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카카오 2년 전 실패 반복 안 하려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논란의 중심에 선 카카오 대주주이자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며칠 전에 내놓은 이 말은 공교롭게도 2021년에도 그가 공언했던 말이다. 당시 김 센터장은 카카오가 문구·장난감 소매업부터 미용실, 꽃·간식 배달과 같은 대표적인 골목상권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2년여가 지난 현재, 상황은 더 악화 일로다.
'혁신 기업' 카카오는 '문어발식 확장'에 매몰된 '탐욕 기업'으로 전락했고 여론도, 정치권도, 심지어 동종 업계에서조차 카카오를 두둔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이번엔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 때문에 금융감독원 포토라인에 섰다. 대통령까지 나서 카카오의 택시 중개 사업을 '콕' 집어 "독과점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한 행태"라며 맹비난했다.
카카오그룹주 주가는 우후죽순으로 떨어져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고, 대중 역시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차가운 시선으로 카카오를 바라보고 있다. 카카오 사업 내용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여론과 대중에 크게 부각되지 않는 카카오 항변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하지만 국민 플랫폼 카카오톡 덕택에 급성장해 온 카카오에는 다른 일반 기업보다 더 큰 사회적 책임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는 걸 김 센터장은 이해해야 한다.
김 센터장이 이번에 혁신 약속을 지키려면 주요 요직에 내 사람을 앉히는 '회전문 인사'부터 바꿔야 한다. 자율경영이 너무 강조되면서 교통정리가 되지 않고 중복 사업이 넘치고, 서로 경쟁이 치열해서 생기는 외부 갈등 등도 문어발식 확장과 골목상권 침범의 한 배경이다. 이런 환부를 도려내려면 내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남의 사람을 데려다 놔야 가능하다. 잦은 불만이 되어온 '불통' '일방적 리더십' 같은 내부 문제도 김 센터장이 아니면 고칠 사람이 없다.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그의 다짐이 실패를 답습하지 않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고민서 디지털테크부 esms46@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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