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래 기다리셨구나...감동했다” 잠실 메운 LG팬과 함께 박해민도 뭉클했다 [KS2 현장]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11. 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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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석부터 느껴졌다. 정말 오래 기다리셨구나...죄송했고, 또 감동했다. 1차전 승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29년만의 우승이 중요한 거니까.”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서 KT 위즈에 2-3으로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시리즈 승부에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간 KT는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74.4%를 거머쥐었다.

반대로 한국시리즈 직행으로 3주 이상 휴식을 취했던 LG는 기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지난 1994년 이후 무려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는 1차전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를 내세워 기선제압을 노렸지만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9회 초 무너지면서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하지만 이날 응원만큼은 압도적인 LG의 승리였다. 경기를 앞두고 LG와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일찌감치 전석 매진됐다. KBO에 따르면 오후 1시 30분을 기준으로 잠실구장 2만 3,750석이 모두 팔렸다.

티켓 예매 자체가 전쟁이었다. 티켓 예매 사이트의 최대 동시 접속자 숫자가 20만명을 넘어섰고 경기 전날 자정까지 혹시나 취소표를 예매하기 위해 줄곧 6~7만명의 동시 접속 인원이 상주했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KT 팬들도 많았지만 2002년 이후 오랜만의 KS 도전에 나서는 LG를 응원하는 홈팀 팬들의 숫자가 훨씬 더 많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후문이다. 실제 7일 1차전에도 3루 원정 응원석 일부를 제외한 잠실구장 거의 대부분의 구역을 유광점퍼를 입은 LG팬들이 가득 메워 일방적인 응원 열기를 보냈다. 체감 온도가 영하권까지 떨어진 심야 시간까지도 응원 열기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8일 경기 전 만난 박해민은 “(LG 팬들의 열기와 응원의 마음은) 타석에 들어설 때부터 느껴졌던 것 같다. 1루뿐만 아니라 3루에서도 같이 응원해 주시니까 뭐라 그래야 할까. 정말 오래 기다리셨구나...그런 생각을 했는데 죄송스럽다”면서 결국 1차전 패배로 끝난 결과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내비쳤다.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던 박해민은 공격에선 3타수 1안타 1사구 1삼진 1득점을 기록했고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는 등 PS 베테랑 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박해민은 “정말 진짜로 예매 접속자가 20만 명이 될 정도로 기다리셨는데 이겼으면...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어쨌든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으니까. 1차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은 29년만에 KS 우승을 하는 것이 중요한 거니까”라며 남은 KS 시리즈 선전과 우승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박해민은 “되게 감동했던 것 같다. 그 마음들...진짜 뭉클한 마음도 (경기 중에는) 계속 이렇게 누르려고 많이 애썼다”면서 여러 차례 팬들로부터 감사함을 느꼈다고 했다.

1차전 패배로 LG가 확률상으로는 불리한 상황이 됐지만, 박해민은 오히려 희망을 말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취재진이 과거 박해민이 삼성 라이온즈 뛰던 시절 KS 1차전 패배 이후 우승한 경험을 언급하자, 그도 선수들에게 전했던 얘기를 들려줬다.

“2013년과 2014년도에도 삼성이 1차전을 지고 우승을 했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장난식으로 ‘우승을 하려면 1차전을 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2013년에는 내가 안 뛰었지만 2014년도에는 ‘1차전 지고 승승, 이렇게 해서 우승했었다’라고. 또 2015년에는 1차전 이기고 우승을 못했으니까. 지금 (김)현수 형이나 (김)민성이 형이나 고참 선배들이 분위기를 많이 밝게 바꾸려고 하고 있다.”

1차전 패배에도 자신부터 나서서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애쓰고 있다는 박해민의 귀띔이었다.

타자들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고 봤다. 박해민은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1차전도 잘 이렇게 풀어나갔지만 결국 점수가 안나와서 그렇지 출루 자체는 10번 정도 나갔으니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면서 “쿠에바스가 가을 들어서 워낙 좋은 투구를 했지만 우리도 정규시즌에는 공략을 잘했던 것 만큼 그걸 믿고 자신감 있게 경기에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천정환 기자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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