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로 무려 5시간 비행하는 드론

스타트업 축제 컴업 2023 개막
전기충전 대신 수소에너지
시간당 40㎞ 장거리 비행
군사·인명구조용 큰 관심
최다 출품 아이템은 인공지능
로닉, AI 음식조리 솔루션

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컴업 2023'에서 참관객들이 한 부스에서 증강현실 아트 앱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규모 민간 주도형 스타트업 축제 '컴업 2023'이 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막을 열었다. 컴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2019년 국내 위주로 운영되는 '벤처창업대전'을 글로벌 행사로 개편한 행사다. 올해 컴업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공식 사절단이 방문한 가운데 미국, 프랑스, 스위스, 일본, 베트남 등 35개국 700여 명이 참여했다. 해외 스타트업 비중이 60% 이상으로, 100여 개 해외 스타트업을 위한 '글로벌 커뮤니티 존'이 신설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인공지능(AI) 기술에 특화한 스타트업이 다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에이제이투는 AI에 기반한 소프트웨어(SW)가 홍채와 얼굴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얼굴과 홍채 영상을 딥러닝한 AI가 카메라 앞에 선 사람의 얼굴과 홍채만으로 기존 제품보다 2배 빠르게 구분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디바이스를 꽂고서도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 또한 높다는 평가다.

현장에서 만난 정길수 에이제이투 대표는 "저가 버전은 지난달에 출시했고 중가와 고가 버전은 프로토타입이 올해 말에 나온다"며 "캐나다 공항과 미국 군부대에서 내년부터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5년 차 스타트업 기업 라이언로켓은 생성형 AI가 웹툰 그림 작업을 해주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만화 판권을 가진 회사로부터 콘티를 받으면 AI가 가장 적합한 캐릭터와 이미지를 생성해낸다. 스토리라인을 따라 캐릭터와 복장 등 일관성을 유지하고 정확한 자세와 각도 조절도 가능하다. 기존보다 웹툰 작업 속도가 10배 더 빠르고, 가격이 50% 저렴한 것도 강점이다.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는 "유명 만화들에 대한 판권을 갖고 있는 일본과 국내 업체들로부터 협업 제안을 꾸준히 받고 있다"며 "현재 10개가 넘는 작품과 협업했다"고 밝혔다.

로닉은 AI 기술로 음식을 자동 조리하는 AI 조리 로봇 솔루션을 개발했다. AI 솔루션을 탑재한 로봇이 1시간에 200그릇 이상 맞춤식 조리가 가능하고, 원가율과 영양성분 등도 실시간으로 계산한다. 음식 종류에 맞는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요식 업계에서 널리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서울 성수동 S팩토리에서는 컴업과 연계한 'K글로벌 클러스터 2023' 행사도 동시에 개막했다. 총 75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했는데 미래 모빌리티, 자율주행, 바이오헬스, 미래 에너지 등 혁신기술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현장에서 주목을 끈 것은 폭 2m 길이의 커다란 드론 한 대였다. '멀티콥터'라는 이름의 이 드론은 시간당 40㎞를 날아갈 수 있고, 최대 비행 시간이 5시간에 이른다. 전기 충전으로 움직이는 배터리 드론보다 10배 이상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다. 멀티콥터를 개발한 김사순 패리티 대표는 "충전 시간이 긴 전기 충전 배터리 드론과 달리 액체수소를 연료로 삼아 움직이는 드론"이라며 "카메라를 달아 감시·정찰 용도로 쓰거나 인명 구조, 수색, 군적 용도로도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환영사에서 "국경 없는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창업·취업 비자제도를 완화하고 내년까지 10조원 규모 글로벌 펀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