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강요" 양현석, '보복협박' 징역 6월·집유 1년…무죄 뒤집힌 이유 [MD현장](종합)

양현석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서울고등법원 박서연 기자] 양현석(53)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보복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양현석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면담은 이뤄졌으나 구제적인 해악 고지가 인정되지 않는다. 피해자의 진술은 인정되기 어렵다"면서도 "김한빈에 대해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고 열등한 사회적 지위에 있는 피해자를 야간에 공개되지 않는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질타하고 진술 번복을 요구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 양현석의 면담 강요, 위력 행사 등이 담긴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심리적 부담 및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고 위력 행사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예비적 공소사실은 유죄로 판단한다"고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실제로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김한빈에 대한 처벌을 이뤄냈다. 피고인 양현석의 사회적 지위를 고려하면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양현석은 재판이 끝난 후 "양형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이신가", "사임할 건가"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 없이 법원을 떠났다.

양현석 / 마이데일리

양현석은 지난 2016년 당시 YG 소속 가수였던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26)의 마약 구매·투약 혐의와 관련해 가수 연습생 한서희(28)가 공익제보자로서 경찰 조사에서 진술하자,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한서희를 YG 사옥으로 불러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번복하면 사례비도 주고 변호사도 선임해 주겠다" 등의 말을 하며 회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양현석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보복 협박이나 강요죄로 처벌하려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공포심으로 의사의 자유가 억압된 상태에서 번복이 이뤄져야 한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하더라도 양현석의 발언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충분한 증명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면담강요(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4항 위반) 및 방조죄의 공소 사실을 추가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2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비아이의 마약 범죄 제보자를 불러 범죄를 무마한 점, 연예활동으로 취한 이득 상당 부분이 최대 주주인 양현석에게 돌아간 점, 공익제보자 한서희를 사옥에 불러 번복을 요구한 것이 위력 행사에 해당하는 점,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으며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양현석은 지난 9월 열린 항소심 5차 공판에서 무죄를 호소했다. 양현석은 최후진술을 통해 "서태지와 아이들 활동 후 1997년 YG를 설립해 수많은 가수들을 발굴하고 스타를 만드는 일에 매진했다.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살진 않았겠지만 사회와 후배들의 모범이 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왔다"며 "지난 4년 간 여러 억측들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도 하루 빨리 진실이 밝혀지기를 조용히 바랐을 뿐, 개인적인 소견을 언론이나 SNS를 통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제가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K팝을 이끌어갈 후배들을 양성하고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