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애널리스트 "매도리포트 활성화, 환영하지만 시간 걸릴것"

김진석 기자, 홍재영 기자 2023. 11. 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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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주식 목표주가를 높인 매수 리포트를 규제하고, 매도 리포트도 활성화하겠다는 금융감독원의 방침에 증권가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매도 리포트 활성화와 목표주가 괴리율 문제에 대해서도 애널리스트들은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매도리포트 발간을 이유로 탐방을 막는 기업에 대한 징계조치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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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주식 목표주가를 높인 매수 리포트를 규제하고, 매도 리포트도 활성화하겠다는 금융감독원의 방침에 증권가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8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문건을 보면 금융감독원은 증권사가 영업을 위해 애널리스트를 동원하는 행위를 막을 예정이다. 증권사의 상품에 가입했거나 IB(투자은행) 딜을 하는 상장사의 경우, 소속 애널리스트가 긍정적인 보고서를 써서 영업을 도운 경우가 있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다. 목표주가를 과도하게 높은 뻥튀기 보고서의 시작점이다.

금감원은 여러 형태로 진행되는 애널리스트의 영업을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모든 영업지원 행위가 막히지는 않는다. 리포트와 별개로 이뤄지는 영업은 가능하지만, 영업을 위해 리포트를 유리하게 써주는 등의 행위가 금지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애널리스트가 브로커리지 지원 등을 위해 리포트 외 내용을 설명하는 것도 불가능해지는데, 현장에서 이행될지는 의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통상 리포트에는 핵심적인 내용만 넣고, 세미나나 설명회에서 여러가지 부가 정보를 전달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당국 방침의 취지와 방향은 이해하겠는데 실제 어디 범위까지가 가능한 영역이고 어디가 금지되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리서치센터는 연구조직이라기 보다 영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 규제대로라면 업무 전반을 뜯어 고쳐야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매도 리포트 활성화와 목표주가 괴리율 문제에 대해서도 애널리스트들은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리서치센터의 독립성을 높이고 매도 리포트를 늘리겠다는 취지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그간 애널리스트들이 시원하게 매도 의견을 내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수익에 기여를 못하면 안 그래도 작아진 리서치센터를 더 위축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목표주가) 괴리율을 좁히라고 하는데, 그럼 현 주가와 비슷하게 목표주가를 제시하면 해결되는 건지, 좀 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애널리스트를 위한 조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정착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제도가 많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국내 롱숏펀드도 활성화되지 않았고 숏 포지션을 통해 돈을 버는 수요가 없어, 숏리포트를 내는 실익이 없다"며 "이미 트레이딩바이나, 중립 정도의 투자의견만 써도 시장은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굳이 매도 리포트를 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매도리포트 발간을 이유로 탐방을 막는 기업에 대한 징계조치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매도 리포트 발간 후 5년간 해당 기업을 만나지 못했다는 한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는 기업이 아니라 투자자를 위해 발간하는 것"이라며 "기업이 지금까지 IR 활동을 통해 애널리스트에게 입김을 미치는 부분이 지나치게 컸다"고 언급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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