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SF 이어 양키스-보스턴까지 주목… 벨린저 놓친 빅마켓 다 뛰어든다? 대형 계약 확실시

김태우 기자 2023. 11. 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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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빅마켓 클럽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이정후 ⓒ곽혜미 기자
▲ 이정후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은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우리는 이정후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2년간 성적 부진으로 끝내 게이브 케플러 감독을 경질한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2023-2024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기본적으로 자금력은 갖춘 팀인데 최근 빅네임 선수의 영입이 없었던 까닭에 팀 페이롤에 여유가 있다. 이제는 다시 포스트시즌을 노려야 하고, 명장이자 윈나우를 이끌 밥 멜빈 감독을 선임한 마당에 뒤는 돌아보지 않겠다는 각오도 읽힌다.

케플러 감독과 달리 3년 연장 계약을 하며 재신임을 받은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부문 사장은 이번 FA 시장을 앞두고 대형 보강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는다. 자신감도 있다. 당장 FA 시장 최대어인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 큰 매물 위주로 시장을 누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스즈키 이치로부터 김하성까지 아시아 선수들과 친숙한 멜빈 감독의 선임도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이번 FA 시장에는 오타니와 이정후,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필두로 한 아시아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

실제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구단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오랜 기간 이정후를 지켜봤다. ‘NBC스포츠’는 8일(한국시간) 이번 여름에 샌프란시스코 고위급 관계자들이 이정후를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면서 “이정후에 대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자이디 사장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시즌 막판에는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고척돔을 찾아 이정후를 마지막까지 점검하기도 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가 뜻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는 이정후다. 류현진 진출 당시와는 포스팅 방식이 다소간 바뀐 점도 있어 사실상 30개 구단과 모두 협상이 가능한 FA 신분과 마찬가지다. 샌프란시스코가 작정하고 달려든다면 유력한 후보가 될 수는 있겠지만, 업계에서는 경쟁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또한 이정후를 꽤 깊이 관찰한 대표적인 팀들이다. 이들은 외야수 보강이 필요하거나, 트레이드 등 선행 결과에 따라 잠재적으로 그래야 할 수 있는 팀들이다. 모두 리그에서 ‘지출’하면 떠올려지는 팀들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에 이어 뉴욕과 보스턴 언론도 이정후를 주목하고 나섰다. 뉴저지 지역 유력 매체인 ‘NJ.com’ 또한 8일 양키스의 영입 후보 중 하나로 이정후를 꽤 비중 있게 다뤘다. 이 매체는 ‘이정후도 포스팅을 한다. 25세의 이정후는 한국에서 뛴 7시즌 동안 타율 0.340,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을 기록하며 엘리트 콘택트 배트로 명성을 얻었다’고 주목했다.

▲ 이정후는 뛰어난 기량과 젊은 나이를 앞세워 외야수 랭킹 2위를 지키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외야 및 야수 최대어로 뽑히는 벨린저의 행선지가 결정되면 이정후 시장이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 언론이 이정후를 주목하는 건 최근 단장 회의에 참가한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의 발언 때문이다. 양키스는 애런 저지라는 확실한 외야수 하나가 있다. 하지만 나머지 두 자리는 사실 확정된 게 없다. 존 모로시는 “캐시먼 단장이 팀에 두 명의 외야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물론 트레이드나 내부 육성도 하나의 방법이기는 하겠지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당장의 성적이 필요한 양키스로서는 FA 영입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보스턴 지역 언론인 ‘매스 라이브’ 또한 8일 역시 자존심을 구긴 보스턴의 이적 시장을 프리뷰하면서 기존 언급되던 선수 외에 ‘좌완 선발 조던 몽고메리, 우완 선발 소니 그레이, 좌타자 이정후, 중앙 내야수 아메드 로사리오가 보스턴이 영입할 수 있는 잠재적인 FA 선수’라고 소개했다. 보스턴 역시 외야수 하나는 필요한 상황으로 여러 선수들과 연계되고 있다.

이정후는 현재 현지 매체들의 FA 외야수 랭킹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홈런왕 출신이자 올해 화려하게 재기한 호르헤 솔레어와 2위를 다툰다. 그런데 대다수 매체들이 이정후를 솔레어 앞에 두는 양상이다. 이유가 있다. 솔레어는 이정후보다 나이가 훨씬 많고, 장타에 비해 타율이 떨어진다. 게다가 중견수는 볼 수 없다. 이정후는 중견수가 가능하고 전성기를 모두 뽑아쓸 수 있는 나이다. 게다가 타격 능력은 확실히 인정받고 있다. 더 안전하면서도 더 미래지향적인 선택이다.

결국 자타 공인 외야 최대어인 코디 벨린저 시장 이후 이정후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개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최대어가 계약을 한 뒤 그 뒤로 서열대로 정리가 되는 경향이 있다. 최대어가 몸값 기준을 세우기도 한다. 벨린저의 계약 시점은 12월 초로 예정된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전후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정후의 포스팅은 한국시리즈가 끝나야 시작할 수 있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11월 중순쯤 포스팅을 시작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 달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벨린저 계약 이후 결판이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벨린저를 놓쳤으나 수준급 외야수가 필요한 빅마켓 팀들이 모두 이정후에 달려들거나 혹은 상황을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벨린저를 복사할 수도 없고, 올해 외야수 시장이 빈약한 것도 이정후에게는 득이다. 이정후는 차분하게 구단들의 오퍼만 기다리면 된다.

▲ 대형 계약 흐름으로 가고 있는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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