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피란길 떠나는 가자 주민들, 당나귀 수레 끌고 남쪽으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섬멸하기 위해 가자지구에서 공습에 이어 지상전을 개시한 가운데 북부 전투지역에서 현지 주민들이 공포 속에 남쪽을 향해 피란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북부 가자지구 주민들은 옷가지만 등에 짊어지고 걸어서 피란에 나서거나 가족을 태운 당나귀 수레를 끌고 남부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요 피란 통로가 된 간선도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이스라엘군의 탱크 옆을 지나가기 위해 손을 들고 흰색 깃발을 들기도 했습니다. 일부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자신들을 향해 발포하거나 도로에 시신이 있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일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시티 포위를 완료하고 가자지구를 둘로 나눠 인구가 밀집한 가자시티 일대 북부 지역을 남부 등 다른 지역과 단절시켰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 민간인들에게 계속해서 남부로 이동할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주민들이 남쪽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주요 고속도로 통행을 일시적으로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4일과 5일 이스라엘군이 4시간 동안 한 고속도로를 통해 대피하도록 했을 때 각각 2000명, 5000명이 피란에 나선 것으로 유엔 측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간인 수만명은 여전히 북부에 남아있으며, 주로 병원이나 유엔 시설에서 몸을 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피란길이 너무 위험하다고 여기거나 남부 역시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가자지구 주민은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가족과 함께 차량으로 피란에 나섰다가 포격을 당해 다시 걸어서 북부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도로에 있는 시신들을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가자지구 주민은 "거리에서 죽는 것보다 집에서 죽는 것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남부는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안전지대여야 할 곳에서도 공습이 이뤄지고 있으며, 피란민이 포화상태이고, 물과 식량도 점점 줄고 있다면서 피란을 단념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난민기구는 남부 가자에 있는 이 기구 시설에 53만명 이상이 머물고 있으나 이제 더 이상 추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많은 피란민이 이 기구 대피소 인근 거리에서 지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당국은 7일 북부 가자에 남아있는 주민이 90만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데이비드 새터필드 중동 인도주의 문제 담당 특사는 지난 4일 최소 35만∼40만명이 북부 가자에 남아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 사회의 갈등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습니다. 친(親)이스라엘 시위자와 친팔레스타인 시위자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참가자 한 명이 숨지는가 하면, 하마스를 지지하는 학생단체 활동을 대학이 금지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지난 5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 오크스에서 열린 집회에서 부상한 유대계 남성 폴 케슬러(69)가 하루 만인 6일 숨졌습니다. 캘리포니아 벤투라 카운티 보안관실은 당시 집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각각 지지하는 이들이 충돌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케슬러를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케슬러는 검시 결과 둔력에 의한 머리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안관실은 케슬러의 사망을 조사 중입니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브랜다이스대학은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들 전국연합'(National SJP)의 교내 지부를 금지했습니다. 브랜다이스대 대변인은 "SJP 지부를 금지했다"면서 "주된 사유는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지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조치는 미국 내 사립대 중에서는 처음입니다. 브랜다이스대는 1948년 유대인들이 세운 대학입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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