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관현악 연주 생생하게…VR로 즐기는 1인 관람극

장병호 2023. 11. 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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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지휘자, 미디어아트 등 신기술과 공연예술 접목에 앞장서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또 한 번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가상현실(VR)을 이용한 관객 체험형 전시로 국악관현악을 새롭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최근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천재현 음악감독은 "국악에도 전통적으로 관현악이 존재했지만, 현대에 들어와 서양 오케스트라를 수용하며 '국악관현악'으로 발전해 왔다"며 "국악관현악의 흐름을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전시와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공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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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의 기원'
관객 체험형 전시·공연 동시에 선보여
VR기기 쓰고 분장실 등 이색 경험
지휘자·연주자들 바로 눈앞서 음악 감상
본 공연, 국악관현악 흐름 담은 5곡 연주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로봇 지휘자, 미디어아트 등 신기술과 공연예술 접목에 앞장서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또 한 번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가상현실(VR)을 이용한 관객 체험형 전시로 국악관현악을 새롭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오는 23~2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선보이는 전시 ‘관현악의 기원: 이머시브 1인 관람극’, 그리고 26일 같은 장소에서 여는 공연 ‘관현악의 기원’을 통해서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의 기원’ 기자간담회에서 서현석 연출이 상현실(VR) 기기 체험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국립극장)
관객 체험형 전시·공연을 연출해 온 서현석 연출이 23~24일 전시의 연출을 맡았다. 국악 단체 정가악회를 이끄는 천재현 대표가 전시와 공연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최근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천재현 음악감독은 “국악에도 전통적으로 관현악이 존재했지만, 현대에 들어와 서양 오케스트라를 수용하며 ‘국악관현악’으로 발전해 왔다”며 “국악관현악의 흐름을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전시와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공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간담회에서 실제 VR 기기를 통해 관객 체험형 전시를 맛보기로 경험했다. VR 기기를 착용하면 관객은 평소 올라갈 수 없는 무대 한가운데와 분장실, 그리고 무대 장비를 들여오는 반입구 등이 눈앞에 펼쳐진다. 특히 연주자들이 공연 중인 무대 한가운데에서 지휘자와 연주자를 바로 눈앞에서 바라보며 음악을 듣는 경험은 색달랐다.

23~24일 진행하는 관객 체험형 전시는 10분 간격으로 1명씩 공연장에 입장한다. 40여 분간 공연장 곳곳을 이동하며 체험하는 전시다. 전시는 국립극장 하늘극장 매표소에서 시작해 공연 준비가 이뤄지는 3개의 분장실과 장치 반입구를 거쳐 무대로 이어진다. 관객은 각 공간에 놓여 있는 VR 기기를 통해 악기별로 들려주는 음악, 곡 소개를 이미지로 담은 영상, 지휘자·연주자 인터뷰 등을 감상하며 국악관현악의 기원을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가상현실(VR)을 이용한 관객 체험형 전시 ‘관현악의 기원: 이머시브 1인 관람극’을 선보인다. 사진은 VR기기를 착용한 관객의 모습. (사진=국립극장)
서현석 연출은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관객에게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공연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남산예술센터의 1인 체험형 전시 ‘천사-유보된 제목’, 서울역 인근 서울로7017을 걸으며 경험하는 국립극단 공연 ‘코오피와 최면약’ 등이 대표적이다. 서 연출은 “보통 공연장에선 불특정 다수의 관객과 함께 손뼉을 치며 공연을 즐기지만, 아무도 없는 공연장에서 홀로 무언가를 체험해 보는 것 또한 예술과의 새로운 교감을 이끌어낸다”고 설명했다.

본 공연(26일)에서는 한국 전통음악의 스펙트럼을 다양한 방식으로 담아낸 5개의 국악관현악곡을 선보인다. 굿을 소재로 한 ‘마지막 3분, 무당의 춤’(이고운 작곡)을 시작으로 ‘국악관현악을 위한 음양-문묘제례악 주제에 의한 파사칼리아’(임준희 작곡), ‘취(吹)하고 타(打)하다’(김창환 작곡), ‘새야새야 주제에 의한 바르도’(황호준 작곡), 위촉 초연작 ‘66개 진양을 위한 축(築)’(이재준 작곡) 등을 연주한다.

독주 중심의 곡부터 합주까지 국악관현악의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특징이다. 천재현 음악감독은 “‘관현악의 기원’이란 제목은 ‘관현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도 같다. 관현악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선 관현악 연주로 들어가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VR을 통한 대체 경험으로 각자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과의 접목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여미군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직무대리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은 한국 창작음악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며 “새로운 변신과 시도에 대한 걱정과 염려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도 예술적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의 기원’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서현석 연출, 여미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직무대리, 천재현 음악감독. (사진=국립극장)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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