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 면세점 ‘韓 전용관’ 북적… K패션에 빠진 日 MZ세대 [뉴스 투데이]
<상> K브랜드 교두보 된 K면세
앤데믹 효과·한국 호감도 상승에
롯데면세 긴자점 9월 매출 85% ↑
신규 브랜드 입점… 해외판로 확대
“한국제품 궁금해 일부러 찾아와”
하라주쿠 日 최대 뷰티 플랫폼엔
이니스프리 등 국내 화장품 즐비
한국 매장 그대로 옮겨 꾸미기도 상>
지난 1일 오전 일본 도쿄로 향하는 대한항공 2101편. 평일인데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비행기는 승객들로 가득했다. 일본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은 물론 한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일본인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엔저 현상 때문에 먼 유럽이나 미국 대신 가까운 한국을 택하는 일본인이 늘고 있다고 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25만명으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긴자점을 찾은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은 ‘서울패션위크 전용관’이다. 최근 일본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 패션에 대한 인기가 높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전도유망한 K브랜드를 발굴하고 해외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서울시와 손잡고 K패션 전문 매장을 열었다. 지난 3월 열린 춘계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한 얼킨(ULKIN)과 비엘알블러(BLR BLUER), 아조바이아조(AJOBYAJO) 등 5개의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매장에서 만난 이토 아야(26)씨는 “지난해 한국 패션 브랜드가 신주쿠에서 팝업스토어를 연 걸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며 “여행을 앞두고 한국 패션 브랜드를 모아놓은 면세 매장이 있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와봤다”고 했다.
K브랜드를 기반으로 재도약에 나선 롯데면세점은 다양한 변신을 준비 중이다. 쇼핑 경험 제공은 물론 K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도쿄긴자점 입점을 큰 틀에서 합의하고 구체적인 입점 규모·시기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 최대 규모의 뷰티 전문 플랫폼 ‘앳코스메 도쿄’(@cosme Tokyo)에 가보니 한국만큼이나 다양한 K뷰티 브랜드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일일 평균 유동인구 15만명에 달하는 하라주쿠역 맞은편에 위치한 이곳은 ‘뷰티의 성지’로 꼽힌다. 이니스프리, 라네즈, 에뛰드, 에스쁘아 등 다양한 K뷰티 브랜드 매대가 즐비했다. 한국 대표 뷰티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은 각 브랜드의 전략에 따라 원브랜드숍, 앳코스메, 로프트(Loft) 등과 같은 현지 주요 뷰티 편집숍(MBS)과 큐텐재팬과 같은 주요 온라인몰에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쿠션, 레티놀, 슬리핑 뷰티 등 77년 역사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중된 혁신 카테고리를 통해 K뷰티 문화도 전파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현지 법인 관계자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좋아지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앳코스메에서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랭킹에도 한국 화장품이 상위권에 포함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부야에 있는 일본 최대 드럭스토어 체인 마쓰모토 기요시는 최근 한국형 뷰티 플랫폼을 표방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기존 일본 드럭스토어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없이 판매가 가능한 의약품을 중심으로 건강·미용 관련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데, 이곳은 한국 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국 매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꾸몄다. 사사키 유리(31)씨는 “(블랙핑크) 제니가 모델인 걸 보고 립스틱을 써봤다가 품질도 좋아서 다른 제품도 써보려고 한다”며 “입소문을 타고 쓴 제품이 한국 화장품인지도 몰랐다가 나중에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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