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0000’ ‘1111’... 고급 여행용 가방 열어 3억어치 털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이 맡긴 여행용 가방을 몰래 열어 3억여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항공사 하청업체 직원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상습절도 혐의로 모 항공사 하청업체 소속 지상조업 근무자 A(41)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인천국제공항 제 1·2여객터미널에서 승객들이 맡긴 여행용 가방을 몰래 열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 총 3억7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200여 차례에 걸쳐 훔친 혐의를 받는다.
그가 훔친 물건 중엔 시가 4000만원짜리 에르메스 핸드백과 800만원짜리 톰브라운 의류 등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행용 가방 등을 항공기 화물칸에 싣거나 내리는 일을 했던 A씨는 항공기 비즈니스석 승객들이 맡긴 고급 여행용 가방을 노려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밀번호가 ‘0000′이나 ‘1111′ 등으로 설정된 여행용 가방이 대상이 됐다.
그는 가방 속 물품 중 고가로 보이는 것 한두개만 훔쳐 가방을 맡긴 여행객들이 없어진 사실을 쉽게 알지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훔친 물건은 작업복으로 감싼 뒤 세탁물로 속여 인천공항 내 보호구역을 통과해 퇴근했다.
절도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장 실사, 근무자 명단 조사, CCTV 분석 작업 등 결과를 토대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또 A씨의 사무실과 주거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그가 훔친 물건 218개를 압수했다.
경찰은 A씨가 훔친 물건을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경찰에 “생활비로 쓰기 위해 물건들을 훔쳤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피해자를 확인하지 못한 195개 물품 1억 5000여 만원어치의 주인을 찾기 위해 신고접수반을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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