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맞히고, 구두는 맞춰야 [달곰한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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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욕설과 외계어가 날뛰는 세상.
두런두런 이야기하듯 곱고 바른 우리말을 알리려 합니다.
우리말 이야기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는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맞히다는 '맞다'의 사동사로, 예방주사를 맞히다, 바람을 맞히다 등으로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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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욕설과 외계어가 날뛰는 세상. 두런두런 이야기하듯 곱고 바른 우리말을 알리려 합니다. 우리말 이야기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는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메뚜기치기·오둑떼기(함경도), 토끼치기(경기), 땟공치기(전라), 짱치기(강원), 자거리(경상), 마때치기(충청)….
자치기의 사투리다. 양쪽 끝을 사선으로 자른 짤막한 나무토막을 긴 막대기로 친 후 날아간 거리를 재어 승부를 겨루는 놀이다. 메뚜기 오뚝이 토끼는 작은 나무가 톡톡 튀기 때문에 붙여졌을 게다. 친구들은 한겨울에도 꽁꽁 언 손을 불어가며 들판에서 자치기를 즐겼다.
1960~80년대 초등학교를 다닌 세대는 자치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 땅따먹기 술래잡기 구슬치기 말뚝박기 비사치기 딱지치기 등등. 올림픽도 부럽지 않았다. “저녁 먹어라~”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야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어떤 날엔 휘영청 달이 밝을 때까지도 골목골목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손으로 놀았던 우리네 손 감각은 남다르다. 양궁 사격 골프 탁구 배구 등 손을 쓰는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정상에 서는 이유다. 물론 젓가락질도 한몫했을 게다. “젓가락질에는 50여 개의 근육과 30여 개의 관절이 동시에 쓰인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우리 선수가 카메라 렌즈를 깨며 과녁의 한가운데를 맞히는 장면은 언제 봐도 멋지다. 그런데 ‘황금 과녁을 맞춘 ○○○’ 등의 자막이 한순간 감동을 무너뜨린다. 쏘거나 던져서 어떤 물체에 닿게 하는 건 ‘맞히다’가 바른 표현이다. 명중했다는 뜻이다. 문제의 답을 찾았을 때도 ‘정답을 맞히다’라고 한다. 수수께끼 역시 알아맞히는 것이다. 맞히다는 ‘맞다’의 사동사로, 예방주사를 맞히다, 바람을 맞히다 등으로도 쓸 수 있다.
‘맞추다’는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인다는 뜻이다. 퍼즐을 맞추고, 문짝을 문틀에 맞춰 짜야 한다. 사랑하는 이와 뽀뽀할 때도 입을 맞춰야 한다. 일정한 규격으로 만들도록 미리 주문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양복과 구두를 맞추고, 떡도 맞춘다. 맞추다는 또 둘 이상의 대상을 나란히 놓고 서로 비교한다는 뜻도 있다. 따라서 시험 답안지에 쓴 것이 정답인지 친구와 비교해 볼 때는 “답을 맞춰 봤다”라고 표현해야 한다.
요즘 초등학생의 휴대전화 중독이 문제로 떠올랐다. 소파 방정환의 ‘어린이 예찬’에 해결책이 있다. “마른 잔디에 새 풀이 나고, 나뭇가지에 새 움이 돋는다고 제일 먼저 기뻐 날뛰는 이가 어린이다. 별을 보고 좋아하고, 달을 보고 노래하는 것도 어린이요, 눈이 온다고 기뻐 날뛰는 이도 어린이다." 아이들을 흙밭, 풀밭, 눈밭 등 자연에서 놀게 하라는 말이다.
노경아 교열팀장 jsjy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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