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뭔 죄~♬"…'더 마블스'의 아쉬운 한류스타 활용법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2023. 11. 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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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서준이 영화 '더 마블스'로 데뷔 12년 만에 할리우드에 진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이번 박서준의 '더 마블스' 출연은 감독의 애정 어린 팬심으로 이뤄져 마냥 고깝게 볼 수만 없다.

비록 '더 마블스'의 완성도는 외신의 예상대로 '마블 위기론'에 한몫 하고 있지만, 박서준은 무리수 설정에도 연기 혼을 불태우며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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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박서준이 영화 '더 마블스'로 데뷔 12년 만에 할리우드에 진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박서준은 8일 '더 마블스'(감독 니아 다코스타) 국내 개봉으로, 할리우드 데뷔작을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과연 공개된 영화에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입성한 박서준은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그는 극 중 춤과 노래로 소통하는 음악 행성인 알라드나의 얀 왕자 캐릭터로 변신했다. 캡틴 마블(브리 라슨·캐럴 댄버스 역)과는 오랜 절친 사이. 법적으론 그의 남편이지만 이 또한 끈끈한 우정으로 불가피하게 도움을 받은 협력에 불과하다. 얀 왕자는 이를 보답하기 위해 캡틴 마블은 물론 모니카 램보(테요나 패리스), 카말라 칸(이만 벨라니·미즈 마블 역)까지 '더 마블스'의 요청에 발 벗고 지원사격에 나선다. 

박서준은 일찌감치 알려졌다시피 '더 마블스'에서 뮤지컬적 요소를 책임진다. '더 마블스' 측의 "짧지만 강렬한 등장"이라는 설명은 딱 맞아떨어지지만, 어쩐지 씁쓸함을 남기는 활약을 펼친다. 이미 티저 영상과 스틸 공개로 파격적인 분장도, 짧은 분량도 예견됐지만 박서준의 쓰임새는 예상보다 더 충격적이다.  

캡틴 마블과 영어로 노래하고 춤추는 박서준이라니, 신선한 충격을 기대했더니만 안타깝게도 어설픈 연출의 희생양이 됐다. 가뜩이나 세 여주인공의 조합이 어우러지지 않고 산만한 데다 전개 방식은 단조롭고, 유치한 미국식 개그 남발, 어설픈 빌런의 출현 등 총체적 난국인 '더 마블스'에서' 박서준의 등장분은 영화에 난해함까지 더한다.  그나마 남아있던 인내심을 바닥으로 떨어트리게 할 정도. 여기에 "얀 왕자는 영어와 노래, 2개국어를 한다"라는 소개로 환장의 화룡점정(?)을 찍는 '더 마블스'다.

태양의 그 유명한 밈(Meme) '여러분'을 연상시키는 '짤'을 초대형 아이맥스 스크린에서 보게 될 줄이야,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순간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얀 왕자와 캡틴 마블을 바라보며 "마음이 무지 복잡하다"라는 미즈 마블의 대사만이 '더 마블스' 러닝타임 105분을 통틀어 유일하게 객석의 공감을 사는 대목일 터다.  

박서준의 분량은 고작 3분 30초 남짓한 정도 된다. 이는 고양이 구스, 미즈 마블 오빠는 언급할 것도 없고, 하물며 미즈 마블 아빠에게 영업당하는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의 306살 부하한테도 못 미친다. 분량은 차치하더라도 한류스타로 각광받는 박서준의 위상을 고려하지 않은 활용으로 진한 아쉬움을 더한다. 더군다나 박서준을 '더 마블스'의 '신스틸러'로 홍보해 기대치를 키운 만큼 더 큰 배신감을 자아낸다. 얀 왕자가 캡틴 마블과 형식적인 결혼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마블은 박서준을 형식적으로 출연시킨 것에 불과한 결과물을 내놓으며 실망감을 안긴다. 

하지만 이번 박서준의 '더 마블스' 출연은 감독의 애정 어린 팬심으로 이뤄져 마냥 고깝게 볼 수만 없다.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친구 추천으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봤는데 박서준이 눈에 확 들어왔다. 몇 개월 뒤, 얀 왕자에 박서준이 안성맞춤이라 생각했고 그에게 직접 연락해 캐스팅이 성사되었다"라고 섭외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박서준에 대해 그는 "재능 있는 배우이고, 현장에 좋은 에너지를 주었다. 정말 재밌는 사람이라 현장에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함께 즐겁게 작업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서준 또한 "저도 제가 이 영화에 나온다는 게 굉장히 신기하거든요. 그냥 저한테는 모든 게 다 놀랍죠"라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촬영에 임한 바. 비록 '더 마블스'의 완성도는 외신의 예상대로 '마블 위기론'에 한몫 하고 있지만, 박서준은 무리수 설정에도 연기 혼을 불태우며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발산한다.  악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고군분투한 박서준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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