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다음 주 '외교 수퍼위크'…美·英·佛 순방 

박숙현 2023. 11. 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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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8일 美 APEC 참석, 20∼23일 英 국빈 방문, 23~24일 佛 박람회 유치전
내달 12∼13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다음 주부터 이달 말까지 미국, 영국, 프랑스를 차례로 방문한다. 지난달 21일 공군 1호기 앞에서 인사하는 윤 대통령 부부. /뉴시스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 이어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영국을 국빈 방문하고, 23일부터 24일까지는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2030 부산박람회 막판 유치전에 나설 예정이다. '외교 슈퍼위크'라고 부를 정도로 이달 하순은 해외 순방 일정으로 꽉 차게 됐다.

윤 대통령은 2박 4일 일정의 첫날인 1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동포 간담회를 갖고, 같은 날 오후 정상회의 부대 행사인 APEC CEO 서밋에 참석해 'APEC 내 상호 연결성 강화'를 주제로 연설한다. 또 이어 투자 신고식에 참석해 기업인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개최 측이 주최하는 APEC 환영 리셉션에 참석한 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청년과학기술인, 기업인 등 약 100명을 초청한 '미래세대와의 대화'에서 글로벌 진출 활성화에 관한 재미(在美) 미래 세대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둘째 날인 16일에는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주제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 창조')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후위기, 에너지 전환 문제 등을 논의한다. 윤 대통령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대한민국의 기여, APEC 회원국들과의 연대 방안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어 APEC 공식 민간 자문기구인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 대화'에도 참석한다. 회의는 APEC 회원국 정상과 민간 기업위원들이 소그룹으로 나뉘어 재계 의견을 수렴한 '정책 권고서'에 기반해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17일에는 APEC 정상회의 두 번째 세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다자무역체제 복원과 역내 공급망 연계성 강화, 디지털 질서 정립 등을 위한 APEC 회원국 간 협력의 필요성과 대한민국의 역할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후 일정을 마무리하고 18일(한국시간) 저녁에 귀국한다. APEC을 계기로 몇몇 국가들과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지만, 한중 정상회담을 비롯해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설명했다.

귀국 후 국내 업무를 살피고, 숨 가쁜 순방 일정은 곧바로 이어진다. 윤 대통령은 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간 찰스 3세 국왕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찰스 3세 대관식 후 첫 국빈 초청이다.

국빈 방문 첫날인 20일(현지시간) 늦은 오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런던에 도착해 동포 간담회를 갖는다. 둘째날인 21일에는 국빈 공식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국의 윌리엄 왕세자비 부부가 윤 대통령 부부를 숙소에서 영접해 공식환영장까지 함께 이동한다. 이어 찰스 국왕 주최 환영 오찬,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 행사, 영국 의회 연설이 예정돼 있다. 지난 미 의회 연설 때처럼 윤 대통령이 영어로 연설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날 저녁에는 버킹엄궁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22일에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한다. 이어 영국 왕립학회에서 개최되는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미래포럼'에서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양국 간 협력 강화에 대해 연설한다. 이어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낙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김 1차장은 "양국은 디지털, AI(인공지능), 사이버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담 계기에 양국 간 미래 협력 방향을 담은 '한-영 어코드' 문건도 채택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런던 시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처칠 전쟁박물관'을 방문해 처칠 전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을 직접 지휘한 현장을 둘러본다. 이어 다시 버킹엄궁으로 이동해 찰스 국왕과의 작별 인사를 끝으로 국빈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어 곧바로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2박 4일 일정에 돌입한다. 윤 대통령은 오는 28일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23일부터 24일까지 각국의 BIE 대표들과 오·만찬 및 리셉션 행사를 통해 막판까지 유치 교섭전을 벌일 예정이다. 이후 오는 26일 이른 오전 성남 공항에 도착한다.

이번 3국 순방은 국가별로 기대 성과가 명확하다. APEC 외교에서는 다자회의 참석을 통해 기후위기와 디지털 질서 리더십 주도 등 글로벌 책임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2025년 APEC 의장국 수임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역내 글로벌 현안에 대해 한국의 위상을 제고하고 회원국들과 협력을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대통령실은 기대하고 있다.

영국 국빈방문을 통해서는 양국 관계를 격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는 토대를 마련해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찰스 국왕의 첫 국빈 방문 초청은 특히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영국이 브렉시트 (Brexit) 결정을 통해 유럽 공동 시장으로부터 빠져나온 지 꽤 됐고 인도·태평양 전략이 수립되면서 아시아 국가들과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왔다"면서 한-영 FTA(자유무역협정) 구조를 업그레이드하는 신규 협성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최상목 경제수석도 "영국이 아시아 태평양 국가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그중 우리나라가 핵심적인 나라라고 알고 있다"면서 "영국 시장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프랑스 방문에서는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외교 총력전을 전개한다. 김 1차장은 "윤 대통령은 이번 프랑스 방문에서 실제 현장에서 투표하는 BIE 회원국 대표들을 직접 접촉할 것"이라며 "부동표 표심을 돌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윤 대통령 부부는 다음 달 12~13일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의 초청에 따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국빈 방문은 1961년 한·네덜란드 수교 이후 최초다. 이번 국빈 방문까지 합하면 윤 대통령은 올해 아랍에미리트(1월), 미국(4월), 베트남(6월), 영국(11월)까지 5개국을 '국빈 방문' 하게 된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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