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 이어 MBC도? 드라마 재방송에 자막이 달리는 이유[스경연예연구소]
최근 주말 지상파에서 편성되는 재방송 드라마들을 보다 보면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외화를 보듯 드라마 화면 하단에 한글 자막이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자막은 방송사 종합편집 과정에서 본방송과 다르게 추가된 폐쇄자막으로 시청자가 임의로 켜거나 끌 수 없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OTT나 웹콘텐츠 등에서는 일상화됐지만 지상파 채널에도 시도되기 시작했다. SBS가 올 초 방송한 드라마 ‘법쩐’과 ‘트롤리’ ‘모범택시 2’에서 자막을 달아 재방송하기 시작했고, 원래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MBC도 금토극 ‘연인’을 시작으로 ‘연인 파트 2’에서도 재방송 때 자막을 달아 방송하기 시작했다.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KBS만이 자막 방송에 대한 계획이 없다.
재방송 자막 방송을 시도하는 방송사들의 이유는 각기 달랐다. SBS는 지금의 드라마 시장 환경에 주목했다. SBS 관계자는 ‘스포츠경향’에 “OTT 중심으로 이미 한국어 자막 서비스가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드라마의 재미 및 몰입도 증가를 위해 재방송에 자막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SBS는 “특히 최근 대사가 많거나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장르물 편성 비중이 높아져, 정확한 정보의 전달이 필요했다”며 “다만 TV의 경우에는 자막 설정을 선택할 수 없고, 자막으로 연출적 요소나 연기에 대한 집중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견도 있어 본방송 반영은 계획이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MBC 역시 정보전달에 방점을 뒀다. ‘연인’ 측 관계자는 “고어나 방언이 많아 자막과 함께 즐기기에 적합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익적인 목적도 강조했다.
MBC 측은 “이미 모든 방송에 시청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 화면해설 방송 및 일부 자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TV 외 다양한 기기로 실시간 시청을 하는 시청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재방송은 자막 서비스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방송사들의 이유를 보면 자막 사용의 이유가 모두 드러난다. 첫 번째는 방송시청에 불편이 있는 시청자들을 위해 장벽을 없애는 이른바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정책의 일환이고, 두 번째는 지금 시청자들의 시청 경향에 부응하는 정책이라는 점이다.
최근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OTT 등 시리즈물의 시청에 있어 장시간 정주행을 위해 1.5배속, 빠르면 2배속 시청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대사는 전달이 힘들 수 있으므로 내용 파악을 빠르게 도와주는 자막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자막은 OTT 시대에 맞춰 시청자들에게 빠르게 스며들었다.
게다가 SBS의 설명처럼 전문용어나 고어, 방언 등을 이용한 장르물이 늘어나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한 목적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아라문의 검’처럼 복잡한 세계관을 가진 작품은 자막이 없으면 제대로 된 감상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덕현 평론가는 “한국 드라마의 자막 서비스는 글로벌 공략을 위해 세계 각국 언어 자막이 필수적이었던 넷플릭스의 정책으로 시작됐다. 항상 로컬을 고려해야 하는 넷플릭스의 특성상 뉘앙스를 정확히 전달하는 자막의 존재는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막이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상파에도 퍼지고 있는데, 과거 봉준호 감독이 ‘1인치의 자막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많은 작품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요즘은 자막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더욱 많아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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