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전력 사용량 절반 차지’ 산업용 대용량 전기료만 인상
고객 비율 0.2%인데 사용량 많아
시설 규모 등 고려 인상 폭 차등화
주택용·소상공인용 요금은 ‘동결’
한전, 부지 매각 등 추가 자구책
재계 “경영활동 위축 심화” 우려
“정부 리쇼어링 독려와 모순” 지적
정부가 중견·대기업에 해당하는 산업용(대용량) 전기요금을 9일부터 ㎾h(킬로와트시)당 10.6원 인상한다. 주택용과 소상공인·중소기업용 전기요금은 동결했다. 201조원 부채를 떠안은 한국전력은 조직을 축소하고 인재개발원 부지와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는 추가 자구책을 내놨다.
전기료 조정 방안 발표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과 전기요금 조정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해 주택용과 소상공인 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9일부터 ㎾h(킬로와트시)당 10.6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
한전은 대용량 산업용 요금도 시설 규모 등 요금 부담 여력을 고려해 전압별로 세부 인상 폭을 차등화했다. 고압A(3300∼6만6000V 이하)는 ㎾h당 6.7원, 고압B(154㎸)와 고압C(345㎸ 이상)는 ㎾h당 13.5원을 각각 인상한다. 주택용·소상공인용 전기요금을 동결한 것은 물가와 서민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고려한 조치다.
먼저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2500억원 가치의 한전 인재개발원 부지(64만㎡)를 매각한다.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부분 자연녹지(99.3%)인 해당 부지의 용도변경을 추진한 뒤 매각할 방침이다.
인력 효율화를 위해 공공기관 혁신계획에 따른 ‘인원 488명 감축’을 올 연말까지 완료하고, 설비관리 자동화 등을 통해 2026년까지 700명 수준의 운영인력을 추가 감축한다. 2급(부장급) 이상 간부들의 내년 임금 인상분 반납과 위로금 재원 확보 범위 내에서 희망퇴직도 실시한다.
경제·산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추광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의 고통 분담도 필요하지만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이미 한계상황까지 놓인 기업들의 경영활동 위축 심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올린 ‘핀셋’ 인상이 전기요금 원가주의 원칙에 부합되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가 법인세 인하 등 기업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자국 복귀)을 독려하는 동시에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나선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 방침에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해야 하는데, 정부가 여기에 추가 비용까지 얹어준 꼴이라는 것이다.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는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계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장비와 설비를 적극 도입하고 전기 사용 절감 방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김범수·이동수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