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이재명 향해 "대표님, 이제 정쟁 좀 그만 합시다"

[the300]'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 출범식' 참석…"당에서 미움 사고 있어, 민주당도 잘한 거 없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 및 후원의 날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이제 정쟁 좀 그만 합시다"라고 촉구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통해 "김대중 선생님 마지막 유언이라는, 사랑이 뭡니까 사랑이. 남의 허점 덮어주고 좋은 점 부각시키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 위원장은 "권노갑 이사장님,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대해줘서 감사드린다"며 "김민석 의원님이 (초대) 전화를 주셔서 참 놀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참 여유있구나"라고 했다. 이어 "김민석 의원님을 평소 미국 문화원 사건 때부터 우리가 둘 다 학생 때부터 안다"고 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인 위원장은 "저는 먼저 김대중 선생님한테 감사한 걸 말씀 올리고자 한다"며 "아시아에서 첫 평화적 정권교체를 한 위대한 분이고, 둘째로 우리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넘겨주신 분"이라고 했다.

이어 "그 다음은 화해와 용서다. 1994년 정계를 떠난 김대중 선생님을 처음으로 앉아서 독대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전 한이 꽉 차있었다. 광주에서 통역하고 저도 뻘건 색깔이 들었고 경찰이 몇 년 동안 따라다니고 그 한을 아직 풀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인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만나자마자 '박정희 대통령은 돌아가셨지만 전두환 대통령은 살아계시지 않냐, 왜 선생님 보복 안 합니까!' 했는데 걸쭉한 말씀으로 '인 원장, 보복이라는 것은 못쓰는 것이여. 말하자면은 만델라처럼 살아야 해' 하셨다"고 전했다.

인 위원장이 김 전 대통령 성대모사를 하며 당시 그의 말을 전하자 청중 사이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 및 후원의 날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 위원장은 "근데 1998년 영광스러운 취임식날 김대중 대통령 취임 전에 보니까 거기에, 죄송합니다 여러분. 머리가 좀 벗겨진 분(전두환 전 대통령)이 오셨더라구. 그 옆에 노태우 대통령도 오고. 그래서 속으로 아주 분노했다. 이 거룩한 장소에"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그 다음에 생각이 짧았다는 걸 깨달았다. 야 진짜 실천하는구나. 저 사람은 참으로 노벨상감이구나"라고 밝혔다. 연거푸 박수가 쏟아졌다.

인 위원장은 "저는 혁신위원장을 맡으면서 오늘 여기 오니까 저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당 안에서는 엄청나게 미움을 사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왜냐, 솔직히 의사가 아주 쓴 약을 처방했다. 그 약을 먹고 빨리 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최근 당내 통합과 관련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 등의 징계를 전면 취소하라고 제안하고, 당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계)·중진 의원들에게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권고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인 위원장은 "민주당엔 한 말씀을 전라도말로 해야 쓰겄다"며 "민주당도 그동안에 그렇게 크게 자랑할 게 없다. 정쟁을 좀 그만하고, 좀 김대중 선생님, 김민석 의원 같은 분, 아주 논리적이고 아주 좋은, 생각은 달라고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분, 그런 길로 오늘 가셨으면 참 고맙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전세계에서 지난 50년 동안 경제발전 1위다. 한강의 기적이다. 이제는 정치도 모범적으로 바꿔서 우리 같은 정치를 갖고 싶어하는 그런 나라가 됐으면 참으로 좋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 박수가 나왔다. 그는 "좀, 이재명 대표님 이제 정쟁 좀 그만합시다. 그만 하고 나라를 위해 같이 싸우자"고 덧붙였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