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 멈추지 못하다 상담 받고 "힘내겠다"…보이스피싱통합센터 한 달

송상현 기자 2023. 11. 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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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 상담원이 A씨에게 전화해 필요 사항을 안내하고 울음을 멈추지 않는 A씨를 따뜻하게 위로했다.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가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서 지난달 4일 출범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실제 8일 방문한 통합신고대응센터에서는 상담원 19명이 분주하게 업무를 이어가고 있었다.

통합센터는 향후 보이스피싱 외에 모든 사기 사건의 정보를 분석하고 대응하는 사기통합신고대응원으로 확대를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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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대응 일원화…경찰청·금감원 등 26명 근무
상담 2배 늘어 하루 1000건…피해 구제는 물론 위로도
8일 서울 종로구 경찰청교육장에 마련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2023.11.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 A씨는 보이스피싱으로 8000만원을 날린 후 극단 선택까지 고려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 상담원이 A씨에게 전화해 필요 사항을 안내하고 울음을 멈추지 않는 A씨를 따뜻하게 위로했다. A씨는 "힘을 내겠다"며 고마움을 전하며 전화를 끊었다.

#. B씨는 수사관을 자처한 C씨로부터 "OO은행 김미수 과장이 명의를 도용한 금융사기에 당신이 공범으로 연루돼 구속영장이 나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C씨는 공범을 잡아야 하니 대출을 받으라고 B씨에게 권유했다. B씨가 보이스피싱을 의심하자 C씨는 화를 내며 수사관을 보내 체포할 테니 모텔에서 대기하라고 했다. 결국 B씨는 112에 신고했고 통합센터 상담원은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B씨를 안심시키며 피해를 예방했다.

8일 서울 종로구 경찰청교육장에 마련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11.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 통합대응센터 한 달…피해구제·범행수단차단에 피해자 위로까지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가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서 지난달 4일 출범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통합센터는 보이스피싱 신고 창구가 기관별로 분산돼 불편하다며 신고를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하자 범정부 합동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112로 신고하면 경찰이 즉시 출동해 대응하지만 이후 피해구제, 범행수단 차단, 추가 예방 등의 조치는 통합센터로 이관된다. 보이스피싱 전화나 문자를 받은 후 사실 확인을 위해 걸려 온 상담 전화도 받아 피해를 막는다. A씨처럼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전화해 추가 피해를 막고 심리적으로 위로하는 것도 통합센터의 역할이다.

통합센터는 7월20일부터 2개월간 시범운영한 뒤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통합센터에는 경찰청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파견된 26명과 SK텔레롬,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직원 6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8일 서울 종로구 경찰청교육장에 마련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지2023.11.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 경찰관·금융권 출신 등 근무…하루 상담 568건→1116건 껑충

실제 8일 방문한 통합신고대응센터에서는 상담원 19명이 분주하게 업무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도 다양했다. 경찰관은 물론 금융권 경력자들도 상당수다. 센터 중간의 모니터에는 상담 내용 등을 유형별로 분류한 수치가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출범 첫 주 상담 전화는 일 평균 568건이었지만 4주 차에는 1116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피싱이 맞는지 확인하거나 제보하는 방법을 확인하는 전화가 36%로 가장 많았고 개인정보 유출 대응 방법을 묻는 전화(22%)도 상당수였다.

다만 상담이 증가하면서 응대율이 첫 주 99.1%에서 넷째 주 93%로 다소 하락했고 같은 기간 평균 상담 시간도 4분19초에서 3분38초로 줄었다. 업무량이 늘어난 만큼 상담 인력 추가 확보가 다음 과제로 지목된다.

통합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는데 향후 24시간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통합센터 관계자는 "24시간 운영하려면 인력을 2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죄 이용이 확인돼 전화번호 이용을 정지한 것도 월평균 8500건으로 통합센터 출범 전보다 2034건(1.2배) 증가했다.

통합센터의 핵심 역할 중 하나는 상담을 통해 실시간 파악된 피싱 수법을 유형별로 정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종 수법이 발견되면 보이스피싱 예·경보를 발령하고 피싱 대응 정책에서 새로운 방향도 제시할 수 있다.

통합센터는 향후 보이스피싱 외에 모든 사기 사건의 정보를 분석하고 대응하는 사기통합신고대응원으로 확대를 도모한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사기방지기본법이 제정되면 사기통합신고대응원도 내년부터 출범 준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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