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안 받겠다” 연봉 30억→0원…잘 나가더니 파격 선언, 무슨 일?

2023. 11. 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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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쿠키런’으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의 이지훈(오른쪽), 김종흔 공동대표.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대표까지 월급 반납…결국 칼 빼들었다”

2년 전 출시한 게임의 흥행으로 수십억원의 연봉을 손에 쥐었던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월급을 받지 않겠다”며 무보수를 선언했다. 동시에 임직원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회사의 자랑이었던 직원복지 혜택도 축소한다고 밝혀 술렁이고 있다.

모바일 게임 ‘쿠키런’으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의 이지훈, 김종흔 공동대표는 7일 사내 메일을 통해 “경영위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경영이 안정될 때까지 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본사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실시하기로 했다. 직원들을 위해 시행했던 일부 복지제도도 축소하는 등 영업비용 전반에 걸쳐 통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데브시스터즈 사옥 내 라운지 전경. [데브시스터즈 홈페이지]
데브시스터즈 사옥 내 스낵바. [데브시스터즈 홈페이지]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013년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출시한 ‘쿠키런’이 대박을 치며 여세를 몰아 2014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줄곧 적자를 기록하면서 두 공동대표는 2017년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하며 연봉 전액을 반납한 전례가 있다.

2021년 신작 게임 ‘쿠키런: 킹덤’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데브시스터즈는 비로소 7년 만에 적자에서 탈출했다.

당시 이지훈 공동대표는 급여 11억9200만원에 상여금(인센티브) 18억4000만원을 받아 총 30억3200만원을 수령했다.

김종흔 공동대표도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얻은 이득 474억6400만원을 제외하고 급여 6억1700만원, 상여금 8억원 등 총 14억1700만원을 받았다.

구글플레이 광고에 소개된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유튜브 ‘구글플레이’]

그러나 데브시스터즈는 2022년 다시 영업적자에 빠졌다. 올해도 실적 부진으로 2년 연속 적자를 예고하고 있다. 전날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액 348억원, 영업손실 180억원, 당기순손실 1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작년 2분기부터 여섯 분기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 부진의 그늘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두 공동대표는 수십억원의 연봉을 포기하고 다시 무보수를 선언하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손익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데브시스터즈는 경영 효율화와 조직 쇄신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 실적 턴어라운드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케팅 예산을 감축하고, 일부 복지제도를 축소하는 등 비용 통제 및 절감에 주력하기로 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사내 식당 '스테이지2'. [데브시스터즈 홈페이지]

업계에서는 데브시스터즈의 직원 복지제도가 부러움을 샀던 만큼 이번 비상경영 방침에 주목하고 있다. CEO는 그동안 직원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혜택을 계속 확대해왔다. 특히 데브시스터즈의 사내 식당은 호텔급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밥 먹으러 출근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유명세를 탔다.

이밖에 ▷임직원 전용 운동 시설 ▷과일 정기 배송 서비스 ▷1:1 전문 심리 상담 ▷반려동물 보험 지원 ▷원거리 재직자 사택 지원 ▷어학 교육 및 도서 지원 ▷복지카드 지급 등 직원들을 위한 복지혜택을 꾸준히 넓혀왔다. 2019년에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선정 ‘재직자가 행복한 기업’ 9개사에 포함되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 창업자 이지훈 공동대표. [데브시스터즈 홈페이지]

그러나 기존에 출시한 게임들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신규 게임 개발 및 지식재산권(IP) 사업 확장 등에 투자가 이어지면서 불어나는 손실을 막을 수 없었다. 직원 수도 2021년 283명에서 올해 2분기 기준 401명으로 급증해 인건비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데브시스터즈가 현재 중국 서비스를 위해 준비 중인 ‘쿠키런: 킹덤’의 안착과 신규 사업의 성공이 뒷받침돼야 그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 측은 “2024년 실적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철저한 경영 효율화 및 손익 관리 등을 통해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며 “‘쿠키런: 킹덤’의 중국 진출, 쿠키런 신작 기반 차기 동력 보강,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및 가상현실(VR) 등 신규사업에 집중해 미래 경쟁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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