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설의 포수, 다시 KIA 포수들과 만나다… 냉정한 시선, “송구부터 다시 해보자”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나카무라 타케시 KIA 포수 인스트럭터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11월 오키나와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현재 KIA 포수진을 매의 눈으로 살피고 있는 타케시 코치는 “KIA의 경기는 보고 있었다. 하지만 전화가 왔을 때는 조금 많이 놀랐다”고 제안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렸다.
타케시 코치는 KIA와 인연이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군과 2군을 오가며 팀의 배터리 코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다 2019년 친정팀인 주니치의 코치 제안을 받고 KIA를 떠났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꾸준히 KIA 관계자 및 지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인연을 이어 갔다. 그럼에도 인스트럭터 제안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수락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서둘러 짐을 정리해 오키나와로 넘어온 타케시 인스트럭터는 옛 팀과 만난 것에 대해 두 가지 감정을 이야기한다. 우선은 반가움이다. 김종국 감독을 비롯, KIA 코치로 재직했을 때 같이 했던 지도자들이 지금도 꽤 많이 남아 있는 KIA다. 이번 마무리캠프에 온 선수들 중 3명 또한 타케시 코치와 이런 저런 인연이 있다. 처음 보는 선수는 올해 고졸 신인인 이상준 하나다. KIA가 타케시 코치를 인스트럭터로 초빙한 것은 선수들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황이기에 진단도 더 빠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 타케시 인스트럭터는 “일본에서도 유니폼을 벗은 지 2년 정도가 지났다. 어느 팀을 떠나서 유니폼을 입고 같이 훈련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좋다”면서도 “팀에서 포수진을 많이 강화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 연락을 받았다. 올해 같은 경우는 수치상으로 포수들의 도루 저지율이 좋지 않았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다행히 4명의 선수 중 셋은 타케시 코치의 지도를 받아본 적이 있다. 한승택(2016년 KIA 입단) 신범수(2016년 KIA 지명) 한준수(2018년 KIA 지명)가 그들이다. 타케시 코치는 “내가 지도를 해봤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제 같이 연습하다보면 예전에 했던 것들을 선수들이 다시 생각할 수도 있다. 또 길게는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선수들도 나이를 먹었을 것이고 그동안 계속 2군에 있었던 것도 아닌 1군 경험도 했다. 예전처럼 완전히 기본적인 것보다는 무엇이 필요한지 체크를 해 지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달 남짓의 짧은 시간이라 노하우를 100% 다 전수하기는 어렵다. 때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타케시 인스트럭터는 이번 오키나와 캠프에서 가장 중점을 둘 부분으로 송구를 뽑았다. 올해 KIA 포수들의 도루 저지율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을 뿐더러, 피치클락 도입을 앞두고 뛰는 야구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수들의 송구 능력이 팀 전력과 직결될 수 있다. 현역 시절 도루 저지 하나는 일본에서도 최정상급으로 불렸던 타케시 인스트럭터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
타케시 인스트럭터는 “도루 저지율이 좋지 않았는데 모두 포수만의 책임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도 “지금 이 시기에는 송구 중심의 방향으로 지도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구상을 밝혔다. 피치클락에 대해서도 “일본은 아직 그게 실행되지 않았지만 향후 실행될 확률이 높다”고 흥미로워하면서 “피치클락이 실행되면 무조건 도루는 늘어날 것이다. 제도가 바뀌면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할 텐데 일단 진행하면서 방법을 찾아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통을 중요시했다.
4명의 장점과 단점이 모두 다르다. 맞춤형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타케시 인스트럭터는 일단 훈련 과정에서 그 부분을 확인한 뒤 선수별로 조언을 해준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현재 오키나와에 온 4명의 포수에 대해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확신했다.
타케시 인스트럭터는 “처음 한준수를 봤을 때는 고교 졸업 후 막 들어왔기 때문에 몸집은 크지만 약간 몸놀림이 느리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 보니 몸도 많이 잡혀있고 좋아졌다. 예전에는 안 좋을 때 멘탈적으로 딱 떨어져버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 보기에는 굉장히 밝아졌다”고 미소지었다.
신인 포수 이상준에 대해서는 “엄청 좋다. 던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몸이 딱딱한 느낌은 있지만 방망이를 칠 때 힘이 있다. 들어온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체력을 키워야 한다. 나머지 세 명보다는 볼을 잡는 것부터 던지는 것까지 접근 방법이 조금 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있는 나머지 셋에 비해서는 기본기를 더 중시하면서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이다.
올해 부진과 부상의 늪에서 허덕였던 한승택에 대해서는 “잠깐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너무 신경을 쓴 게 많아 멘탈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면서 “뭐가 안 좋은지 본인이 알고 있으면 그렇게까지 처져 있을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해줬다”고 했다. 타케시 인스트럭터는 “신범수도 마찬가지로 너무 생각이 많았다고 하더라. 그런 답변을 들었다”면서 두 선수의 경우는 멘탈적인 부분도 신경을 쓰겠다고 예고했다. KIA의 네 포수가 타케시 인스트럭터의 조언과 경험을 쑥쑥 흡수할 수 있을지도 오키나와 캠프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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