통해 '만약 영국 선수가 파울을 했다면 그런 단어를 사용했겠나' '불필요한 발언이었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스카이스포츠는 "타일러는 자신의 표현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했다. 악의는 없었다"고 입장을 전했다.

당시 토트넘을 이끌던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도 가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처벌을 요청했다. 그는 "손흥민은 환상적인 사람이다. 나는 그를 인간적으로 사랑한다"며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지 않는 장면을 본다는 사실이 슬프다"면서 "우리는 손흥민, 그리고 경기장 안에서 뛰는 선수들을 모두 지지하고 응원한다. 그들은 우리를 즐겁게 만들기 위해 삶을 바치고 있다. 만약 누군가 선을 넘어서는 행위를 한다면 그들은 처벌받아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손흥민(가운데). /사진=토트넘 공식 SNS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가운데). /AFPBBNews=뉴스1
한편 손흥민은 올 시즌 '역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총 8골(1도움)을 터트리며 맨체스터 시티의 '득점 기계' 엘링 홀란드(11골)에 이어 득점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있다. 득점왕에 올랐던 지난 2021~2022시즌에 이어 2년 만의 득점왕 재등극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는 평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랫동안 팀의 '주포'로 활약한 해리 케인이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자 해결책을 손흥민에게 찾았다. 손흥민을 4라운드 번리전부터 기존의 측면 공격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화시켰다. 이른바 'SON 톱' 가동이었다. 번리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아스널, 리버풀, 풀럼, 크리스탈 팰리스전까지 득점포를 가동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7일 첼시전에서도 전반 초반 절묘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노골이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12분 브레넌 존슨이 왼쪽 측면에서 낮게 올린 크로스를 손흥민이 방향만 트는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손흥민의 몸이 조금 앞섰다는 이유로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손흥민은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6분 터진 데얀 클루셉스키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기가 연이어 퇴장 당하며 수적 열세 속에 1-4로 완패했다.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고립되며 별다른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경기 막판 아크서클 부근에서 회심의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가 잡아냈다. 토트넘도 10경기 무패행진을 끝내며 8승2무1패(승점 26)로 맨시티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손흥민은 오는 11일 황희찬이 속한 울버햄튼과 12라운드에서 시즌 9호골에 도전한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코리안 더비'에 팬들의 관심과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손흥민(오른쪽). /AFPBBNews=뉴스1
손흥민(가운데). /AFPBBNews=뉴스1
손흥민(오른쪽).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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