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정여울 작가의 인생그림 50점…'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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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비평가이자 작가인 정여울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할 때마다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밤하늘의 별빛이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1888년) 등 반 고흐의 그림 속 별빛은 아스라이 번지는 것 같으면서도 초신성의 폭발처럼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듯하다.
정 작가는 별빛의 본질을 색채로 옮기려 한 반 고흐의 도전과 투지를 느끼며 힘겨운 시간을 버티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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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 = 정여울 지음.
문학 비평가이자 작가인 정여울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할 때마다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밤하늘의 별빛이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1888년) 등 반 고흐의 그림 속 별빛은 아스라이 번지는 것 같으면서도 초신성의 폭발처럼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듯하다. 정 작가는 별빛의 본질을 색채로 옮기려 한 반 고흐의 도전과 투지를 느끼며 힘겨운 시간을 버티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책은 정 작가가 자신의 인생 그림 50점을 소개하는 미술 에세이다.
미술사적 중요도보다 낯선 도시들의 미술관을 탐험하면서 영감을 얻은 그림을 큐레이션 했다.
클로드 모네의 '생라자르 역, 기차의 도착', 구스타프 클림트의 '메다 프리마베시', 에드워드 호퍼의 '여름날', 잭슨 폴록의 '가을의 리듬', 프리다 칼로의 '부서진 기둥' 등 명작이 즐비하다.
정 작가는 척추성 소아마비와 교통사고로 몸이 불편했던 칼로의 자화상인 '부서진 기둥'에서 치열한 삶과 순수한 열정을 느낀다. 그는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모습 그대로 눈물겹게 아름답다"며 "그토록 힘겨운 투쟁 속에서도 '부서지지 않은' 그녀의 순수를 읽는다"고 감동한다.
책 마지막에는 우피치 미술관,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 등 정 작가가 사랑한 미술관도 함께 실었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자신이 지금껏 펴낸 모든 책도 "아주 작은 미술관을 닮았다"며 "책이야말로 우리들의 마음이 교신하는 따스한 미술관"이라고 비유한다.
웅진지식하우스. 372쪽.
▲ 철거되는 기억 = 김시덕 지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은 모습을 바꾼다. 농산어촌이 도시로 변모하고, 간척 사업으로 바닷가 어촌이 내륙의 농촌이 되기도 한다.
도시 문헌학자인 저자가 전국을 구석구석 답사하며 이러한 공간의 변화와 역사의 흔적을 175장의 사진과 글에 담았다.
그는 한국의 도시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주공아파트 단지 세 곳으로 서울 서초구, 충북 청주시, 부산 연제구의 주공아파트를 꼽으며 재건축을 위해 이미 철거됐거나, 재건축이 추진되는 풍경을 전한다.
또 1960~70년대에 많이 지어진 시민 시범 아파트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 1920년에 소금 장수들이 짐을 뭍에 가져가려고 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고양시의 돌다리, 서울 용산구 용문동의 일식 가옥, 1973년 준공돼 호프만식 벽돌을 굽던 수원시의 공장, 새마을운동 당시 모습을 간직한 경기도 화성시의 새마을 회관 등 삶을 품은 옛 모습도 포착했다.
저자는 "지금 내가 보고 기록한 이 경관도 가까운 미래에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수십 년간 이어질 나의 답사를 통해 전국 구석구석을 기록하면, 그 작업은 생각보다 머지않은 미래에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열린책들. 264쪽.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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