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 축제' 14년 만에 부활…이렇게 재밌으면 '어떡허니'
침체된 원도심 상권 활성화
내년 기간 연장·20억 증액
경제 파급효과 3000억 목표
대전시가 '노(NO)잼' 도시를 벗어나 '유(有)잼' 도시로 향하고 있다. 이장우 시장은 노잼대전을 탈피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동구청장 재임 시절 한 차례 개최했던 0시 축제를 14년 만에 부활시켰다. 이 시장은 취임 당시 "0시 축제를 세계적인 K-축제로 키워보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0시 축제는 사상 최대 구름 인파가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3 대전엑스포 이후 대전 지역 단일행사 최대 방문객으로, 사고 없는 안전한 축제, 원도심 경제 활성화 등 성과를 거뒀다. 축제장 거리는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지만, 과학수도 대전의 위상과 진면목을 담아내지 못한 것과 킬러컨텐츠의 부재 등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혔다.
◇대전부르스=대전부르스는 1956년 가수 안정애가 발표한 곡으로 '대전 0시 축제'의 모티브가 된 곡이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 열차 대전발 0시 50분'으로 시작하는 가사는 대전역을 배경으로 이별의 아픔을 표현했다, 이후 1963년 '대전발 0시 50분' 영화 삽입곡이 됐으며, 지난 1980년 조용필이 리메이크하며 인기를 끌었다. 올해에는 코요태가 현대 버전으로 리메이크하며 시민들을 다시 찾았다. 노랫말에서 영감을 얻고 탄생한 0시 축제는 14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 축제에 목말라 있던 시민들의 목마름을 채워 넣었다.
◇대전의 과거와 현재, 미래로 떠나는 시간여행=지난 8월 11-17일까지 일주일간 열린 0시 축제는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 구간 1㎞를 전면 차량 통제한 채 중앙로와 원도심 상권에서 개최됐다. '시간여행 축제'라는 주제에 맞게 행사장을 과거와 현재, 미래 존(zone)으로 나눠 구성하고, 구역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행사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과거존은 1950년-1980년대까지 대전의 모습을 담았다. 관객 참여형 공연인 이머시브(immersive)를 통해 관람객과 전문연기자가 어우러져 평소 접해보지 못한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현재존은 지역 문화예술인과 대학생이 참여하는 다양한 길거리 문화예술공연 등을 통해 대전문화예술의 정수를 선보였다.
미래존은 대한민국 과학수도 대전의 진면목을 만나는 공간으로 나노반도체·우주항공·바이오헬스·국방산업 등 대전의 4대 핵심산업을 직접 체험하는 등 과학도시 대전을 담아냈다.
◇축제 기간 109만 명 원도심 방문='대전 0시 축제'에는 109만 120명의 방문객이 원도심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대전 지역에서 열린 단일행사 중 최대 방문을 기록이다.
지난달 대전시가 발표한 '2023 대전 0시 축제 평가 및 컨설팅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방문객 중 57.5%(62만 6819명)는 대전시민, 42.5%(46만 3301명)는 외지인으로 나타났다. 10명당 4명은 외지인인 셈이다.
경제 효과도 눈에 띄었다. 행사장 인근 전통시장 방문객이 평소보다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상권 매출도 껑충 뛰었다.
행사 기간 565억 원의 직접 경제효과가 발생했으며 생산유발효과는 약 801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약 373억 원, 취업 유발효과는 약 590명, 총 경제 파급효과는 1739억 원으로 추산됐다. 1인당 평균 소비지출액은 대전시민 3만 2898원, 외지인 7만 7501원으로 집계됐다.
◇원도심 활성화 프로그램 발굴=원도심의 고유성과 특색을 지닌 지역 예술인과 상점들을 발굴하기 위해 축제 기간 '원도심 보물찾기'가 운영됐다. 보물찾기는 '나무 명함 만들기', '0시 축제 성공 기원 서예 퍼포먼스' 등 8개의 체험프로그램이다. 특히 더 많은 시민이 체험할 수 있도록 참여 인원을 확대해 달라는 건의와 함께 참여 인원 초과로 체험을 못하고 돌아갔다며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해달라는 의견도 잇따를 만큼 인기를 끌었다.
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된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지역 예술가들과 연계, 원도심 활성화 프로그램을 확대 발굴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2024년 축제, 예산 증액 등 규모 확대=내년 0시 축제 예산은 올해보다 20억 증액된 49억 원으로 책정하고 프로그램 확대, 개최 기간 연장 등 축제 규모를 늘릴 전망이다.
우선 축제 기간은 올해 7일보다 이틀 더 길어진 9일 동안 개최된다. 주말에 시작해 주말에 끝내겠다는 목표다. 축제장도 넓어진다. 기존 구간이던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 구간 1㎞에서 원도심 골목 등 올해 축제에서 소외됐던 골목 구석구석까지 확대된다.
예산 증액을 위해 시는 올해 예산을 49억 원으로 책정, 최근 정부에 심사를 의뢰했다. 시에 따르면 청사·문화·체육 시설 신축의 경우 40억 원 이상, 행사·공연비는 30억 원 이상일 경우 중앙투자심사 대상이 된다. 지난달 말 행정안전부 중투심에 올랐던 0시 축제는 조건부로 최종 승인됐다. 조건은 행사 개최 후 성과 평가 결과를 다음 예산에 반영, 다중밀집에 대비해 행사 안전 대책 수립 등 두 가지다.
시 관계자는 "당초 예산실에 요구했던 예산은 49억 원이었지만, 예산 기조가 좋지 않아 본예산은 우선 29억 원만 편성했다"며 "추경에 부족분을 편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제효과 상승도 기대하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시민들과 만나 "내년 0시 축제는 예산을 20억 원 늘리고 경제 파급 효과도 3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교통 문제와 과학수도 대전의 위상과 정체성을 담아내지 못한 것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축제 기간 중앙로를 통째로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면서 시내버스가 우회하며 시민들의 불만이 커졌으며 주정차 문제 등 교통 민원 1959건이 접수됐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상을 담아내는 미래존은 공간이 넓지 않은 등 불편함을 야기했으며 특화된 프로그램 구상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종시, 정원박람회 '2026년 가을' 공식화…최 시장 "예산 통과" 호소 - 대전일보
- "X로 죽이고 싶다"…尹, '신변 위협 글' 올라와 '경찰 추적 중' - 대전일보
- 尹대통령 "당정이 힘 모아서 국민 편에서 다시 뛰자" - 대전일보
- 尹 “임기 후반기, 소득·교육 양극화 타개 위한 전향적 노력" - 대전일보
- 대전시-국회의원 조찬 간담회…국비 확보 초당적 협력 - 대전일보
-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쏠림 심화에… 지역 대학 위기감 커진다 - 대전일보
- 학교서 스마트폰 사라지나… 교내 사용 금지법 '속도' - 대전일보
- 민주, '김여사 특검법' 수정안 오는 14일 제출키로 - 대전일보
- 95만 원 빌려주고 '1100만 원' '꿀꺽'…불법 대부 조직 구속 기소 - 대전일보
- 박단, 여야의정 첫 회의에 "전공의·의대생 없이 대화?…무의미"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