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금리 인상 끝나가는데…무슨 코인 살까 묻는다면 [한경 코알라]

조미현 2023. 11. 8. 14: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민승의 ₿피셜



코인, 알고 투자하라!
한국경제신문의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코알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발행하는 코알라를 받아보세요!
무료 구독신청 hankyung.com/newsletter

 금리 인상 종료와 불장(bull market) 기대감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이 드디어 끝나간다. 2일(현지시간) 발표된 비농업 고용지수는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고, 파월 의장은 현재 금리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 국채금리는 급락, 뉴욕 증시 선물시장은 상승, BTC 가격도 단기 조정 국면에서 반짝 상승세를 보였다.

내년 4월로 예상되는 반감기와 현물 ETF 승인 호재 기대감으로 BTC는 지난 1년간 100% 가까이 상승했다. 여기에 긴축기조 종료 기대감이 더해지고 BTC 상승이 다른 가상자산으로 넘치는 현상(spillover)이 발생하며 가상자산 호황장(bull market)이 다시 돌아온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그래서, 뭐 사면 되냐?" 호황장이 오면 가상자산 업계 종사자들이 주위에서 매일 듣는 질문이다. 질문자와 가까운 사이일수록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시중에 알려진 정보는 선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카더라'로 알려지는 정보들은 사실 여부도 불분명하지만, 가격에 단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다음 질문은 "그럼 ## 코인은 좋은 코인이냐?"다. 이 질문에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업계획이나 기술,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 가고 있는지 등 여러 요소가 훌륭하더라도 그것이 '떡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다음 호황장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

2017년과 2021년을 반추해 보면 한 가지는 확실히 예측할 수 있다. 다음번 호황장에도 무엇인지 아리송하지만 '누군가 이것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새로운 무언가가 또 생겨나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손실을 볼 것이다.

'가상자산'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2017년경, 많은 사람이 '요즘 코인 투자가 좋다더라'는 말에 시장에 진입했다. 탈중앙화나 스마트 콘트랙트, 노드나 거버넌스 등은 잘 모르겠고, 주위에서 '좋다는' 코인 이름만 듣고 묻지 마 구매 후 '가즈아'를 외쳤다. 운 좋은 일부는 이익을 보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가 2018~2019년 하락기에 큰 손실을 보았다. 2021년경에도 묻지 마 코인 투자는 일어났고, 2022년 하락기에 큰 손실이 있었다. 여기에 더해 수많은 대체불가능토큰(NFT)이 난립했고, 같은 실수가 반복되었다.

 코인의 가치를 어떻게 매길까?

주택의 가격은 주거의 편의성과 면적 등 기능적 가치와 상승기대치(업사이드)로 구성된다. 가상자산도 마찬가지이다. 이 가상자산이 어떤 기능적 가치를 가졌는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올라갈지를 반영한 것이 가격이다.

기능적 가치란, 간단히 말하면 '불편하더라도 굳이 이것을 사야만 하는 이유'이다. 비트코인은 불안정한 금융 환경에서 헤지(hedge) 기능에 사용될 수 있다. 리라화가 폭락한 터키에서는 비트코인 구매가 폭증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이더리움상의 수많은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디앱, dApp)들을 이용하는 수수료로 사용된다. 2017년경 ICO(초기 코인 공개)가 우후죽순 생겨날 때 ICO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낯설고 불편함을 감수하고 굳이 이더리움을 구매했던 이유다. 2020~2021년 디파이 서머(DeFi Summer) 시기에는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기 위해 이더리움이 사용되었다.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러한 플랫폼들은 현존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 달러의 가치는 지속해서 하락했고,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스스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자산을 탈중앙화 네트워크 형태로 구현했다. 이더리움은 자산의 보유와 전송만 지원했던 탈중앙화 네트워크에 누구나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전 세계의 수많은 개발자가 쉽게 탈중앙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즉, 아무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처음 제공한 것이다.

 그 코인은 어떤 문제를 해결했나

이제 우리가 '유망하다'라는 소문을 들었던 코인들을 보자. '한류를 블록체인과 결합한' 프로젝트들은 지금까지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가? '공기 청정 활동을 증명한다'는 블록체인은? 국내에서 특히 많이 등장한 '생활밀착형' 코인들은 어떤가? '자체 생태계 내에서 기축통화로 사용된다'던 코인 중 자체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정착한 경우가 얼마나 있었나? 로그인 없이는 내용조차 보이지 않는 작은 쇼핑몰 하나 열어서 미심쩍은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 아니던가?

물론, 모든 이들이 앞으로의 기대감만으로 매수행렬에 동참하여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코인도 있었다. 그러나 그 코인의 가격은 결국 유지되지 못한다. 상승세가 끝나고 공포가 올 때 그 코인의 가치는 현재의 기능적 가치, 즉 0으로 빠르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떨어지는 칼날'이다. 하락만 하면 다행이지만, 아예 사라져 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소위 말하는 '디지털 먼지'가 되는 것이다.

 아닌 경우도 있다

백서 같은 거 안 읽어도, 기술이나 사업 분석하지 않고도 본인이나 지인이 '돈을 땄다는' 수많은 반례가 있을 것이다. 보통 다음 네 가지 중 하나다.

첫째, 모든 자산이 다 상승할 때 운 좋게 얻어걸렸다. 2017년과 2021년 대상승장에 진입 시점과 '익절' 타이밍을 잘 잡은 경우다. 둘째, 미실현 수익이다. 거래소 화면에 표시되는 평가금액의 최고치만 말하거나, 손해 본 경우는 말하지 않고 이익을 본 경우만 말하는 경우다. 셋째, 24시간 차트를 보고 대응할 수 있는 재능있는 전업투자자가 신들린 투자로 이익을 본 경우다. 넷째, '세력'이 직접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까지 알려주고, '세력'의 '작전'도 성공한 경우다.

다시 돌아오는 호황장에도 주위에서 '좋다는' 코인이 등장할 것이다. 위 네 가지 경우 중 무엇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코인의 기능적 가치와 상승 기대치를 정확히 알고 투자하시기를 강력히 권한다. '같이 투자'와 가치투자는 절대 같지 않다. 주위에서 '좋다고' 사라는 코인이 있다면, 그 지인이 코인의 가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해야 한다.

그래도 만약 묻지 마 코인 투자가 하고 싶다면, 두 가지는 꼭 기억하길 바란다. 당신의 묻지마 투자를 노리고 누군가는 의도적으로 난해하고 그럴싸하게 코인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것, 그리고 위에서 말한 '세력'은 당신에게 물량을 떠넘기고 돈을 챙겨 간다는 것.

그리고 모든 투자에 적용되는 원칙, 잃어도 생활에 지장 없을 만큼만 할당할 것, 할당한 금액을 리스크에 비례해서 배분할 것, 리스크 추정이 어려우면 시가총액을 하나의 기준으로 고려할 것도 염두에 두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상자산 가치 산정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고자 한다면 2022년 1월 26일 자 '코빗 리서치: Valuation Conundrum: 가상자산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찰'을 읽어보길 권한다.

김민승 코빗 연구위원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코빗 리서치센터 설립 멤버이자 연구위원이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사건과 개념을 쉽게 풀어 알리고,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을 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전략 기획,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한국경제·모바일한경·WSJ 구독신청하기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