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수 헌신, 우승컵으로 보답 받았죠"
팀 해체위기에 임금도 거절
"믿고 따라준 선수들 원동력"
하부 리그라고 해서 정상에 오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승격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갖고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 다수의 팀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해체 위기에 놓였던 팀을 위해서 지난 2년간 무보수로 헌신해 K4리그 우승컵을 안긴 명장이 있다. 바로 심봉섭 여주FC 감독이다. 지난해 17개 팀 중 16위에 자리한 약팀 중 하나였던 여주FC는 지난 5일 우승을 확정하며 1년 만에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심 감독은 "2020년 9월 해체 통보를 받았던 여주FC가 이렇게 빨리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주변에서 미련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모든 것을 보답받았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1989년 K리그 드래프트 1차 지명을 통해 대우 로얄즈에 입단한 심 감독은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실력자다. 그러나 무릎과 허리 부상 등이 심해져 1995년 은퇴를 결정했다.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던 심 감독이 여주FC 사령탑으로 부임한 건 2020년이다. K3리그 승격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여주FC 감독 생활을 시작했지만 2020년 9월 갑작스러운 해체 통보를 받았다. 고향 팀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던 심 감독은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다행히 여주FC는 해제되지 않았고 이충우 여주시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지난해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 과정에서 심 감독은 임금을 받지 않았다.
심 감독은 "팀이 어려운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돈을 받을 수가 없었다. 이 상황에서는 다른 감독들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언제나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번 우승은 선수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여만 받지 않은 게 아니다. 심 감독은 팀이 정상화되기 전까지 코치 없이 혼자 팀을 이끌었다.
심 감독이 꼽은 올해 최고의 선수는 2020년부터 여주FC에서 활약 중인 주장 김성현이다.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주는 이동희와 15골을 넣으며 득점왕이 유력한 정충근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심 감독은 "김성현과 이동희가 팀의 중심을 잡고 정충근은 팀에 승점을 안기는 골잡이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K4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K3리그로 승격하게 된 심 감독은 새로운 무대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K3리그에서도 올해와 같은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다시 한번 선수들과 힘을 합쳐 여주FC가 강하다는 것을 성적으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1억이면 벤츠 대신 카니발”…하차감 끝판왕, 진짜 ‘성공하면 타는 車’ 됐다 [왜몰랐을카] -
- 중국 이정도로 싫어했나…한국인 83% “경제는 역시 미국” - 매일경제
- 자영업자는 울겠네…“살림살이 팍팍하면 ‘이것’부터 줄일래요” - 매일경제
- 이동욱도 다녀간 ‘이곳’…국내서 2만원에 일본 여행 하는 비법 - 매일경제
- 고작 인구 ‘80000명’인 나라가 어떻게...올해 최고의 유럽 관광마을에 선정된 배경 - 매일경제
- “여보, 우리 빚 다갚지 않았나요”…추가대출 ‘이것’ 때문에 거절, 아시나요? - 매일경제
- “탕후루는 비켜라”…K디저트 붕어빵, 편의점서 잘 팔리네 - 매일경제
- 첫 ‘AI 스마트폰’ 갤럭시S24…기능·디자인 어떻게 달라지나 - 매일경제
- 세입자 부담 알기나 하나...전세사기가 몰고 온 후폭풍 [기자24시] - 매일경제
- ‘호화 군단’ 클린스만호 인기 대박, 싱가포르전 열리는 6만 6000석 상암벌 가득 찬다…전석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