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한파에 전기료 인상까지…산업계 '한숨' 커진다

이인준 기자 2023. 11. 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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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산업계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 타깃인 산업용 을은 주로 대기업이 대상이다.

다만 전기료 인상은 원가 부담은 물론 전방 산업 제품군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나 이차전지 등 한국의 대표 산업도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서도 글로벌 경쟁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전기료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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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업장 전기료 평균 ㎾h당 10.6원 인상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업종 원가 부담 커질 듯
정부 "극복 희망" 언급에도…경쟁력 저하 불가피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산업계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철강, 정유 기업들의 수익성에 경고음이 커졌다. 실적 한파에 전기요금 인상까지 덮친 산업계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7일 정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계약물량이 300㎾h 이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평균 ㎾h 당 10.6원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했다.시설규모 등에 따라 산업용(을) 고압A(3300~6만7000V 이하)는 ㎾h당 6.7원, 그 외 고압B(154kV 이상)·C(345kV 이상)은 ㎾h당 13.5원이 인상된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 타깃인 산업용 을은 주로 대기업이 대상이다. 전체 전력 사용량의 48.9%, 산업용의 95.5%에 이른다.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한다는 방침이어서 인상은 이번으로 그치지 않는다.

생산 원가에 직결…삼성전자 연 3000억 이상

전기료는 생산 원가와 직결되는 품목이라는 점에서 산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공장을 24시간 가동해야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기업들의 수익성은 급격하게 악화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 중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한 곳이 내는 전기요금만 연간 1조원이 넘는다.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업장 전력 사용량은 2만8316GWh로, 이번 인상분(㎾h당 13.5원)을 단순 적용 시 3822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021년 연간 9209GWh를 사용했는데, 추가 인상으로 인해 부담해야 하는 전기요금은 1243억원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이번 요금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철강제품의 절반 가량을 전기로에서 생산하는 현대제철도 전기료 부담이 클 수 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의 산업군도 큰 폭의 전기료 인상이 예상된다. 이밖에 S-OIL, LG화학 등 정유·석유화학 기업들도 대표적인 전기 다소비 기업들이다.

정부 “경영효율로 극복 희망”…산업계 경쟁력 약화 우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이번 조정 대상인 '산업용 을'의 대상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커서 부담할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경영효율이나 에너지효율로 극복할 수 있다고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기료 인상은 원가 부담은 물론 전방 산업 제품군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근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차세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선단 공정 전환에 나서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경우 연간 1㎿(메가와트)의 전기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장비의 10배가 넘는 '전기 먹는 하마'다.

특히 철강 업종의 경우 전력비용이 원가의 1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부담이 클 수 있다. 디스플레이나 이차전지 등 한국의 대표 산업도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서도 글로벌 경쟁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전기료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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