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가정·업소 일단 “이대로”.. 산업용 10.6원↑, 기업들 “한숨만”

제주방송 김지훈 2023. 11. 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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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중소기업 등 ‘동결’
산업용, 월 200만 원↑ 추가
기업 “경영 부담 가중” 우려
“생산비 증가→ 가격 인상도”
한전 “추후 요금 조정 검토”


결국 전기요금이 선별적 조정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대기업 등 대용량 사용 고객들이 내는 산업용(을) 전기요금이 오르고, 주택요금 등은 일단 동결되면서 서민 가계는 한숨 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반 가정이나 마찬가지로 고물가며 고환율·고금리로 이미 ‘한계 상황’에 놓인 기업들 한숨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소 한 달 200만 원 이상 요금 부담을 떠안아야할 상황인데, 그렇다고 나아질 상황도 없어 한층 더 경영 활동이 위축되는게 아닌지 우려 목소리를 더하게 됐습니다.

오늘(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브리핑을 통해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산업용 대용량 전기요금을 올리는 대신, 전반적으로 경제에 미칠 부담을 감안해 주택용과 소상공인‧중소기업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한전은 재무 부담 가중에 따라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면서 대기업 등 대용량 고객용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9일부터 킬로와트시(㎾h)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고 밝혔숩니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가 201조 원에 달하는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겪고 있는 실정으로, 이를 타개하기 위한 근본 해결책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거론돼 왔습니다.

당초 정부는 올해 필요한 요금 인상 폭을 ㎾h당 51.6원으로 산정했지만 지난 1분기(1~3월)와 2분기 요금 인상 폭은 ㎾h당 21.1원에 그쳤습니다.

한전은 요금 인상으로 산업용(44만 호) 중에서도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h당 평균 10.6원 올리고 중소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갑) 요금은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을) 전기를 이용하는 고객은 4만 2,000호로, 전체 이용 고객의 0.2% 수준입니다. 이들 전력 사용량은 26만 7,719기가와트시(GWh)로, 전체 사용량(54만 7,933GWh)의 48.9%에 달합니다.

산업용(을) 전기료만 어느 정도 올리더라도 재무여건 개선에 보탬을 줄 것이라 내다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전은 시설 규모 등 요금 부담 여력을 고려해 전압 별로 세부 인상 폭도 차등화했습니다.

산업용(을) 중 고압A(3,300∼6만 6,000V 이하)는 ㎾h당 6.7원, 고압B(154㎸)와 고압C(345㎸ 이상)는 ㎾h당 13.5원을 각각 올리기로 했습니다.

해당 기업이 내야하는 월 요금 인상분은 고압A의 경우 200만 원, 고압B는 2억 5,000만원, 고압C는 3억 원 정도로 추정했습니다.

고압C 고객은 모두 대기업으로, 이번 인상으로 올 4,000억 원, 내년 2조 8,000억 원의 추가 수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기요금 조정에서 주택용과 소상공인‧중소기업용 등이 제외된 것은 고물가·고금리 속에 내수경제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 전기료까지 올린다면 서민경제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관련해 한전 측은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하되 물가, 서민경제 부담 등을 종합 고려했다는 입장과 더불어 “앞으로 국제 연료가격, 환율 추이 등을 살펴가며 요금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전기료 인상 방침 발표에 따라 전기 사용량이 많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계 등을 중심으로 부담스럽다는 반응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함께 중소기업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더해,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납품대금연동제에 전기요금을 포함하는 방안을 마련해 에너지 비용 부담이 높은 뿌리 중소기업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전 요금 인상은 누적 적자를 감안해 정상화 궤도에 오르기 위한 과정 중 하나”라고 해석하면서 “다만 지연됐던 요금 인상으로 인해 자칫 기업 부담을 키우고, 제품 단가 인상 등으로 파장이 번질 수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 고민이 요구된다”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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