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없으면 어쩌려고..K-드라마 '만화 의존증'[Oh!쎈 초점]
[OSEN=김나연 기자] '오늘도 사랑스럽개', '국민사형투표', '완벽한 결혼의 정석', '이두나!'. 현재 방송 중인 웹툰, 또는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TV 드라마들이다.
최근 웹툰이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늘어나고 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드라마화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웹툰 또는 소설이 영상화 되는 것은 10년도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기 때문. 하지만 최근들어 오리지널 작품보다는 원작을 둔 작품의 갯수가 늘어나면서 드라마 팬들의 아쉬움도 커지고 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드라마화 하는 것은 제작 기간이 줄어들고, 팬층이 형성돼 있는 만큼 어느정도 흥행이 보장된다는 이점이 있다. 스토리 구성이 이미 완결돼 있을 뿐더러 대중들의 흥미를 이끄는 소재와 이야기라는 것이 이미 입증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 여기에 제작사 측은 적절히 영상 콘텐츠에 맞게 이야기를 각색하고,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역을 캐스팅 해 영상화를 진행한다.
실제 OTT 시장에서는 웹툰 원작 드라마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다. 넷플릭스 '마스크걸', '킹덤', '지옥', '안나라수마나라', '택배기사', 'D.P.', '지금 우리학교는', '스위트홈', '이두나!', TVING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방과 후 전쟁활동', 디즈니+ '무빙' 등 웹툰 원작의 드라마들이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이에 '낮에 뜨는 달',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환상연가', '남과 여', '비질란테', '내 남편과 결혼해줘', '전지적 작가 시점', '고래별' 등 다양한 웹툰, 소설 원작 작품들이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매일같이 영상화 계약 체결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하면 원작에도 유입이 생기고, 판권 계약이나 해외 수출을 통한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웹툰 플랫폼 업체들도 덩달아 '윈윈'하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이를 두고 일부 웹툰 또는 드라마 팬들의 부정적인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웹툰 팬의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작품을 임의로 각색하고, 어울리지 않는 배우를 캐스팅해 캐릭터를 연기 시키는 것은 원작을 망치는 행위로 받아들여진다는 주장이다. 실제 인기 웹툰이나 소설을 원작으로 차용하면서도 오리지널 설정이나 스토리를 부과해 원작과 전혀 다른 전개로 이어지는 사례는 적지 않다. 개중에는 완전히 새롭게 각색한 '용두사미' 결말로 원작팬 뿐 아니라 드라마 팬들의 비판을 받은 작품도 더러 있었다.
이밖에도 원작 싱크로율을 무시한 캐스팅으로 반발을 사거나, "이름만 빌려온 거 아니냐"는 평이 따를 정도로 내용을 통채로 뒤바꾸는 상황도 이어지자 웹툰 팬들 사이에서는 드라마화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인 상황. 이 같은 불만에도 웹툰 원작 드라마가 유행처럼 번지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근시안적인 이윤 추구"라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원작 팬들의 눈초리 탓에 제작사는 영상화 과정에서 원작을 의식하게 되고, 만화를 영상으로 완벽히 구현하기 위한 여러 제약이나 어려움 또한 불가피 해 진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드라마 팬들도 생겨날 수밖에 없다. 결국 배우들은 최선을 다해 웹툰을 구현해내면서도 원작 팬들과 드라마 팬 양측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더군다나 웹툰 원작 드라마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서 최근 흥행한 드라마가 모두 웹툰 원작인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오징어 게임'도, ENA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현재 방송중인 미니 시리즈 중 압도적인 동시간대 1위를 달리고 있는 '연인'도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작품이다. 웹툰 원작이 안정성이 보장돼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지만,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안정성만 추구하기 보다는 도전을 거듭하며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고 다양성을 넓히는 것 또한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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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KBS, 넷플릭스,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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