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승 멤버'의 재회…LG 박해민 "상수와 말은 안 했지만…"[KS]

김주희 기자 2023. 11. 8. 16: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지에서 적으로 만났다.

LG 트윈스 박해민(33)과 KT 위즈 김상수(33)는 올 가을 나란히 8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무대를 밟았다.

박해민은 "그때 (유격수인) 상수가 손을 내밀어서 서로 손을 잡았다. 서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때 뭔가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며 "어린 시절부터 동고동락하면서 1승, 1승을 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는데 이제는 적으로 만났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감정이 좀 느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4년 삼성 우승 힘 합쳤던 LG 박해민·KT 김상수
8년 만에 오른 한국시리즈에서 상대 선수로 만나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 경기,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박해민이 1루타를 치고 있다. 2023.11.07. ks@newsis.com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동지에서 적으로 만났다. 한때는 승리를 위해 힘을 합쳤지만 이제는 상대를 넘어서야 내가 웃을 수 있다.

치열한 승부의 현장이지만 남다른 마음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LG 트윈스 박해민(33)과 KT 위즈 김상수(33)는 올 가을 나란히 8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무대를 밟았다.

2015년 가을, 그들은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두산 베어스를 상대했다. 2011~2014년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삼성 왕조'는 그해 KS 1차전을 이기고도 이후 4경기를 내리 져 두산에 트로피를 내줬다.

이후 삼성 왕조는 조금씩 쇠퇴했다. 그 사이 왕조를 일궈냈던 선수들도 은퇴와 이적 등으로 하나둘 팀을 떠났다.

박해민은 2022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고, 김상수도 지난 겨울 KT와 FA 계약을 맺고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렇게 이제는 '다른 팀' 선수가 된 이들은 이번 가을 '최후의 왕좌'를 가리는 KS에서 재회했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LG와 2위에 오른 KT는 7일부터 KS를 치르고 있다.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S 2차전을 앞두고 만난 박해민은 8년 만에 오른 KS에 대해 "큰 경기에서 너무 들뜨면 안 된다는 걸 아니까 더 차분하게 노력하려고 했다. 다른 때와 비슷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 경기, 1회말 1사 1,3루 상황에서 KT 유격수 김상수가 LG 오스틴의 2루수 앞 땅볼때 박경수가 토스한 공을 잡지 못하고 있다. 2023.11.07. yesphoto@newsis.com


김상수와의 만남에 대한 느낌은 달랐다.

"묘하긴 하더라"며 살짝 웃은 박해민은 "한 팀에서 우승을 목표로 힘을 합쳤던 선수지 않나. 그렇게 같이 했었는데 상대 팀으로 만난 데다 친정팀을 떠나 서로 다른 팀 소속으로 만나다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전날 1차전에서 짧은 '교감'을 나누기도 했다. LG가 2-1로 앞서던 2회 2사 1, 2루에서 김현수가 1루 땅볼을 때리자 1루 주자 박해민은 2루를 향해 달렸다. 김현수가 아웃되며 그대로 LG의 공격이 끝났지만 박해민과 김상수는 누상에서 잠시나마 인사를 나눴다.

박해민은 "그때 (유격수인) 상수가 손을 내밀어서 서로 손을 잡았다. 서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때 뭔가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며 "어린 시절부터 동고동락하면서 1승, 1승을 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는데 이제는 적으로 만났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감정이 좀 느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한 감정은 접어두고, 승리를 싸워야 하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1차전은 김상수의 KT가 가져갔다. LG는 1차전을 2-3으로 패하며 출발했다.

첫 경기를 내줬지만 박해민은 여전히 자신이 있다.

박해민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점수가 안 나왔지만, 선수들이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풀어나간 것 같다. 나도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왔는데 세 번째 타석의 찬스를 해결하지 못한 게 아쉽긴 하지만 감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꼽히는 '1차전'을 지고도 정상에 섰던 기억도 풀어냈다.

"(삼성 소속이던) 2014년에 1차전을 (넥센 히어로즈에) 졌는데도 우승했다. 2015년에는 1차전을 이겼는데 준우승을 했다"고 강조한 박해민은 "선수들에게도 그 이야기를 해줬다. 장난식으로 '우승하려면 1차전을 줘야 한다'고 했다"며 선수단 분위기를 띄웠다.

LG는 우승이 오랜 염원인 팀이다. 2002년 이후 KS 진출도 21년 만에 이뤄냈다.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향해 팬들도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박해민은 "어마어마한 응원 열기를 첫 타석부터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오래 기다리셨구나' 싶은 게 느껴졌는데 1차전을 이기지 못해서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아직 경기는 남아있다. 결국 29년 만의 우승을 해내는 게 중요하지 않나. 꼭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