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수가 노랗네' 게임 개발 프로젝트 포기 잇달아...돈맥경화 탓

박예진 2023. 11. 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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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개발비를 들인 게임 프로젝트가 출시를 앞두고 중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프로젝트 중단으로 문을 닫은 개발사 관계자는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까지 단행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급여가 밀린 상황에서 투자처를 확보하지 못했고 남은 고도화 작업도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지난 2~3년간 게임 산업에 몰렸던 투자금이 팬데믹 이후 크게 줄면서 프로젝트 중단 사례가 많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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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악화와 투자금도 줄어…불투명한 도전 접는 '선택과 집중' 늘어
영세 개발사는 아예 회사 정리하기도...'게임 다양성' 위축 우려도

[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수년간 개발비를 들인 게임 프로젝트가 출시를 앞두고 중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흥행이 확실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매몰 비용'으로 처리해버리는 것이다. 게임 투자 시장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게임에만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기존의 성공 공식만 따를 경우 게임의 다양성이 위축될 거라는 우려도 있다.

퀀텀나이츠 [사진=라인게임즈]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인게임즈는 5년 넘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공들여온 루트슈터 PC 신작 '퀀텀나이츠'의 출시를 백지화했다. 이 게임은 총기와 마법을 합친 중세 판타지 배경과, 슈팅과 역할수행(RPG) 장르를 결합한 루트슈터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체험판 공개 이후 평가가 좋지 않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개발사인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가 장기간의 개발로 적자가 누적된 데다 투자금 확보에도 난항을 겪었다. 44% 지분을 보유한 라인게임즈도 부진한 실적으로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자 결국 프로젝트를 접기로 했다.

넷마블의 핵심 라인업으로 꼽히던 '하이프스쿼드'도 수년간의 개발 끝에 출시가 무산됐다. 넷마블엔투가 개발한 PC 게임 하이프스쿼드는 미래 도심 배경의 실시간 멀티플레이 액션 장르로, 원거리 총싸움 위주의 배틀로얄과 달리 근접전을 유도하는 게 특징이다.

넷마블은 지스타 2022에서 하이프스쿼드의 시연 버전을 공개하고 1년 여간 아시아·북미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 9월까지도 최종 글로벌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결국 개발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개발진은 "최종 테스트까지 모든 피드백을 신중히 검토한 결과 만족스럽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프로젝트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신작 하나에 회사의 명운이 걸린 중소 개발사들의 사정은 더욱 위태롭다. 회사의 사활을 걸고 2~3년 이상 개발한 프로젝트를 중단하면서 회사까지 정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프로젝트 중단으로 문을 닫은 개발사 관계자는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까지 단행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급여가 밀린 상황에서 투자처를 확보하지 못했고 남은 고도화 작업도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지난 2~3년간 게임 산업에 몰렸던 투자금이 팬데믹 이후 크게 줄면서 프로젝트 중단 사례가 많다"고 털어놨다. 투자 자금이 막히는 돈맥경화가 게임 프로젝트 중단의 주요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 [사진=넥슨]

◇ 데이브 더 다이버처럼 개발 중단했지만 대박 터트리기도

자금 부담을 감당할 만큼 흥행이 보장된다면 출시 포기라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문제는 미래의 흥행을 누가 어떻게 보장하느냐는 것이다.

흥행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대박을 터트린 경우도 있다. 넥슨은 지스타2018에 '데이브 더 다이버' 데모 버전을 공개했을 때 '참신하지만 게임이 재미없다'는 아쉬운 평가를 받으며 개발이 중단되는 위기를 겪었다.

시간이 흘러 개발진은 이용자 피드백을 중심으로 게임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고 2023년 정식 출시했다. 이후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200만 장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흥행을 거뒀다.

하지만 업황 악화에 게임사와 투자사가 지갑을 닫는 상황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와 같은 반전 사례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게임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면서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안전한 선택을 하고 있다"며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게임의 다양성이 저해되고 IP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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