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절반으로 줄어든 SK하이닉스 적자 전망치… 4분기 흑자전환 예측도 나와

최지희 기자 2023. 11. 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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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출하량·가격 모두 상승세
올해 연간 적자 8조원대→내년엔 영업이익 10조원 회복 전망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SK하이닉스 제공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반도체 한파에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을 개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영업적자 추정치는 절반으로 줄었다.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면서 일각에선 올 4분기 흑자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한 달 전 영업손실 7160억원에서 전날 기준 영업손실 3342억원으로 적자폭이 감소했다. 전망치는 시간이 갈수록 상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1주 이내 SK하이닉스 실적을 예측한 증권사 수치는 일제히 올라 4분기세자릿수 중반대 적자, 내년 1분기 흑자 전환 전망이 대다수다.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가 내년 2분기부터 흑자를 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이 예측 시점도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지난 7일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가 올 4분기 영업이익 852억원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적자 예상 규모가 대폭 줄어드는 건 HBM(고대역폭 메모리), DDR5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메모리 가격도 시장 기대보다 빠르게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HBM 시장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앞선 3분기 D램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약 20% 늘고 평균판매가격(ASP)도 10% 올랐다고 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제치고 가장 먼저 D램 사업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선 이런 흐름이 4분기에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D램 영업이익률은 출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동반돼 3분기 11%에서 4분기 24%로 오를 전망”이라며 “낸드플래시는 출하 증가율이 시장 평균치를 밑돌지만, 판매 가격이 전년 대비 9% 상승하며 영업적자폭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낸드의 재고평가손실 환입이 반영될 가능성도 있어 수익성이 예상치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4분기엔 D램 계약 가격이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SK하이닉스의 D램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11%, ASP는 9%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의 HBM3E./SK하이닉스 제공

D램 훈풍을 타고 내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호황기 수준으로 회복해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긴 건 2021년(12조4100억원)이다. 올해는 8조원에 육박하는 연간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개선되면서 고객들이 재고를 다시 채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침체기가 길었던 서버용 제품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해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최근 들어 PC와 스마트폰 고객들로부터 재고 보충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가격 협상 흐름이 점점 공급자 우위로 돌아서는 등 업사이클(호황) 진입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가 목격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3E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HBM 제조 과정에 활용되는 TSV(실리콘 관통 전극) 공정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첨단 패키징 기술인 TSV는 D램에 미세 구멍 수천 개를 뚫어 상·하층 칩에 전극을 통하게 하는 기법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내년 TSV 캐파(생산능력)는 올해 말 대비 2.3배까지 증설될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이 HBM3·HBM3E 생산에 할당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2일 흑자전환 예상 시점을 묻는 질문에 “(반도체 업황이) 이제 반등을 시작했다”며 “전체적으로 흑자로 돌아가는 것은 내년에는 되긴 하겠지만 어느 시점이라고 정확히 지금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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