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새 심장 `각 세종` 가동… 생성AI·클라우드 가속페달
亞최대 규모에 원전급 내진설계
로봇 배치해 업무효율 크게높여
생성형AI 등 주력사업 탄력받아
네이버가 AI(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기술이 어우러진 친환경 데이터센터 '각 세종'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단일 기업으로는 국내 최대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로 마련한 이곳을 새로운 엔진으로 삼아 클라우드 및 AI 사업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랩스 등 '팀 네이버'는 지난 6일 자사 두 번째 IDC(인터넷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가동했다. 첫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10년간 무중단·무사고·무재해로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지난 8월 말 준공, 시범운영을 거쳐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각 세종'은 현재 상용 데이터센터 건물 하나 수준인 서버 10만 유닛 규모로 오픈했으며, 향후 수요에 따른 단계적 확장을 통해 2025~2026년에는 최대 60만 유닛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축구장 약 41개 크기인 29만4000m2(제곱미터) 부지 위에 자리잡았다. 웅장한 건물 뒤편엔 이미 코스모스가 만발했지만, 그 안에 들어가 보니 채 가시지 않은 새집 냄새와 깔끔한 인테리어를 만났다.
◇친환경과 고성능, 두 마리 토끼 잡다= '각 세종'은 수전 용량이 현재 135㎿(메가와트), 확장 시 '각 춘천'의 6.75배인 270㎿까지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국립중앙도서관 전체 데이터의 100만배 수준인 65엑사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운영동 관제센터에는 인프라 관제 및 보안 시스템이 마련됐다. 수만개의 센서로부터 전달된 데이터와 각종 설비의 가동 현황, CCTV와 적외선카메라 화면 및 뉴스채널 등이 대형화면에 표시됐다.
브릿지를 통해 서버동으로 향하는 과정에서는 친환경 알루미늄이 사용된 건물 외벽에 장식된 세계지도 모양이 눈에 들어왔다. 김재필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엔지니어링 리더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사로 성장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자랑하는 '나무(NAMU·네이버에어멤브레인유닛)'의 흡기구도 적용했다. 전력효율을 높인 친환경 데이터센터의 핵심 역할을 하는 '나무'는 네이버가 자체개발한 공조시스템으로, CFD(컴퓨터유체역학)를 반영한 설계로 외부의 자연 바람을 필터를 거쳐 서버룸에 유입시켜 온도를 낮춤으로써 냉동기 가동을 최소화한다. '각 세종'에 적용된 '나무 3세대' 설비는 냉수가 흐르는 관 사이에 공기를 통과시키는 프리쿨링 방식으로 간접외기냉각을 새롭게 구현했다. '각 춘천'에서도 활용중인 직접외기냉각을 240일(65%), 여름철이나 기상악화에 대비한 간접외기냉각을 125일(35%) 비중으로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회사는 이로써 PUE(전력사용효율)을 1.2 아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600여대 서버가 들어선 서버실을 들어서니 엔비디아 A100 GPU(그래픽처리장치)들이 네이버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의 학습·추론을 위해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었다. H100은 내년에 들어온다.
회사에 따르면 HPC(고성능컴퓨팅)에 최적화된 GPU를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운영하고 있으며, 슈퍼컴퓨터가 클러스터 형태로 대량 구축된 사례도 유일하다. 최대 26도로 유지되는 내부 온도는 방문 당시 22도 정도로 서버실답지 않게 쾌적한 느낌이 들었다.
서버실을 식히고 배출되는 열기도 버리지 않고 온수, 바닥 난방, 내부 도로의 스노우 멜팅 시스템에 적용한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각 세종'은 국제 친환경 건물 인증 제도인 리드(LEED)에서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고 점수인 95점을 받아 '리드 v3 플래티넘'을 획득한 '각 춘천'보다 한 단계 더 엄격한 '리드 v4 플래티넘' 획득에 도전할 계획이다.
◇로봇이 함께 일하는 데이터센터= '각 세종'은 규모가 큰 만큼 운영·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 등 네이버랩스를 비롯한 팀네이버의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가장 눈에 띈 것은 IT창고에서 만난 로봇들로, 다른 데이터센터와 차별화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네이버가 만든 서버랙 높이(3.2m)와 같은 키를 지녀 서버를 관리하는 역할의 '세로', 서버실과 창고를 오가며 200㎏가 넘는 고중량 자산을 운반하는 '가로'가 현재 2대씩 운용되고 있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 구축된 ARC(AI-로봇-클라우드)와 ARM(적응형로봇관리)시스템을 통해 공간·인프라와 실시간 연동돼, GPS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도 로봇들의 현재 위치와 경로를 파악하고 이동과 작업 수행을 위한 계획·처리를 대신한다.
로봇들은 카트 변환만으로 서버뿐 아니라 메모리·저장장치 등 다양한 IT자산을 나르며 2㎜ 수준의 정밀제어로 작업을 수행하고, 사람과 함께 일하는 데 필요한 충돌방지 기능 등도 갖췄다. 이런 과정을 통해 모든 자산이 식별번호로 추적돼 필요 시 인프라 확장과 재고 관리가 용이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현재는 와이파이 기반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이음5G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 리더는 "시뮬레이션 결과, 로봇 활용을 통해 업무 효율을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다.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ALT-B)' 또한 '각 세종' 부지 내 주요 거점을 연결하며 사람들의 이동을 돕는다.
'각 세종'은 안정성 확보에도 힘을 쏟았다. 불과 2km 거리에 위치한 세종변전소로부터 두 개의 선로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고, UPS(무정전전원공급장치) 등을 통해 비상 시 자체적으로도 72시간 동안 가동 가능한 체계를 갖췄다. 지진을 대비해서는 화강암 지반 위에 원자력 발전소 수준의 특등급 내진 설계를 건물 구조체뿐 아니라 서버랙 단위까지 적용했다. 일본 후쿠시마 지진 강도에 해당하는 진도9.0, 규모 7.0 수준 지진에도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통합데이터센터장은 "'각 세종'은 네이버 서비스 변화에 따라 최적화된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향 데이터센터로, '각 춘천'의 기술과 역량을 초대규모로 확장하고 고도화했다"며 "'넥스트 데이터센터'를 위한 많은 고민을 거쳐 자동화와 친환경 기술을 개발·적용했고, 이를 위한 제어·모니터링에도 노력을 기울였다"고 소개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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