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美 샌프란 APEC 참석…영국 국빈 방문 이어 ‘엑스포 유치’ 파리행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5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관건이다. 이달 말에는 영국 국빈 방문에 이어 프랑스 파리를 찾아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막판 총력전에 나선다. 12월에는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오는 15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8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 취임 후 APEC 회의 참석은 처음이다.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15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동포간담회와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등에 참석한 뒤 다음날 본 행사에 나선다. 16일에는 APEC 첫 세션으로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과 업무오찬을 겸한 비공식 대화, 만찬 등에 나선다. 주제는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 창조’다. 윤 대통령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과 기후위기 극복, 국제적 연대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17일에는 두 번째 세션인 ‘리트리트’(형식 구애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세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APEC 참석을 계기로 복수의 국가와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다. 관건은 한·중 정상회담 여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미·중 회담을 언급했지만 중국 측은 현재까지 시 주석의 APEC 참석을 공식 확인하진 않았다. 한국 정부는 중국 측과 의견을 교환하며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여러 양자 회담이) 확정 단계가 아닌 논의 단계라 현재로선 구체적인 나라의 수와 이름을 알려드릴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번째로 시 주석과 대면하게 된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상견례성 회담을 한 바 있다. 두 번째 회담이 마련되면 ‘완결’된 한·미·일 3각 공조 구도 속에 한·중 경제 협력과 북핵 문제 해결 방안 등이 의제에 오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APEC에서 귀국 후 다음날인 20일 영국 국빈 방문길에 오른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처음으로 국빈 초청하는 해외 정상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영국 왕실은 연간 2차례 국빈을 초청한다. 한국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방문하는 건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20일 현지 한인들을 만난 뒤 21일 공식적인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윌리엄 왕세자비 부부가 윤 대통령 부부를 숙소에서 영접한 뒤 호스 가즈(Horse Guards) 광장까지 함께 이동한다. 이어 왕실 근위대 사열 후 찰스 3세 부부와 오찬을 위해 버킹엄 궁까지 마차 행진을 하게 된다. 다음날엔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헌화하고, 영국 의회에서 연설한 후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한·영관계의 태동과 성장의 역사를 돌아보고 양국이 함께 지향할 미래비전과 협력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김 차장은 밝혔다. 연설은 지난 4월 국빈 방미 때 의회 연설과 마찬가지로 영어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23일 찰스 국왕과 작별 인사를 나눈 윤 대통령 부부는 곧장 파리로 이동한다. 오는 28일 엑스포 최종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2박4일간 국제박람회기구(BIE ) 대표들을 대상으로 오·만찬과 리셉션 등으로 유치 총력전에 나설 계획이다. 김 차장은 “전방위 정상외교에 이어 실제 현장에서 투표하는 회원국 대표들을 직접 접촉할 것”이라며 “(표심) 미정국과 부동층의 마음을 돌리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5일 귀국한다.
올해 마지막 해외 순방은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이 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 초청에 따라 12월 12~13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1961년 양국 수교 이후 처음이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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