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이강인 무조건 선발로 뛰어야" 현지 주장, 선발 MF+음바페보다 높은 평점 '골대 강타' 맹활약... PSG 역전패-30분만 뛰고도 눈부셨다
PSG는 8일 오전 5시(한국시간) 이탈리아 산시로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챔피언스리그(UCL) F조 조별리그 4차전 AC밀란(이탈리아)과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PSG는 2승2패(승점 6)를 기록하고 조 선두에서 조 2위로 밀려났다. 직전 3차전 홈에서 열린 밀란전에서는 3-0 대승을 따냈다. 하지만 재대결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PSG는 팀 센터백 밀란 슈크리니아르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전반 12분 하파엘 레앙, 후반 5분 올리비에 지루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이번 F조는 역대급 죽음의 조로 꼽힌다. F조에 속한 4팀 모두 유럽 5대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들이어서 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뚜껑이 열리자 예상했던 대로 순위 경쟁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현재 1위는 독일 도르트문트로 2승 1무 1패(승점 7)를 기록 중이다. 초반 2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 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가 뉴캐슬(잉글랜드) 두 번 연속 잡아내고 1위로 뛰어올랐다.
그 뒤를 이어 PSG가 추격하고 있다. 밀란은 1승 2무 1패(승점 5)로 조 3위에 위치했다. 이번 PSG전 승리를 통해 '별들의 무대' 첫 승을 수확했다. 반면 20년 만에 UCL 무대에 오른 뉴캐슬은 조 4위로 떨어져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조 1위를 기록한 적도 있었지만 최근 2연패를 당했다. 최전방 공격수 알렉산다르 이삭 등을 비롯해 팀 줄부상 악재에 핵심 미드필더 산드로 토날리도 '불법 도박' 징계를 받아 팀이 어수선한 상태다.
4팀 모두 UCL 16강에 진출할 수도, 조별리그 탈락할 수도 있는 살얼음판 길을 걷고 있다. PSG 입장에선 상당히 아쉬운 상황이 됐다. 이번 경기에 승리했을 경우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도 있었는데, 리드를 지키지 못해 기회를 놓쳤다.
PSG의 암울한 결과 속에서도 빛이 나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대한민국 미드필더 이강인이었다. 이날 이강인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팀이 1-2로 지고 있던 후반 15분 교체로 투입됐다. 총 30분이라는 짧은 출전시간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 슈팅 1개와 드리블 돌파 1회씩을 기록했고 패스성공률은 86%를 찍었다. 불리한 신체조건 속에서도 공중볼 경합에서 한 차례 승리하며 투지까지 선보였다. 태클도 1회 가져가 수비에 힘을 보탰다.
명장면은 경기 종료 직전, 후반 44분에 나왔다. 이강인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뒤 상대 수비수들을 앞에 두고도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였다. 센스 넘치는 보디 페인팅으로 밀란 수비진을 흔들었고, 공간이 생기자 자신감 넘치는 왼발 슛을 날렸다. 하지만 이것이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밀란 골키퍼 마이크 메냥이 몸을 던지는 속도가 반박자 느렸기 때문에 방향만 조금만 틀었다면 골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강인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며 상당히 아쉬워했다. 다른 PSG 선수들도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로이터 통신은 "PSG에 운이 없게도 이강인의 슛이 골대를 때렸다. 결국 PSG는 5연승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후스코어드닷컴도 이강인에게 나쁘지 않은 평점 6.69을 부여했다. 후스코어드닷컴 기준으로 따졌을 때는 이강인은 선발로 출전한 선수 3명 모두를 평점에서 이겼다. 자이레 에메리의 평점도 이강인보다 낮은 평점 6.65였다. 또 다른 통계매체 소파스코어 역시 비슷했다. 이강인의 평점이 PSG 선수들, 또 선발로 뛴 미드필더보다도 좋았다. 이강인은 평점 7.2를 받았다. 심지어 PSG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평점 7.1)보다도 더 높았다.
이같은 활약에 현지에서는 이강인을 선발로 내지 않은 것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프랑스 PSG 리포트는 이날 "앞으로 이강인은 의심할 여지없이 선발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강인의 왼발 슛이 밀란 골대를 때리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두 가지 기록을 기분 좋게 달성한 이강인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리그 10라운드 브레스투아전에서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통해 리그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당시 이강인은 PSG 진영에서 공을 잡아 팀 역습을 이끌었다. 폭풍 드리블을 선보인 뒤 최전방 공격수 음바페를 향해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킬패스를 찔러주었다. 이강인의 패스는 자로 잰 듯이 정확했고 음바페도 침착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덕분에 이강인은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리그 10라운드 '이주의 팀'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이강인은 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제치고 왼쪽 측면 미드필더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는 포지션 별로 10라운드 평점이 가장 높은 선수들이 베스트11에 오르는 것이다. 당시 이강인은 평점 7.95라는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후 리그1 사무국도 라운드 베스트11 명단에 이강인을 포함시켰다.
몽펠리에전이 끝난 뒤 엔리케 감독의 특급 칭찬이 이어졌다. PSG 리포트에 따르면 "이강인은 훌륭하다. 나는 이강인이 스페인에 있을 때부터 그를 알고 있었다. 이강인이 발렌시아, 마요르카(이상 스페인)에서 뛰었을 때도 알았다. 이강인을 PSG로 데려온 사람은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이다. 이강인은 훌륭한 영입이고, 캄포스 단장에게도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높게 평가했다.
캄포스 단장은 지난 해 3월부터 6월까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셀타 비고의 전략고문으로 활동한 바 있다. 지난 해 6월부터 PSG에서 일하고 있는데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강인의 영입을 강력히 추진했다. 덕분에 PSG는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15억 원)를 주고 이강인 영입에 성공했다. 이는 아시아 선수 역대 이적료 5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또 PSG는 이강인과 5년 계약을 맺으며 큰 신뢰를 보냈다.
또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어리지만 어디에서나 뛸 수 있고 수비에서도 헌신적이다. 또 득점을 올릴 수 있다. 이강인은 완벽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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