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15∼18일 美 샌프란 APEC 참석…20∼23일 英 국빈(종합)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이동환 곽민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중순부터 다음 달 미국과 유럽 4개국을 무대로 전방위 정상외교를 펼친다.
윤 대통령은 오는 15일부터 2박 4일 일정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
18일 귀국한 윤 대통령은 20일 다시 출국, 23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곧이어 프랑스 파리로 이동, 25일까지 현지에 머무르며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마지막 총력전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다음 달 12∼13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이번 미국·유럽 순방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최상목 경제수석은 8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연말 정상외교 일정과 그 의미 등을 밝혔다.
尹대통령, APEC 첫 참석…"글로벌 책임 외교 방점"
아태 지역 경제성장과 번영을 논의하는 지역 최대 협력체인 APEC에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APEC을 계기로 개최되는 'APEC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당일 저녁 미국 주최 APEC 환영 리셉션에도 참석한다.
각국 재계 지도자와 석학 등 1천여명이 참석하는 'APEC CEO 서밋'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대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10년 만이라고 최 수석은 전했다.
방문 이틀째인 16일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 창조'를 주제로 열리는 첫 세션에서 윤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전환·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나라의 기여와 APEC 회원국 간 연대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APEC 공식 민간 자문기구인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와의 대화'와 APEC 정상 만찬에도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17일 '리트리트' 세션에서 다자무역체제 복원과 역내 공급망 연계성 강화, 디지털 윤리 규범 정립을 위한 APEC 협력 필요성 등을 화두로 각국 정상과 다양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김 차장은 "APEC 참석은 올해 숨 가쁘게 전개된 윤 대통령의 '글로벌 책임 외교'에 방점을 찍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APEC 창설을 주도하고 2025년 의장국 수임을 준비하는 우리나라는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은 APEC 정상회의 논의를 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APEC을 계기로 일부 국가와 정상회담을 조율 중이나, 최대 관심사인 한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해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첫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발리 정상회담 이후 1년이 지난 만큼, 한중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을 이어가며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교류 활성화를 촉진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도 아직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며 "한국도 몇 개 정상회담을 논의하고 있는데 현시점에서는 어떤 나라와 정상회담을 한다고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올해 들어 미국을 찾은 것은 지난 4월 국빈 방문, 8월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9월 뉴욕 유엔총회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재미 한인 미래세대와의 대화'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활동하는 한인 청년 과학기술인과 디지털 기업인 약 100명을 초대해 공동 연구와 국내 기업의 세계시장 진출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아울러 대한국 투자를 결정한 첨단산업 기업 투자신고식에도 자리해 기업들을 격려할 방침이다.
20∼23일 영국 국빈 방문…프랑스도 방문해 부산엑스포 막판 총력전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20∼23일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지난 5월 대관식을 치른 찰스 3세 국왕이 초청한 첫 국빈이다.
찰스 3세는 7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의회에서 개최된 즉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윤 대통령 부부 국빈 방문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빈 일정은 21일 공식 환영식으로 시작돼 국왕 주최 환영 오찬, 6·25전쟁 참전 기념비 헌화, 웨스트민스터 사원 방문으로 이어진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민주주의 산실로 평가받는 영국 의회에서 한영 관계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약속하는 내용의 연설에도 나선다.
이날 저녁 버킹엄궁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를 환영하는 국빈 만찬도 치러진다.
윤 대통령은 22일에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디지털, 인공지능(AI), 사이버안보, 원자력발전, 방위산업, 바이오, 우주과학,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윤 대통령은 영국 방문 마지막 날인 23일 윈스턴 처칠 전 총리가 전쟁을 지휘한 현장인 '처칠 워룸'을 둘러보고, 국왕과 만나 작별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영국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기간 ▲ 한영 비즈니스 포럼 ▲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미래 포럼 ▲ 런던금융특구 시장(로드메이어·Lord Mayor) 주최 만찬 등 다양한 경제 일정도 소화한다.
양국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하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첨단산업·에너지·금융 등 분야에서 수십 건의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또 영국 왕립학회가 주최하는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미래 포럼에서 양국의 연구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에는 국빈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 사절단과 영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 등이 참석한다.
경제사절단은 현재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에서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 수석은 영국 경제외교의 키워드로 ▲ 신시장 확보 ▲ 공급망 연계 ▲ 첨단 과학기술 협력 ▲ 무탄소 에너지 연대 등을 꼽았다.
우선 영국 측과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방안을 논의해 브렉시트 이후 공급망을 재편하는 영국 시장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진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반도체·해상풍력·바이오·5G 등 첨단산업 분야 공급망을 긴밀히 연계하고, 첨단 바이오·양자·우주·인공지능(AI)·디지털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로 양국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최 수석은 밝혔다.
또 "영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수소·해상풍력 등 분야에 주력하고 있어 우리와 상호 보완적 협력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윤 대통령이 제안한 '무탄소 연합'을 기반으로 한 협력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영국을 떠나 곧바로 프랑스 파리로 이동할 예정이다.
지난 6월 파리의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직접 영어 PT를 하는 등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펼친 지 5개월 만의 재방문이다.
23일부터 2박 4일 일정으로, 파리 주재 각국 BIE 대표를 대상으로 오·만찬 행사와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 등을 소화하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나선다.
김 차장은 "정상 차원의 전략적인 아웃리치는 부동표 표심을 돌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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