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9개인데 타율 2할5푼, 내년에도 함께 할까…신중한 국민타자 “양석환 잔류 여부 따라”
[OSEN=이후광 기자] KBO리그 첫해를 맞아 절반의 성공을 거둔 호세 로하스(30)가 내년에도 두산 베어스와 함께 할 수 있을까. 이승엽 감독은 FA 양석환의 거취를 주목했다.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 원)에 두산맨이 된 로하스는 “뛰어난 컨택 능력과 선구안을 바탕으로 한 스프레이 히터”라는 평가와 달리 상당히 긴 시간 동안 리그 적응에 애를 먹었다. 외국인타자임에도 줄곧 6, 7번 하위타선을 맡았고, 타율마저 1할대 후반에 머무르며 한때 방출 위기에 몰렸다. 6월 말까지 그의 성적은 55경기 타율 1할9푼2리 10홈런 27타점 OPS .678에 머물렀다.
로하스는 이영수 코치의 특별 멘탈 관리가 시작된 7월부터 마침내 기량을 뽐내기 시작했다. 1할대 후반에서 2할대 초반에 머물렀던 월간 타율이 7월 2할8푼2리까지 상승했고, 기세를 이어 8월 한 달 동안 3할5리 3홈런 1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이후 꾸준히 감을 유지하며 1할2푼5리까지 떨어졌던 시즌 타율을 2할5푼3리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두산은 당초 로하스를 컨택이 좋은 중장거리 타자로 평가했지만 의외로 홈런이 19개에 달했다. 홈런타자 양석환(21개)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개막전 연장 끝내기 홈런, 와일드카드 결정전 솔로홈런 등 홈런의 임팩트 또한 강렬했다. 로하스는 전반기 10홈런, 후반기 9홈런을 치며 기복 없이 꾸준히 장타를 날렸다.
로하스의 KBO리그 첫해 성적은 122경기 타율 2할5푼3리 19홈런 65타점 52득점 OPS .819. 냉정히 말해 홈런 개수를 제외하고 외국인타자라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우투수 상대 타율 2할5푼6리 15홈런(262타수 67안타), 언더투수 상대 타율 3할2푼4리(37타수 12안타) 3홈런으로 활약한 반면 좌투수를 만나서는 타율 2할2푼1리(104타수 23안타) 1홈런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쉽게 말해 좌우 편차가 상당히 컸다.
그렇다면 로하스는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로하스가 걱정스럽긴 하다”라고 운을 떼며 “후반기에는 타격에서 좋은 지표가 나왔지만 우리 팀 컬러와 잘 맞아야 한다. 신중하게 외국인타자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외야수 포지션은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 다른 야수들과 호흡을 맞춰야할 부분이 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로하스 동행 여부의 변수 중 하나는 FA 자격을 얻는 1루수 양석환의 거취다. 양석환이 팀을 떠날 경우 2024시즌 외국인타자의 포지션이 외야수가 아닌 내야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 로하스는 코너 외야와 1루 수비가 가능하나 높은 평가를 받는 수비는 아니다. 반대로 양석환이 팀에 남는다 해도 두산은 미국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 중에는 로하스의 재계약도 포함돼 있다.
이 감독 또한 “양석환이 팀에 남거나 빠지는 부분도 생각을 해야 한다. 로하스 재계약은 지금 급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로하스와 달리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 원투펀치는 2024시즌 재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알칸타라는 일본에서 돌아와 31경기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로 호투하며 에이스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고, 시즌 도중 합류한 브랜든은 18경기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의 대체 외인 성공 신화를 썼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 딜런 파일이 머리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알칸타라가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올해 엔트리에서 한 번도 안 빠졌다. 너무 훌륭한 피칭을 보여줬기 때문에 같이 가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라며 “11승을 거둔 브랜든 또한 같이 안 갈 이유가 없다. 두 선수의 몸 상태가 괜찮고, 계약 문제만 없다면 내년에도 함께 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라고 두 선수와의 재계약을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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