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판사 150명 임명한 바이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김태훈 2023. 11. 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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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150번째 연방판사를 임명했다.

공화당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임명된 연방판사들이 보수적 판결을 내리며 미국에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 크게 퇴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더 많은 진보 성향의 판사를 임명하길 고대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지명한 150번째 연방판사 후보자가 상원 인준을 받은 것을 자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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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거치며 보수화한 美 법원
백악관·민주당 "사법부 균형 바로잡아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150번째 연방판사를 임명했다. 미국에서 연방판사는 종신직으로 최고의 예우를 받는 대신 연방의회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대단히 까다롭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자평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 임기 동안 임명한 234명의 연방판사를 따라잡거나 앞지르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기도 나온다.

공화당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임명된 연방판사들이 보수적 판결을 내리며 미국에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 크게 퇴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더 많은 진보 성향의 판사를 임명하길 고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의 가능성’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지명한 150번째 연방판사 후보자가 상원 인준을 받은 것을 자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상원은 본회의를 열어 켄리 가토 후보자를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 판사로, 줄리아 코빅 후보자를 매사추세츠 지방법원 판사로 각각 확정했다. 여소야대인 하원과 달리 상원은 여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표결에서 가토 후보자는 찬성 51표 대 반대 46표, 코빅 후보자는 찬성 52표 대 반대 46표가 각각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지명된 연방판사 후보자로 상원 인준을 받은 이들 가운데 가토 후보자는 149번째, 그리고 코빅 후보자가 150번째에 해당한다. 상원 인사검증을 통과한 이 150명 중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113명으로 가장 많고 연방항소법원 판사는 36명, 그리고 연방대법관은 커탄지 브라운 잭슨 1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그가 임명한 연방판사들에 대해 “모두 자질이 매우 뛰어나고, 법치주의 원칙에 충실하며, 헌법에 헌신적인 사람들”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전체의 3분의 2인 100명이 여성, 또 3분의 2 가까운 인원이 백인 아닌 유색인종이란 점을 강조하며 “그동안 미국 사법부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온 이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 상원의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뉴욕주)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법정이 점점 더 미국의 모습과 닮아가고 있다”며 “예전엔 결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인구의 상당 부분이 여성과 유색인종임에도 판사직은 대부분 백인 남성한테 돌아갔던 과거를 비판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여성 및 유색인종 우대가 미국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조치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그가 임명한 커탄지 브라운 잭슨 연방대법관(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잭슨과 해리스는 각각 흑인 여성 최초의 대법관, 부통령이다. AFP연합뉴스
전임자인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재직한 4년 동안 234명의 연방판사를 새롭게 임명했다. 대부분 보수 성향인 이들이 미국 사법부를 장악하면서 판결도 보수화했다. 대법원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만 해도 보수와 진보가 균형을 이뤘던 대법원은 트럼프 임기 도중 대법관 9명이 보수 6 대 진보 3으로 재편되며 보수 절대 우위 구도로 바뀌었다.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부정하고 개인의 총기 보유를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판결이 잇따라 쏟아져 나온 점이 이를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여당인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150명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진보 성향의 연방판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주문이 터져나왔다. 트럼프가 4년간 세운 234명의 기록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NBC에 따르면 슈머 상원의원은 “(150명은) 우리 목표의 절반을 달성한 것에 불과할 뿐”이라며 “(사법부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결코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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