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유산`이 남긴 3000억... 3984명 `희망의 싹` 돌봤다

박은희 2023. 11. 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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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기부로 2021년 5월 설립된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면서 'KH 유산'이 뿌린 씨앗이 희망의 결실을 맺고 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이건희 선대회장은 인간과 생명존중의 경영 철학으로 아이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선대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유족이 기부한 기금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소아암 희귀질환 환아들을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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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무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뒷줄 왼쪽), 김영태 서울대병원장(뒷줄 왼쪽 두번째), 김한석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장(뒷줄 왼쪽 일곱번째), 최은화 서울대병원 소아진료부원장(뒷줄 왼쪽 열번째), 최재형 국민의힘 국회의원(뒷줄 왼쪽 열한번째), 박중신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뒷줄 왼쪽 열두번째) 등 관계자들이 8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심포지엄에 참석해 환아, 환아가족들과 기념촬영하고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1993년 12월 1일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삼성의료원 건설 현장을 직접 점검하는 모습. 삼성 제공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기부로 2021년 5월 설립된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면서 'KH 유산'이 뿌린 씨앗이 희망의 결실을 맺고 있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평소 의료 공헌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던 이 선대회장의 유지에 따라 유산 중 7000억원을 감염병 극복을 위해 기부했다.

사업단은 이 중 3000억원의 재원으로 탄생했다. 2030년까지 10년간 국내 소아 암·희귀질환 환자의 진단·치료·연구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출범했다.

서울대병원은 8일 의생명연구원 윤덕병홀에서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올해 3년째를 맞은 사업단 추진 현황과 성과를 공개했다.

사업단은 기부금을 △소아암 1500억원 △소아 희귀질환 600억원 △기타 소아질환 공동연구 900억원 등 3개 사업부에 배정한 뒤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주도로 시작하다가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 의료기관 160곳과 의료진 1071명이 동참하고 있다. 선정된 연구 과제는 소아암 48건, 소아희귀질환 19건, 공동연구 109건 등 총 176건이다.

그동안 사업단에서 진단한 환자는 소아암 1089건, 소아희귀질환 1746건, 기타 소아질환 1149건 등 모두 3984건이다. 치료는 모두 2336건이 진행됐다. 소아암 14건, 소아희귀질환 627건, 기타 소아질환 1695건 등이다.

직접적인 치료비 지원으로 환아를 도운 사례도 있다. 4년 전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17세 유리(가명)는 항암 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을 마친 후 사업단으로부터 회당 100만원에 달하는 미세잔존암 골수 검사를 지원받고 있다. 의료진은 유리에게 7차례 검사를 무상으로 실시하며 재발 여부를 관찰 중이다.

사업단에 참여한 오석희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는 "희귀질환 연구는 워낙 지원이 없다"며 "하지만 이건희 기금을 통해 5년간 할 연구를 1년에 할 수 있도록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한석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장은 이 선대회장의 유족이 기부 의사를 전달하면서 '환아와 가족에 직접 도움을 줄 것' '전국의 모든 지역 환아에 도움이 돌아가도록 할 것' 등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이 전국의 연구자와 환자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이건희 선대회장은 인간과 생명존중의 경영 철학으로 아이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선대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유족이 기부한 기금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소아암 희귀질환 환아들을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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