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홍준표도 '불출마 압박'…김기현 '결단' 주목
당내 일각 "김 대표가 결단하면 다른 의원들도 동참"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내 주류 인사들을 향해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압박하고 있지만, 당은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결국 혁신위의 쇄신 동력이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나서 압박하는 상황이다. 결단의 물꼬를 트는 계기는 불출마가 언급되고 있는 김기현 대표의 선택에 달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與 '불출마' 압박에 묵묵부답…김종인·홍준표 '일갈'
최근 인 위원장은 당내 주요 인사들을 만나 조언을 듣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8일 홍 시장을 만난 데 이어 전날(7일)에는 김 전 위원장을 찾아 당 쇄신 방향성을 의논했다. 이는 1호 안건인 '대사면' 이후 내놓은 혁신안이 당내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자, 김종인·홍준표 등 당내 영향력이 강한 인사들을 고리로 쇄신 동력을 되찾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인 위원장이 초강수 카드로 꺼내든 당 지도부·중진 의원·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의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가 '무반응'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향후 혁신위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혁신위는 인 위원장의 제안이 국민적 지지와 동의가 필요한 만큼 혁신안으로 의결하지 않고 공론화부터 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 위원장의 연이은 압박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자, 김 전 위원장과 홍 시장이 거침없는 쓴소리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를 찾은 인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여당 의원들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당의 위계질서가 무너졌다고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다음에 듣보잡들이 나서서 중진들 군기를 잡고 있는데, 초선도 원외도 설치고 있다"며 "대통령과 거리가 가깝다고 설치는 바람에 당이 개판이 됐고 이건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직격했다.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대상자들이 침묵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홍 시장은 "혁신위가 주장한 대로 들어주는 것이 맞고, 그렇지 않으면 혁신위를 해체해야 한다"며 "자기들이 해결 못 하니까 혁신위를 만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는 김 전 위원장도 비판한 부분이다. 김 전 위원장은 "해당 의원들이 순응할지 않을지 아무 반응이 없다"며 "(인 위원장 제안은) 정치 그만하라는 얘기와 같은데, 인생 걸고 해오던 (정치를) 그만둘 수 있겠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 與, 김기현 결단 '예의주시'…선당후사 정신 보여줄까
인 위원장을 비롯해 당내 영향력이 강한 인사들이 주류 인사들을 거세게 압박하자, 당내 시선은 김기현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시사한 김 대표가 거취를 결정할 경우, 당내 의원들의 결단에도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김기현 1기 지도부 수석대변인을 지낸 유상범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대표가 과거 저희랑 대화하면서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큰 영광은 다 이뤘다'라고 말했다"며 "당과 국가 발전 측면에서 검토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불출마 결단은 이번 인 위원장의 제안과는 무관하다고 알려졌다. 김 대표의 결단 의지는 오래전부터 언급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실제로 측근들에 '총선 승리 외 다른 것은 원하지 않는다'라며 당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알려졌다. 한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단순히 떠밀려서 결단을 내리는 것이 아닌 시점을 보고 불출마를 생각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그 희생하겠다는 마음이 느껴질 정도라고 한다"고 했다.
문제는 김 대표가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여부다. 향후 정치 행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당장 결단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책임론이 불거졌을 당시 사퇴 요구에 응하지 않은 만큼, 불출마 시사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자인 김 대표가 당시 임명직 당직자 사퇴로 물러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결단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상하지 않는가"라면서 "결국 혁신 의지는 그 결단에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가 '정치인의 희생'을 강조한 인 위원장의 기조에 맞춰 결단을 내린다면, 당 주류 인사들의 거취 압박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결단한다면 다른 의원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당대표가 결단하는데, 다른 의원들도 결단을 내리지 않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매매 의혹' 최민환, 강남집 38억에 팔아…차익 '어마어마'
- 전 여친 때려 숨지게 한 '거제 교제폭력' 20대男, 12년형 선고
- 코오롱, 3분기 영업손실 166억...적자전환
- 영동군서 50대 남녀 숨진 채 발견…여성은 복부 자상
- 반도체 팹리스 파두, 3분기 매출 100억 영업손실 305억
- 삼성전자 노사, '2023·2024년 임협' 잠정합의…"약 10개월 만"
- [포토] '술타기' 처벌하는 '김호중 방지법' 국회 본회의 통과
- "노이즈 노이즈~"…수능 국어문제 "로제 '아파트' 생각나서 힘들었다"
- 수능 국어 링크 누르니 '尹 규탄집회' 무슨 일?…"오늘 구입한 도메인"
- 수수료 9.8%→2~7.8%로…배민 "업주와 상생 성장 앞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