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내야수 김하성' 만든 사령탑, 이정후 ML 적응 도와주나... "새 감독 선임이 이정후 영입과 맞아떨어져"

양정웅 기자 2023. 11. 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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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키움 이정후.
밥 멜빈 감독의 샌디에이고 시절 모습. /AFPBBNews=뉴스1
김하성의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골드글러브 내야수로 만들어준 사령탑이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도 메이저리거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

미국 매체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8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오래 전부터 이정후를 눈여겨 봤고, 새 감독 부임 후에는 이 선택이 더욱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초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2023시즌 7년 차를 맞이해 해외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정후는 2010년대 후반부터 KBO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타자다. 2017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뒤 7시즌 동안 꾸준히 출장하면서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의 성적을 남겼다. 통산 3000타석 이상 나온 현역 선수 중 타율 1위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2022시즌에는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OPS 0.996이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MVP를 차지했다.

이정후의 타격 모습. /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에 올해 초 해외진출 도전 사실이 알려진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오타니 쇼헤이가 FA(프리에이전트) 1순위라고 한다면, 이정후도 거기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고 평가했고, MLB 사무국에서 운영하는 MLB 네트워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그에겐 쇼케이스 기회가 될 것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고, 우수한 외야수 자원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 시즌에는 부진과 부상으로 주춤했다. 이정후는 올해 8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8 6홈런 45타점 OPS 0.861의 성적을 거뒀다. 4월 한 달 동안 0.218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늦은 출발을 보인 이정후는 5월 0.305, 6월 0.374, 7월 0.435의 월간 타율을 보여줬다. 결국 6월 11일 3할 타율에 진입한 그는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7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고, 사실상 시즌아웃이 확정됐다. 시즌 막바지인 10월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1군 경기에 복귀했으나,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팬 서비스 차원에서 출전한 것이었다.

이정후(오른쪽)가 지난달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그래도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이정후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직접 고척 스카이돔을 방문해 경기를 지켜보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한 에이전트는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을 통해 "푸틸라 단장은 이정후의 그 한 타석을 보기 위해 한국에 간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이정후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이정후는 그곳에서 슈퍼스타였고, 그를 스타 선수처럼 대우하는 팀에게 계약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새 감독을 보아도 이정후와 어울리는 인물이란 걸 알 수 있다. 게이브 캐플러 감독을 경질한 샌프란시스코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A.J. 프렐러 사장과 불화를 빚었던 밥 멜빈 감독을 전격 선임했다. 2003년 시애틀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멜빈 감독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2005~2009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2011~2021년), 샌디에이고(2022~2023년)에서 오랜 시간 감독직을 역임하며 통산 1517승을 거뒀다.

김하성의 수비 장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스즈키 이치로(50), 다르빗슈 유(37) 등 아시아 선수와 인연을 꾸준히 맺었던 멜빈 감독은 특히 김하성의 은인이기도 하다. 2021년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백업 내야수로 뛰었던 김하성은 이듬해 샌디에이고에 부임한 멜빈 감독에 의해 주전 유격수로 등극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공백으로 인한 기용이었다고는 하나, 2년 차 선수에게 이 자리를 맡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어 베테랑 유격수 잰더 보가츠가 입단하자 멜빈 감독은 김하성을 2루수로 이동시켰다.

2년 동안 김하성에게 경험치를 먹인 것은 성공적이었다. 데뷔 첫 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0.202를 기록했던 그는 지난해 150경기에 나와 타율 0.251 11홈런 59타점 12도루 OPS 0.708로 발전했다. 이어 올해는 더욱 발전한 면모를 보이며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 0.749의 성적을 거뒀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커리어하이를 보여줬다. 지난해 유격수 자리에서 아쉽게 놓쳤던 골드글러브를 올해는 유틸리티 부문에서 수상했는데, 이는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내야수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김하성의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롤링스 베이스볼 공식 SNS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멜빈 감독은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서 성공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지난 두 시즌 김하성의 성공은 샌프란시스코가 중견수 해결책으로 이정후를 유력하게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미 한국인 야수를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시킨멜빈 감독의 노하우가 이정후에게도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구단 수뇌부는 이정후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파르한 자이디 구단 사장은 매체를 통해 "우리는 이정후에 대해 많은 고려를 했다. 우리는 그곳(한국)에 여러 번 방문했다. 비록 이정후는 부상으로 인해 후반기에 많이 나오지는 못했지만, 건강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밝혔다.

이정후.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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