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페라 공연 하루 전 펑크낸 대전예당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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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예술의예당 개관 20주년 기념 제작 오페라 작품인 '운명의 힘' 공연이 전면 취소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총 4회 공연중 8일 저녁 첫 공연을 앞두고 하루 전날인 7일 돌연 공연 취소 사실을 알리는 긴급 공지가 대전예당 홈 페이지에 뜨는 황당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개관 20주년을 맞아 대전예당은 세계 오페라사에서 빠질 수 없는 주세페 베르디 작품을 공연키로 하고 여느 해와 달리 공을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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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예술의예당 개관 20주년 기념 제작 오페라 작품인 '운명의 힘' 공연이 전면 취소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총 4회 공연중 8일 저녁 첫 공연을 앞두고 하루 전날인 7일 돌연 공연 취소 사실을 알리는 긴급 공지가 대전예당 홈 페이지에 뜨는 황당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공지에서 대전예당은 무대세트 제작업체 미흡 등이 공연 취소 사유라고 밝혔다. 도저히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공연 펑크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다.
개관 20주년을 맞아 대전예당은 세계 오페라사에서 빠질 수 없는 주세페 베르디 작품을 공연키로 하고 여느 해와 달리 공을 들여왔다. 국내 내로라하는 연출가, 유럽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휘자, 그리고 검증된 무대 디자이너·의상디자이너가 협업하는 등 공연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졌던 제 사실이다. 그러나 공연 취소 결정으로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됐다. 그것도 고작 하루 전에 공지를 띄웠다. 시민 관객을 우롱하는 것도 아니고 뭐 하자는 것인지 허탈감이 든다.
공연이 불발된 책임은 기획 주체인 대전예당임을 부정하지 못한다. 문제의 무대설치 업체 선정을 대전시 예산부서가 주도한 게 맞다 해도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총괄 주관하고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형 기획공연을 추진하면서 업체 선정 과정에 간여하는 시스템이 아니었다고 항변하는 것은 그래서 군색하게 들린다. 이번과 같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공연 증발'이라는 사달이 빚어졌는데 부실·부적격 업체 탓을 하는 것은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리스크가 우려됐으면 어떤 식으로든 해소되도록 노력했어야 했다. 그동안 무대 세트 준비 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을 모르지 않았을 터인데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면 그 또한 석연치 않다 할 수밖에 없다.
해당 오페라의 경우 다른 지자체에서 성공리에 공연을 마친 작품이다. 4년 전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 바 있으며 지난해 11월 서울 예술의전당이 제작오페라 작품으로 무대에 올려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와 같은 작품을 대전예당이 가져와 200명 공연자 캐스팅까지 마치고 준비작업을 해오던 중 어쩌면 '사소한 불찰'로 무산되고 말았다. 이게 충청권역 공연예술의 중심을 자부하는 대전예당의 수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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