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롱베이 인근에 대형 건설 사업…지역민들 "문화유산 훼손" 반발

건설 시행 과정서 환경 규정 등 불이행해 논란 커져
"자연경관 파괴", "중단해야" 주민들 적극 반발

베트남 세계문화유산 하롱베이. 8일 엑스 갈무리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베트남의 유명 관광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롱베이’가 훼손 위기에 처해 있다. 자연경관과 특별한 가치로 전 세계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이곳 인근 부지에 베트남 지방 정부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승인했는데, 건설 과정에서 문화유산 훼손 우려가 일면서 많은 이들이 반발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2021년 베트남 꽝닌 지방정부가 하롱베이와 바이투롱베이 인근에 약 2500명을 위한 최소 451채의 빌라와 타운하우스, 7층 규모의 호텔 및 기타 건물 등을 짓는 건설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건설을 주관하는 도지아 캐피털 컴퍼니는 토지 경매에서 해당 부지를 낙찰 받은 후 해당 도시 건설 프로젝트 담당 권리를 위해 이미 4930만 달러(약 646억 6000만원)를 지불한 상황이다.

그러나 도지아 캐피탈은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승인된 환경 평가를 준수하지 않고, 건설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최근 베트남 천연자원환경부에 의해 벌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특히 문화유산인 하롱베이 인접 해역으로 건설 프로젝트 일부가 침범한 사실이 함께 밝혀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앞서 지난 9월에도 하롱베이 관리위원회는 해당 업체가 제방 없이 하롱베이와 접한 해역에 토사를 버려 생태계를 위협하는 것을 발견했다고도 밝힌 바 있다.

브이엔익스프레스(VN) 현지 매체의 댓글란엔 “이것은 정말 자연경관을 파괴하는 일”이라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는 시민들의 비판이 들끓고 있다.

또다른 베트남 현지 시민도 "(건설)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하며 관광으로 인한 경제 발전을 그렇게 훼손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부지들엔 일부 지역 관리들이 파견돼 피해 복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부지에 대한 행정 권한을 가진 캄파시 인민위원회도 이날 건설 프로젝트 시행 중단을 촉구하며 반발했다.

베트남 세계문화유산 하롱베이. 8일 엑스 갈무리

하롱베이에서 하롱은 용이 내려온 자리라는 뜻으로 , 특이한 지형과 3000개의 크고 작은 섬이 맑고 푸른 바다에 둘러 쌓여 있으며 돌과 봉우리, 석회암 동굴로 유명한 세계적 관광 명소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9개월 간 약 89만5000여명의 해외여행객을 포함해 총 680만명이 이곳을 찾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지역 당국은 하롱베이 인근 자연을 훼손하는 프로젝트를 승인해준 지역 정부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유네스코가 최근 몇 년 동안 베트남 관리들에게 관광 활동, 해상 운송 및 꽝닌성의 도시화로 인해 하롱베이의 환경 보건이 점점 더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반복해서 경고했음에도 이러한 프로젝트가 시행되자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꽝닌성 인민위원회는 관련 당국에 해당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임을 약속했다.

하롱베이는 바다 위 바위와 절벽을 이루고 있는 작은 섬들, 환상적인 동굴이 날씨나 태양 빛의 변화에 따라 빛깔이 변하며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1944년 유네스코가 선정하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관광객들은 보트나 크루즈를 이용해 섬들을 탐험하고 아름다운 해변과 동굴을 즐길 수 있다.

rea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