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1위' 만들었지만…"해임" 충격 CEO, 이사회 중 자리 떠났다[현장+]

유엄식 기자 2023. 11. 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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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10시경 잠실 롯데타워 19층 본사 회의실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bhc그룹의 이사회가 열렸다.

임 대표의 퇴진은 지난 6일 bhc 지주사인 GGS 이사회가 박현종 대표를 전격 해임한 이후 예견됐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대표이사였던 박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 불참했고, 임 대표는 이사회 도중 자리에서 이탈한 뒤 본인 집무실로 들어가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GGS 이사회가 '대표 해임'이라고 공식 표현한 것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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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이사회, 임금옥 대표 해임 의결... 소명 절차와 서류 작업에 회의 5시간 이상 소요
임금옥 BHC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8일 오전 10시경 잠실 롯데타워 19층 본사 회의실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bhc그룹의 이사회가 열렸다. 2017년부터 대표이사를 지낸 임금옥 대표의 해임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이사회는 오후 2시40분경 종료됐다. 점심시간도 거른 채 5시간 넘게 진행한 것. 통상 회의 안건이 정해진 경우 1시간 이내 이사회가 종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임 대표가 해임 안건의 부당함을 적극적으로 소명한 것으로 보인다. bhc 관계자는 "임 대표 해임 안건 의결은 회의 시작 후 1시간 정도 걸렸고, 이후 시간은 관련 서류 작업을 진행한 것 같다"고 했다.

임 대표는 bhc 창업주인 박현종 회장(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 전 대표)과 함께 bhc그룹을 연 매출 1조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로 일궈낸 동반자였다. 삼성전자 출신 경영자답게 '성공 DNA'를 회사에 뿌리내렸고,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bhc치킨은 임 대표 부임 이전 매출 2000억원대로 교촌, BBQ에 이어 업계 3위였으나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최초로 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며 1위로 올라섰다. 영업이익률은 경쟁사의 3배가 넘는 20%대를 달성했다. 700개였던 매장 수는 2000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임 대표는 이날 이사회를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 bhc치킨은 물론 창고43 등 6개 외식 브랜드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놓게 됐다. 이들 계열사는 이훈종 신임 대표가 총괄한다.

신임 이 대표는 두 달 전 bhc 재무 총괄(CFO)로 선임됐다가 박 회장과 임 대표가 해임한 바 있다. GGS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이 결정을 물리고 역으로 박 회장과 임 대표를 전격 해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들의 빈 자리는 MBK파트너스 측근 인사가 발탁됐다. GGS의 새 대표는 MBK파트너스의 운영 파트너인 차영수 사내이사다.

임 대표의 퇴진은 지난 6일 bhc 지주사인 GGS 이사회가 박현종 대표를 전격 해임한 이후 예견됐다. bhc 지분 100%를 소유한 GGS가 박 대표와 임 대표의 동시 퇴진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GGS 이사회는 "기업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기업 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에 박 회장과 임 대표도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대표이사였던 박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 불참했고, 임 대표는 이사회 도중 자리에서 이탈한 뒤 본인 집무실로 들어가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도중 퇴장한 임 대표는 이사회가 끝난 뒤에도 집무실에서 수 시간 머물렀다.

업계에선 GGS 이사회가 '대표 해임'이라고 공식 표현한 것에 주목한다. 두 인사가 회사 외형을 키운 '공'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갑질 논란과 경쟁사와의 소송 장기화로 브랜드 이미지를 악화시킨 '과'가 더 크다는 인식이 반영된 의미여서다.

이번 논란으로 회사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8년 박 회장과 함께 bhc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회사 특성상 엑시트(되팔기) 시점이 중요하다. 최대 가치를 보장받는 시기에 매각해야 하는데 새 대표진을 꾸린 bhc그룹이 준수한 실적을 이어가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편 bhc 그룹은 임 대표를 이을 전문 경영인을 새로 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신규 선임된 이 대표는 이때까지 회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에 방점을 둘 전망이다. bhc그룹은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이훈종 사내이사는 현재 bhc의 임원 선임 관련 내부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전문경영인(CEO) 선임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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