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첫 분기 매출 8조 돌파...연간 첫 흑자 기대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3. 11. 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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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첫 8조 매출 기록
누적 영업이익 4천억원
활성고객 2천만명 돌파
김범석 “점유율 한 자릿수..성장여력 추분”
대만에 로켓배송 이식, 글로벌 성장동력 발굴
쿠팡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하며 로켓 질주를 이어갔다. 이용자는 처음으로 200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 첫 연 단위 흑자도 확실시된다. 쿠팡은 대만 등 해외 시장에도 로켓배송을 이식하며 글로벌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8일(한국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은 올 3분기 8조720억원(61억8355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쿠팡은 지난해 4분기 최초로 매출 7조원대를 찍은 이후 3분기 만에 8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가까이 늘며 114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투자 비용이 늘어 영업이익은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로 인해 실적 발표 후 시간외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쿠팡의 고속 성장은 서비스 고도화에 따라 고객이 증가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활성고객’ 수는 올 3분기 2042만명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2000만명을 돌파했다. 활성고객 1인당 매출이 39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7% 늘었나는 등 객단가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쿠팡은 연 단위 첫 흑자 달성이 확실시된다. 쿠팡은 2021년 1조9511억원에 달했던 연간 영업손실을 지난해 1462억원으로 축소하는 데 성공했으며, 올해는 1~3분기 446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23조2754억원으로 지난해 연 매출 26조8808억원에 근접했으며, 연간 30조원 고지를 밟을 것이 유력시된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다년간 독보적 투자와 더불어 고객 경험 향상 등에 집중한 결과 고성장과 수익성 확대를 모두 달성하고 있다”며 “전체 소매 시장에서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로 활성 고객과 고객당 지출액 모두에서 상당한 기회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해외에도 로켓배송 시스템을 수출하며 전 세계로 확장해나가겠다는 목표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대만에 로켓배송을 출시했고, 이달 2일 현지 두번째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를 개소했다. 대만 소비자가 로켓직구·로켓배송에 호응하며 올해 2분기 대만 쇼핑앱(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올해 1년 동안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에 등극할 전망이다.

해외 진출을 통해 쿠팡은 중소기업 동반성장과 한국산 제품 수출 증대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쿠팡을 통해 대만에 동반 진출한 기업은 1만2000곳에 달하며, 현지 판매 제품의 70%가 국내 중소기업 생산품이다.

김 의장은 “출시 첫 해 기준 대만 로켓배송 사업은 한국의 로켓배송 성장보다 빠르다”고 소개했다.

사업 영역을 오프라인으로 넓히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전국 8개 메가박스 지점에 ‘메가뷰티쇼 어워즈 버추얼스토어’를 열어 뷰티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달엔 오프라인 사업자의 특장점으로 여겨졌던 가전 무상 A/S(애프터서비스)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쿠팡의 지속 성장세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기반 유통 사업자에게 위기로 인식되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 사업자는 올해 본격화한 엔데믹(풍토병화)을 통해 실적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수요 증가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위원은 “쿠팡은 더 이상 쇼핑 커머스 생태계에 머물지 않고 온라인 전반으로 지배력을 높이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지금까지 쿠팡을 경쟁자로 여겼던 업체들은 더 이상 시도하지 못할 영역에 들어섰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하락했다.

7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2.22% 상승한 17.07달러로 거래를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약세를 보였다.

애초 시장에서는 쿠팡이 0.07달러의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30%가량 하회한 0.05달러를 기록하면서다.

대만 진출 등 성장사업부문에서 이뤄진 초기 투자가 이익 폭을 축소했기 때문 해석된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번 분기 성장 사업 부문의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억1700만 달러 증가했다”며 “초기 투자 수준을 높였기 때문이며, 4분기엔 성장 사업 부문의 손실이 이번 분기보다 작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쿠팡 대만 2호 풀필먼트센터 오픈 기념식에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가운데)을 비롯한 대만 정계 인사들이 참여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쿠팡]
쿠팡이 최근 대만에 건립한 현지 2호 풀필먼트센터. [사진 제공=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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