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어떡하나··· ‘보복 협박’ 양현석, 1심 뒤집고 유죄[스경X초점]

가수 비아이의 마약 혐의 수사 무마를 위해 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8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공익 제보자 협박 혐의와 관련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부장판사 이의영·원종찬·박원철)는 8일 진행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보복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의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양현석은 지난 2016년 당시 소속 그룹 아이콘의 멤버였던 비아이의 마약 투약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 A 씨에게 진술 번복을 강요하고 회유와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실제로 A 씨는 마약 투약 혐의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했고, 2019년 A 씨가 이를 국민권익위를 통해 공익 제보하면서 양현석은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검찰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A 씨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면담강요(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4항 위반) 및 방조죄의 공소 사실을 추가해 즉각 항소했다. 이어진 공판에서도 양현석은 A 씨를 만난 적은 있으나, 협박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과 같이 A 씨의 진술이 자연스럽지 않으며 양현석의 발언이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충분한 증명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YG 대표라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비아이 혐의 관련 야간에 사무실로 불러 질타했다”며 당시 YG의 연습생이었던 A 씨가 심리적인 압박감을 받았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면담 강요와 위력 행사 등의 공소 사실을 인정해 원심을 뒤집고 유죄를 판결했다.

양현석은 지난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법원을 나서며 “이제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사퇴했더 대표직 대신 ‘총괄 프로듀서’라는 소속사의 요직으로 복귀했다. 이후 항소심 진행 중에도 YG의 새 걸그룹인 베이비몬스터의 제작 소식을 전하며 직접 영상에 등장하는 등 다시금 소속사의 얼굴로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법원에 출석한 양현석은 재판 전과 후 모두 취재진의 쏟아지는 대답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양현석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YG는 진퇴양난이 된 모양새다. 현재 YG는 주축이었던 빅뱅 멤버들이 모두 떠난 상태이며, ‘간판스타’인 블랙핑크마저도 재계약 관련 연일 부정적 추측이 오가고 있다. 아직 그 뒤를 이을 이렇다 할 새 세대가 탄생하지 않은 가운데 총괄 프로듀서의 유죄 판결로 YG는 또 한 번 기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양현석이 상고를 결정할지는 알 수 없으나, 이 또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더 길어질 법적 분쟁이 기업 이미지에 좋은 이미지를 주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후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