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향해 눈 찢고 인종차별한 팬 ‘참교육’…3년 출입 금지+여권 반납 ‘철퇴’

김환 기자 2023. 11. 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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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긴 행동을 한 팬이 철퇴를 맞았다.


시간은 지난 5월로 돌아간다. 사건은 지난 시즌 막바지 열린 토트넘 훗스퍼와 크리스탈 팰리스의 프리미어리그(PL) 35라운드 경기에서 일어났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해 89분간 활약하다 아르나우트 단주마와 교체됐다. 교체되어 나가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팰리스 원정팬들이 있는 원정석 앞을 지나갔는데, 한 팰리스 팬이 손흥민에게 눈을 찢는 제스처를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동양인을 조롱하는 의미가 담긴 명백한 인종차별적 행동이었다. 이 영상은 SNS를 통해 공유됐고, 두 구단 모두 즉시 조치를 취했다.


토트넘은 공식 성명을 통해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이 경기에서 발생한 점을 인지하고 있다. 모든 종류의 차별은 혐오스러운 일이다. 차별은 우리 사회와 경기장, 그리고 우리 클럽에서 설 자리가 없다. 경찰과 팰리스와 협조해 관련된 사람들을 조사하고 신원을 확인하려 하고 있다. 용의자의 혐의가 입증된다면 시즌 초반에 있었던 첼시전의 사례처럼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당시 첼시 팬은 벌금과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 명령을 받았다.


당시 토트넘을 이끌고 있던 라이언 메이슨 대행은 이어진 아스톤 빌라와의 PL 36라운드에 앞서 “손흥민을 인간적으로 좋아한다. 손흥민은 멋진 사람이다. 우리는 쏘니(손흥민)와 경기장의 모든 선수를 지지한다. 선수들은 우리를 즐겁게 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다. 선을 넘는 사람이 있다면 처벌할 필요가 있다”라며 손흥민을 지지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팰리스 역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취한 사람의 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된 것을 확인했다. 증거는 경찰과 공유했고, 그의 신원이 밝혀지면 구단 차원에서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우리는 이런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손흥민이 해당 팬이 인종차별을 할 정도로 상대를 도발하는 등의 행동을 한 것도 아니었다. 여러 차례 인종차별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 손흥민은 해당 사건 때에도 경찰에 “이런 끔찍한 인종차별을 당하고 차별적인 행동의 표적이 될 만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처분이 나왔다. 영국 ‘미러’는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제스처를 한 팬이 3년 동안 모든 경기 관람 금지 처분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을 한 팬의 이름은 로버트 갈랜드, 나이는 44세다.


매체는 “갈랜드는 지난 시즌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 훗스퍼와 팰리스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막바지에 교체됐을 때 해당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올해 초 법정에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고 벌금형과 함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갈랜드에게 출입 금지 명령을 추가하도록 추진했고, 앞으로 그가 3년 동안 어떤 경기도 관람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또한 갈랜드는 국가대표팀 경기가 펼쳐지는 중에 여권을 반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미러’에 의하면 영국 왕립검찰청(CPS)의 더글라스 맥케이 검사는 “이것은 경기와 선수, 팬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CPS는 이런 제스처를 하는 사람을 기소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에서 추방되도록 법원에 요청할 것이다. 이번 시즌에 이런 규정들을 범하는 사람들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서 국가대표팀 경기를 관람할 수 없고, 해당 기간 동안 해외 여행도 금지될 위험이 있다”라며 이번 시즌에는 더욱 엄중한 처벌이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한 건 처음이 아니다. 올해 2월에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이후 SNS에서 웨스트햄 팬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손흥민을 향해 “개고기나 먹어라”라는 내용의 인종차별적 메시지가 담긴 글을 게재해 논란이 됐다. 당시에도 토트넘은 공식 성명을 통해 손흥민을 지지했다.


팰리스전 사건이 터지기 전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영국 ‘스카이 스포츠’에서 활동하는 영국의 유명 해설가 마틴 테일러가 손흥민의 행동을 두고 ‘쿵후(Martial arts)’라는 표현을 사용해 팬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테일러는 사과했다.


지난해 8월에는 이번 사건과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한 첼시 팬이 손흥민을 향해 눈을 찢는 제스처를 보인 것이다. 결과는 무기한 경기장 출입 금지 처분이었다. 또한 2021년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내용이 포함된 악플을 달았고, 영국 경찰은 해당 팬들에게 사과 편지를 쓰도록 요구했다.


PL은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을 비롯한 모든 축구 관련 단체들은 인종차별 근절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인 손흥민이 계속해서 인종차별에 노출되는 사건은 끊이질 않는다. 이번 사건과 마찬가지로 확실한 엄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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