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돌격대장→치명적인 원톱 킬러, 손흥민의 끝없는 진화
시즌 8골, 득점 페이스 역대 최고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이제 대체불가 팀의 원톱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사실, 과거에서 원톱이나 투톱으로 활약한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때와 또 다르다. 더 치명적인 킬러로 거듭났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1)이 끝없는 진화를 보이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손흥민은 윙포워드 포지션을 주로 소화해 왔다. 빠른 발과 놀라운 돌파력, 그리고 양발을 다 써서 날리는 중거리포 등을 앞세워 월드클래스 윙포워드로 성장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을 거쳐 토트넘에서 특급날개로 빛났다. 토트넘의 최전방을 책임진 해리 케인과 찰떡 콤비를 이루며 맹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맞이했다. 케인이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영혼의 파트너를 잃었다. 토트넘의 케인 대체자 영입은 없었다. 그대로 시즌을 돌입했고, 이전처럼 윙포워드로 경기에 나섰다. 토트넘의 공격력이 기대 이하에 그치자 원톱으로 변신했다. 케인이 부상을 입거나 컨디션 난조를 보일 때 종종 맡았던 최전방 공격수로서 구원 등판했다.
곧바로 놀라운 득점력을 발휘했다. 해트트릭과 멀티골, 연속 경기 득점을 만들면서 11라운드까지 8골을 터뜨렸다. EPL 득점왕에 오른 2021-2022시즌 23골보다 더 빠른 득점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새롭게 합류한 제임스 매디슨 등과 호흡을 잘 맞추면서 토트넘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골을 잡아낸 위치를 보면 손흥민의 '킬러 진화'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원톱으로 자리해 더 깊숙하게 상대 진영에 침투해 득점을 만들고 있다. 과거 윙포워드 시절 하프라인 근처까지 내려와 상대 수비라인을 깨고 폭풍질주 후 골을 넣거나, 강력한 중거리포로 득점을 주로 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순간적으로 침투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뽑아내고 있다.
전형적인 원톱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소화해 더욱 눈길을 끈다. 축구 전문가들도 손흥민의 원톱 변신에 주목하면서 성공적인 안착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특히, 지지난 시즌 득점왕에 이어 지난 시즌 다소 부진해 내리막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을 깨 찬사를 이끌어냈다. 케인의 부재로 어쩔 수 없이 원톱이 된 것처럼 보였지만,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활약으로 주가를 드높이고 있다.
손흥민의 원톱 존재감은 앞으로 계속 빛날 것으로 보인다. 긴 거리 스프린트뿐만 아니라 짧은 거리 침투 순간 스피드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발을 모두 잘 쓰기 때문에 왼쪽과 오른쪽 어디서 크로스나 패스가 와도 균형에 맞게 피니시를 할 수 있다. 또한, 올 시즌 토트넘 공격진이 상대 수비수들을 함께 잘 압박해 기대치가 더 높아진다.
EPL 38라운드 일정 가운데 11라운드가 종료됐다. 11라운드까지 8승 2무 1패 승점 26을 마크하며 2위에 오른 토트넘의 중심은 역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EPL 전체적으로 봐도 올 시즌 초반기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치명적인 원톱 킬러'로 진화한 토트넘 주장의 비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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